2009.06.16 15:07
잃어버린 반쪽
정문선
딸이 근무하고 있는 건너 편 양로원
점심 혼자 차려먹고 쓰러진 친구 남편
뇌수술 받고 반쪽이 상한 채
먹지도 못하고
위에 구멍 뚫고 누워있다
딸을 만날 때 마다 발길이 내리는 곳
그 날은 살아있는 반半이
종일 아내를 기다린 붉은 눈 뿐 이다
대롱을 타고 들어가던 음식이
하얀 시트위에 난장을 치고
내 놓지 말아야하는 남자의 몸을 들어낸 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간호원이 사랑을 잃어버린
성난 소리를 질러대곤 제 책상으로 돌아가고
참고 있던 울화로 강해진 한 쪽 팔로
밥줄을 뜯어놓고 있었다
생명줄이 끊어져도 책임이 없는 듯
모두 만성이 되어
무관심해진 둘레의 사람들
그들에게서 허둥지둥 놀라고 있는 나도
반쪽이 아닌 가
웃어도 아름답지 않은 씁쓸한 반쪽 미소가
주름 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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