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사 해탈 시

2009.01.14 13:18

박영숙 조회 수:2060 추천:174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 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 건
다 한 순간이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거세어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짖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서산대사 해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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