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구비
2005.09.20 18:31
이목구비(耳目口鼻)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 정 현 창
수요일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기초반 교육 중에 김학 교수께서 학생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셨다. “아기가 태어나서 이목구비(耳目口鼻) 중에 어떤 기관을 제일 먼저 사용할까?” 하는 내용이었다.
많은 여학생들이 입이라고 대답하였다. 아기가 태어나서 제일 먼저 먹으려고 운다는 이야기였다. 또 다른 여학생은 자기의 세 아이를 낳은 경험과 태(胎)라는 글씨가 코와 입을 본 따서 지어졌다고 코가 제일먼저라고 주장하였다. 아이가 태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숨을 쉬는 일이라고 했다. 모두가 일리가 있고 또한 아이를 낳아 길러본 여성들이라 직접경험에 의한 주장이니 내 어이 내배 아파서 아이를 낳아보지도 못했고 갓 태어난 아이를 가슴에 안고 젖도 먹여보지 못하였으니 아기에 대한 주장은 언감생심 (焉敢生心)이지 무슨 주장을 할 수 있을까마는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눈, 코, 입은 사용하질 않았으나 귀만은 태 속에서도 사용하고 있었으니 귀가 먼저라고 주장하였다.
박일문 교수의 태교닷컴에는 “태아는 아빠의 목소리를 잘 듣는다.”란 제목으로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태아는 어떻게 듣고 있을까? 또한 어떤 목소리, 즉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 중 어떤 소리를 더 잘 듣고 있을까? 미국 게인스빌의 그리피스 박사는 임신한 양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외부에서의 남성의 목소리가 여성의 목소리보다 크게 들렸을 뿐 아니라 더욱 똑똑하게 들렸음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미국 Florida 의과대학 산부인과의 리차드 (Richard) 교수는 1992년에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하여 실제로 직접 인체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남성의 목소리가 여성의 목소리보다 1.1 데시벨 정도 크게 들렸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대상인 8명의 임신부에서 모두 일치되는 결과로서, 그 연구결과는 산부인과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다.”라고 쓰여 있었다.
또한 KBS의 인기 프로그램인 '스펀지'에서 본 바로는 갓난아이가 심하게 울 때는 진공청소기를 작동시키면 울던 아이가 멈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아이들에게 실험을 해보니 정말 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태어난 지 오래된 아이에겐 통하지 않았다. 아이가 진공청소기를 가동시키면 엄마 뱃속에서 듣던 엄마의 숨쉬는 소리로 착각하고는 아기의 마음이 안정되어 울음을 멈춘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아이가 뱃속에서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와 숨쉬는 소리는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산소 및 영양분은 탯줄을 통하여 흡수하므로 코와 입이 필요 없으며 캄캄한 어둠에서 눈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귀로는 외부의 소리를 들으며 태아는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태교도 필요했을 것이다. 아이가 엄마의 상태를 심장소리와 숨소리로 배우고 익혔을 테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이목구비(耳目口鼻)가 다 필요하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는가. 코와 입은 우리 몸이 유지하는 데는 절대로 필요하고, 귀와 눈은 외부로부터 각종 정보를 받아드려 정신을 살찌우게 하는데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코와 입을 통해 육신을 살찌우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 몬도가네 식 식성으로 세계적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그리고 입을 통하여 상대방을 비방하고 흉을 보지만 눈과 귀를 통해서 정신을 살찌우는 데는 소홀하고 있다. 겨우 한다는 것이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하여 퇴폐오락과 쓰레기 같은 외래문화를 즐길 뿐이다.
조물주가 이목구비(耳目口鼻) 중에 태아 때부터 제일먼저 귀를 사용하게 한 것은 자신의 육체를 위한 행위보다 주위의 소리를 잘 들어서 처신을 하라고 했던 게 아닐까. 깊어 가는 가을날 구수한 전어구이에 소주 한 잔으로 코와 입을 만족시키는 것도 좋겠지만 경기전에라도 나가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소리를 들으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고 가을햇살 부서지는 벤치에 앉아 피천득의 수필 한 편을 읽어보면 어떨까. (2005. 9. 22)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 정 현 창
수요일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기초반 교육 중에 김학 교수께서 학생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셨다. “아기가 태어나서 이목구비(耳目口鼻) 중에 어떤 기관을 제일 먼저 사용할까?” 하는 내용이었다.
많은 여학생들이 입이라고 대답하였다. 아기가 태어나서 제일 먼저 먹으려고 운다는 이야기였다. 또 다른 여학생은 자기의 세 아이를 낳은 경험과 태(胎)라는 글씨가 코와 입을 본 따서 지어졌다고 코가 제일먼저라고 주장하였다. 아이가 태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숨을 쉬는 일이라고 했다. 모두가 일리가 있고 또한 아이를 낳아 길러본 여성들이라 직접경험에 의한 주장이니 내 어이 내배 아파서 아이를 낳아보지도 못했고 갓 태어난 아이를 가슴에 안고 젖도 먹여보지 못하였으니 아기에 대한 주장은 언감생심 (焉敢生心)이지 무슨 주장을 할 수 있을까마는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눈, 코, 입은 사용하질 않았으나 귀만은 태 속에서도 사용하고 있었으니 귀가 먼저라고 주장하였다.
박일문 교수의 태교닷컴에는 “태아는 아빠의 목소리를 잘 듣는다.”란 제목으로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태아는 어떻게 듣고 있을까? 또한 어떤 목소리, 즉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 중 어떤 소리를 더 잘 듣고 있을까? 미국 게인스빌의 그리피스 박사는 임신한 양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외부에서의 남성의 목소리가 여성의 목소리보다 크게 들렸을 뿐 아니라 더욱 똑똑하게 들렸음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미국 Florida 의과대학 산부인과의 리차드 (Richard) 교수는 1992년에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하여 실제로 직접 인체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남성의 목소리가 여성의 목소리보다 1.1 데시벨 정도 크게 들렸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대상인 8명의 임신부에서 모두 일치되는 결과로서, 그 연구결과는 산부인과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다.”라고 쓰여 있었다.
또한 KBS의 인기 프로그램인 '스펀지'에서 본 바로는 갓난아이가 심하게 울 때는 진공청소기를 작동시키면 울던 아이가 멈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아이들에게 실험을 해보니 정말 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태어난 지 오래된 아이에겐 통하지 않았다. 아이가 진공청소기를 가동시키면 엄마 뱃속에서 듣던 엄마의 숨쉬는 소리로 착각하고는 아기의 마음이 안정되어 울음을 멈춘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아이가 뱃속에서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와 숨쉬는 소리는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산소 및 영양분은 탯줄을 통하여 흡수하므로 코와 입이 필요 없으며 캄캄한 어둠에서 눈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귀로는 외부의 소리를 들으며 태아는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태교도 필요했을 것이다. 아이가 엄마의 상태를 심장소리와 숨소리로 배우고 익혔을 테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이목구비(耳目口鼻)가 다 필요하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는가. 코와 입은 우리 몸이 유지하는 데는 절대로 필요하고, 귀와 눈은 외부로부터 각종 정보를 받아드려 정신을 살찌우게 하는데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코와 입을 통해 육신을 살찌우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 몬도가네 식 식성으로 세계적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그리고 입을 통하여 상대방을 비방하고 흉을 보지만 눈과 귀를 통해서 정신을 살찌우는 데는 소홀하고 있다. 겨우 한다는 것이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하여 퇴폐오락과 쓰레기 같은 외래문화를 즐길 뿐이다.
조물주가 이목구비(耳目口鼻) 중에 태아 때부터 제일먼저 귀를 사용하게 한 것은 자신의 육체를 위한 행위보다 주위의 소리를 잘 들어서 처신을 하라고 했던 게 아닐까. 깊어 가는 가을날 구수한 전어구이에 소주 한 잔으로 코와 입을 만족시키는 것도 좋겠지만 경기전에라도 나가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소리를 들으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고 가을햇살 부서지는 벤치에 앉아 피천득의 수필 한 편을 읽어보면 어떨까. (2005. 9. 22)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54 | 천년 은행나무 앞에서 | 조종영 | 2005.11.07 | 84 |
| 153 | 널뛰기 | 권영숙 | 2005.11.06 | 66 |
| 152 | 사선대 가는 길 | 김인순 | 2005.10.27 | 78 |
| 151 | 세월의 강 | 김영옥 | 2005.10.26 | 74 |
| 150 | 씨와 밭 | 김영옥 | 2005.10.08 | 69 |
| 149 | 조손친교 2박3일 | 김학 | 2005.10.05 | 83 |
| 148 | 아주 잘 지냄 | 이금주 | 2005.10.02 | 90 |
| 147 | 이 가을에는 | 서순원 | 2005.09.29 | 61 |
| 146 | 추억의 곰소항 | 송기옥 | 2005.09.27 | 65 |
| 145 | 별 헤는 밤 | 정현창 | 2005.09.26 | 97 |
| 144 | 숟가락 방랑기 | 정현창 | 2005.09.23 | 65 |
| 143 | 보따리 사랑 | 한경선 | 2005.09.23 | 69 |
| » | 이목구비 | 정현창 | 2005.09.20 | 70 |
| 141 | 융수현에서의 3박4일 | 박선배 | 2005.09.19 | 65 |
| 140 | 시간여행 | 이양기 | 2005.09.17 | 60 |
| 139 | 옛날 추석 요즘 추석 | 김학 | 2005.09.16 | 133 |
| 138 | 벌초 | 권영숙 | 2005.09.15 | 50 |
| 137 | 코뚜레 | 정현창 | 2005.09.14 | 69 |
| 136 | 대전법원의 가을편지 | 이은재 | 2005.09.12 | 239 |
| 135 | 우리 집 공 씨들 | 이금주 | 2005.09.12 | 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