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와 밭
2005.10.08 09:59
씨와 밭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고) 김영옥
여섯 살 쌍둥이 손자가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할머니 씨가 더 중요해, 밭이 더 중요해?”하며 난해한 질문을 던진다. 선생님이 “남자는 씨이고 여자는 밭이다.”라고 했단다.
남아, 여아로 태어난 쌍둥이 외손자들은 자라면서 조금도 양보가 없어 기르는 할미를 당혹스럽게 할 때가 많다. 그 날도 유치원에서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가에 대해 알려주면서 씨와
밭의 비유를 든 것 같다. 오빠인 남자아이는 늘 우월감을 갖고 행동하고 여아는 억울해 하면서도 양보를 많이 하는 편이다.
남자와 여자의 창조부터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싶어 하느님이 남자를 먼저 만들고 남자 혼자 동물의 이름과 식물의 이름을 짓고 돌보는데 너무 힘들어 보여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남자가 잠든 사이에 남자의 갈빗대 하나를 빼어 여자를 만들었는데 그 여자가 남자와 짝이 되어 자손도 낳고 모든 일을 함께 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도록 마련하셨단다.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해주면서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했던 일이 생각났다.
남자와 여자로 태어나는 것은 어느 누구든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창조주의 마련에 순응할
따름이다. 남자와 여자가 구조부터 다른 것을 보면 하는 일도 다르게 마련한 것이 분명하다. 가정을 이루면 남자에게는 가장이라는 권위와 함께 가족을 돌봐야할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고, 여자에게는 그 남편을 도와 자녀 양육이며 자질구레한 가사일 제반사를 맡아 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가정을 창시하신 분의 바람인 것 같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떻게 된 일인지 남녀 구분 없이 일을 하다보니 문제가 산더미같이 쌓이고 사회는 더욱 혼란스럽다.
여자가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진출을 하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여성상위시대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다. 많은 문제도 덩달아 생겼다. 여성들이 문맹시대 때 남자에게서 받은 홀대와 억압에 대한 여자들의 한풀이인지도 모른다. 할머니, 어머니 세대들은 딸들에게 "너희들은 우리 같이 살지 마라!" 하며 그동안 남자들에게서 받은 억눌렸든 감정을 하소연하고, 딸 세대들은 엄마들의 고통을 보며 자랐기에 "우리들은 엄마들 같이 살진 않을 거야!" 하는 이두 세대들의 반항의식이 표출된 것이 아닐까? 원인을 제공했던 남성들이 오늘날에는 고개 숙인 남자라는 말까지 듣는다. 남녀양성이 대립하는 시대에 끼인 아이들은 세상밖에 나오자마자 어미젖은 고사하고 어린 시절부터 남의 품에서 서럽게 자란다. 어미 꼴 보기가 어려워 아이들은 어미의 낯까지 가린다고 한다. 나이든 부모들은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까지 담아주고, 손자까지 돌봐야하는 이중삼중고를 겪는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세상이다.
여성상위시대라고 하지만 요즘 여성들이 직장일과 가사일 두 가지를 어깨에 메고 낑낑대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내 딸들만 봐도 아침 일찍 나가서 직장 일에 시달리다 늦게 돌아오면 아이들 뒷바라지와 집안 일이 한꺼번에 몰려 감당할 수 없어 한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보니 할미인 나에게 메일 좀 보내달라고 애원하니 가슴이 찡하다. 요리 하나만 해도 시장 봐오기부터 시간과 생각과 힘이 들어야된다. 한정된 시간에 어떻게 직장일과 집안일, 아이들 교육 등을 다 잘할 수 있겠는가. 휴식이나 사색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낸다. 여성들이 집에서 하는 일들이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잠시만 손을 비워도 표가 난다. 나는 딸들이 안쓰러워 김치를 담가 택배로 보내준다.
젊은 직장여성들에게 집안살림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엉망이라고 했다. 누가 도와주느냐고 물으니 김치는 양쪽 엄마들 몫이고, 그럭저럭 꾸려간다고 했다. 어떤 통계를 보니까 집안살림만 하는 것보다 직장에 나가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90%다. 반면에 남자들은 여자가 집에 있기를 원하는 쪽이 80% 이다. 우리들 엄마 세대들은 많은 자녀들을 낳아 기르면서도 양쪽 부모들의 도움 없이 다 잘 길러내고 가정파탄도 없이 잘살아 왔건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식도 하나 둘 기르면서도 힘들어한다. 돈을 벌어야 산다고 여자들이 밖으로 나가서 남자들 일자리까지 차지하고 설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명병을 앓고있는 현대인들을 무엇으로 치료해야될지 걱정이다. 과연 돈이 약이 될까?
여자를 창조한 경위를 한 번 생각해보자. 왜 하필이면 머리도 발도 아닌 갈빗대를 빼서 만들었을까. 우리 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과 폐이다. 그것들을 보호하는 갈빗대는 또 얼마나 중요한가. 갈비뼈가 막아주지 않는다면 조그만 충격에도 심장이 손상을 입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여자다. 창조주의 더 깊은 뜻을 헤아려 보면, 머리에서 떼어 만들었다면 둘이서 머리직분을 행하려고 다툴 것이고, 발에서 떼어 만들면 무시할 것만 같으니 높지도 낮지도 않으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그리스도의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원칙을 세워놓으신 성경말씀은 변함 없는 진리이다
우주에는 양전기 음전기가 있고 생명체에는 모두가 수컷과 암컷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할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양성이 서로 협조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번식도 삶도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창조주의 원칙아래서 양성이 자기가 맡은 역할에 충실한다면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전주시 완산구 남노송동 141-8 1936년 12월 6일생
063: 287-3800 HP 019-650-3800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고) 김영옥
여섯 살 쌍둥이 손자가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할머니 씨가 더 중요해, 밭이 더 중요해?”하며 난해한 질문을 던진다. 선생님이 “남자는 씨이고 여자는 밭이다.”라고 했단다.
남아, 여아로 태어난 쌍둥이 외손자들은 자라면서 조금도 양보가 없어 기르는 할미를 당혹스럽게 할 때가 많다. 그 날도 유치원에서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가에 대해 알려주면서 씨와
밭의 비유를 든 것 같다. 오빠인 남자아이는 늘 우월감을 갖고 행동하고 여아는 억울해 하면서도 양보를 많이 하는 편이다.
남자와 여자의 창조부터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싶어 하느님이 남자를 먼저 만들고 남자 혼자 동물의 이름과 식물의 이름을 짓고 돌보는데 너무 힘들어 보여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남자가 잠든 사이에 남자의 갈빗대 하나를 빼어 여자를 만들었는데 그 여자가 남자와 짝이 되어 자손도 낳고 모든 일을 함께 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도록 마련하셨단다.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해주면서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했던 일이 생각났다.
남자와 여자로 태어나는 것은 어느 누구든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창조주의 마련에 순응할
따름이다. 남자와 여자가 구조부터 다른 것을 보면 하는 일도 다르게 마련한 것이 분명하다. 가정을 이루면 남자에게는 가장이라는 권위와 함께 가족을 돌봐야할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고, 여자에게는 그 남편을 도와 자녀 양육이며 자질구레한 가사일 제반사를 맡아 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가정을 창시하신 분의 바람인 것 같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떻게 된 일인지 남녀 구분 없이 일을 하다보니 문제가 산더미같이 쌓이고 사회는 더욱 혼란스럽다.
여자가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진출을 하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여성상위시대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다. 많은 문제도 덩달아 생겼다. 여성들이 문맹시대 때 남자에게서 받은 홀대와 억압에 대한 여자들의 한풀이인지도 모른다. 할머니, 어머니 세대들은 딸들에게 "너희들은 우리 같이 살지 마라!" 하며 그동안 남자들에게서 받은 억눌렸든 감정을 하소연하고, 딸 세대들은 엄마들의 고통을 보며 자랐기에 "우리들은 엄마들 같이 살진 않을 거야!" 하는 이두 세대들의 반항의식이 표출된 것이 아닐까? 원인을 제공했던 남성들이 오늘날에는 고개 숙인 남자라는 말까지 듣는다. 남녀양성이 대립하는 시대에 끼인 아이들은 세상밖에 나오자마자 어미젖은 고사하고 어린 시절부터 남의 품에서 서럽게 자란다. 어미 꼴 보기가 어려워 아이들은 어미의 낯까지 가린다고 한다. 나이든 부모들은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까지 담아주고, 손자까지 돌봐야하는 이중삼중고를 겪는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세상이다.
여성상위시대라고 하지만 요즘 여성들이 직장일과 가사일 두 가지를 어깨에 메고 낑낑대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내 딸들만 봐도 아침 일찍 나가서 직장 일에 시달리다 늦게 돌아오면 아이들 뒷바라지와 집안 일이 한꺼번에 몰려 감당할 수 없어 한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보니 할미인 나에게 메일 좀 보내달라고 애원하니 가슴이 찡하다. 요리 하나만 해도 시장 봐오기부터 시간과 생각과 힘이 들어야된다. 한정된 시간에 어떻게 직장일과 집안일, 아이들 교육 등을 다 잘할 수 있겠는가. 휴식이나 사색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낸다. 여성들이 집에서 하는 일들이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잠시만 손을 비워도 표가 난다. 나는 딸들이 안쓰러워 김치를 담가 택배로 보내준다.
젊은 직장여성들에게 집안살림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엉망이라고 했다. 누가 도와주느냐고 물으니 김치는 양쪽 엄마들 몫이고, 그럭저럭 꾸려간다고 했다. 어떤 통계를 보니까 집안살림만 하는 것보다 직장에 나가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90%다. 반면에 남자들은 여자가 집에 있기를 원하는 쪽이 80% 이다. 우리들 엄마 세대들은 많은 자녀들을 낳아 기르면서도 양쪽 부모들의 도움 없이 다 잘 길러내고 가정파탄도 없이 잘살아 왔건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식도 하나 둘 기르면서도 힘들어한다. 돈을 벌어야 산다고 여자들이 밖으로 나가서 남자들 일자리까지 차지하고 설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명병을 앓고있는 현대인들을 무엇으로 치료해야될지 걱정이다. 과연 돈이 약이 될까?
여자를 창조한 경위를 한 번 생각해보자. 왜 하필이면 머리도 발도 아닌 갈빗대를 빼서 만들었을까. 우리 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과 폐이다. 그것들을 보호하는 갈빗대는 또 얼마나 중요한가. 갈비뼈가 막아주지 않는다면 조그만 충격에도 심장이 손상을 입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여자다. 창조주의 더 깊은 뜻을 헤아려 보면, 머리에서 떼어 만들었다면 둘이서 머리직분을 행하려고 다툴 것이고, 발에서 떼어 만들면 무시할 것만 같으니 높지도 낮지도 않으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그리스도의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원칙을 세워놓으신 성경말씀은 변함 없는 진리이다
우주에는 양전기 음전기가 있고 생명체에는 모두가 수컷과 암컷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할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양성이 서로 협조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번식도 삶도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창조주의 원칙아래서 양성이 자기가 맡은 역할에 충실한다면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전주시 완산구 남노송동 141-8 1936년 12월 6일생
063: 287-3800 HP 019-65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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