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아픈 뜰                                 연선 - 강화식

 

보라색 수국이 수북수북 피어 여름이 익어가고

꽃송이들 톡톡 터지며 계절을 알리는 백일홍

병아리 떼처럼 노란 미니 장미의 뜰이 덥다

 

기억의 창고가 텅 비었던 봄이 여름까지 꼬리를 물고  

성숙한 더위에 떠날 줄 알았던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의 연장 노숙

 

보고 싶은 얼굴들 귀하게 다시 넣고

이른 가을을 당겨 물색없이 예약을 한다

 

죽음의 의식을 밀어내려고

불안을 가두어 놓고 돌아서지만

점점 더 쿡쿡 찌르며 따라오는 철 지난 시간들

늦은 감사와 기약 없는 한숨의 파장을 조절해도

아침마다 지구를 등지는 새로운 기록과 마주하면

우울이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버텨내려고 장마 땀을 흘리지만

끈적끈적 달라 붙는 게으름 속에서

어둠의 공기 밀어내려고 뒤죽박죽, 기진맥진

 

꽃의 축제는 하이웨이를 달리는데

후줄근해진 생각들

후덥지근한 정거장에서 멈춰버린

이천이십 년 칠월                                

 

2020-0712(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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