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우리 집 10대 뉴스

2018.12.27 05:25

정석곤 조회 수:2

금세 헤어진 아쉬운 칠순의 해

   - 2018년 우리 집 10대 뉴스 -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석곤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나라 안팎에 큰일들이 일어나 지구촌을 놀라게 한 해다. 23회 평창동계올림픽은 29일부터 17일간 92개국 역대 최다 규모의 선수임원 2,925명이 참가한 평화의 축제였다. 역대 10번째 남북선수단 공동입장이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이져 판문점 선언까지 했다. 그 뒤로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아가고 있다. 612일엔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해 판문점 선언의 재확인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4개 항목에 합의했다.

  6월의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국민의 올바른 주권 행사로 정치인을 각성하게 만들었다. 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818일∼92)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3위를 차지해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두 전직대통령의 구치소 생활로 나라의 한 쪽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 우리 집에는 어떠한 일들이 생겼을까? 나의 칠순을 맞는 해를 차근차근 되돌아보고 뉴스 10개를 선정해 본다.

 

1. 상급 받으러 가신 장인 어르신

 

  장인어르신(김명수)은 지난 66일 수요일 오후 157분에 소천(召天)하셨다. 광주광역시에서 출생하셔서 올해 91세로 수()를 다 하시고, 하늘나라로 상급(賞給)을 받으러 가셨다. 부유하거나 권력의 집안에 태어나신 게 아니지만, 신앙생활을 잘하시다 쉰 살에 순창중앙교회 장로로 장립(將立)을 받아 교회를 충성스럽게 섬기셨다. 게다가 가정과 사회생활도 진실하고 성실하셨다. 나는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어서 결혼식 전부터 장인어르신을 아버지로 모셨고, 장인어르신도 내 곁에 버팀목으로 우뚝 서 계셨다. 유해는 임실국립호국원에 안장되셨다. 후손들은 장인 어르신의 신앙과 인품을 기리며 닮아가길 다짐했다.

 

2. 호주, 뉴질랜드, 피지 여행

 

  아내와 224일부터 34일까지 호주의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와 시드니에서 4, 뉴질랜드 남섬과 북섬에서 5, 피지의 난디에서 2박하며 여행을 했다. 브리즈번의 파라다이스 컨트리농장과 골드코스트의 스카이 포인트 전망대,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 북섬의 폴리네시안 풀 유황 온천, 난디의 티부아 아일랜드 관광은 퍽 인상적이었다. 세 나라 모두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은데다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파란하늘과 청정공기는 쪽빛 바다와 조화를 이루었다. 우리 일행 스물한 명과 함께 한 칠순여행은 아주 신나고 감동적이었다.  

   

 3. 드디어 아파트로 이사

 

  20129월에 태산이를 임신한 채 두 번째 집으로 이사 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태산이는 여섯 살이 되고 둘째 태이까지 태어나 네 살이다. 아이 둘을 데리고 4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6년이 되는 날, 드디어 세 번째 집인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유치원에서 빌라에 사는 원아는 태산이밖에 없었다. 태산이가 친구들 집에 놀러갈 때마다 나중에 이사하면 친구들 집보다 제일 높은 곳으로 갈 거라며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게 항상 마음에 걸렸었다. 태산의 바람처럼 우리 동에서 제일 높은 꼭대기 22층이다.

  옛날 집보다 새집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는 태이, 이제 엘리베이터도 혼자 탈 수 있다며 으스대는 태산이를 보니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행복했다. 두 번째 집에선 태산이와 태이가 태어나는 큰 축복을 받았는데, 새집에서도 몸이 건강하고 정신이 맑으며 사랑이 가득한 아이들로 자라는 복이 내릴 거라 확신한다.

                                                       (막둥이 며느리 씀)

 

4. 아내 김광숙 권사, 희년교회 전체여신도회 회장 추대

 

  희년교회는 전체여신도회 아래 연령대별로 한나, 리브가 등 9개의 여신도회가 있다. 1123일 오후, 교회당에서 전체여신도회 총회가 개최되었다. 올해 아내가 전체여신도회 부회장의 임무를 다 했기 때문에 회장으로 추대됐다. 아내는 연령대별  회장은 몇 번 맡았지만 전체 회장은 아예 생각을 안 해 오다, 작년에 부득불 부회장을 맡았다. 이제 아내는 받아야 할 밥상으로 알고 총회에서 회장직을 받았다. 60대 후반인데다 역량이 부족하지만 임무를 수행할 의지가 엿보였다. 아내가 1년 동안 회장 임기를 잘 마치도록 대가족의 기도가 이어져야겠다.

 

5. 과욕은 금물이다

 

  9월 어느 날 남편이 말할 것이 있다고 했다. 말을 하려다가 돌리기에 캐물었다. 작년에 나 몰래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고 한다. 이자를 많이 주겠다는 말에 홀렸다고 한다. 이자를 잘 받다가 들어오지 않아 연락해보니 사정이 좋지 않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했다. 그래서 채무자 통장에 압류를 걸고 지금은 기다리는 중이다. 임대해 준 평택 아파트의 전세금 하락으로 추가 대출도 받은 처지인데 몰랐던 빚 1억이 더 늘어나 억장이 무너진다. 채무자 사정이 좋아져 하루빨리 돈을 돌려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다시는 남편이 과욕을 부리지 말고 상의하여 돈 관리를 했으면 좋겠다.

                                                         (둘째 며느리 씀)

 

 6. 20회 장로교육 역사기행

 

  장로부부 37명이 109일부터 45일 동안 한국기독교장로회 전국장로회연합회와 총회교육원이 주관한 중국 도문, 백두산, 용정 일대에서 장로교육 역사기행을 했다. ㄴ나도 아내랑 참석했다. 첫날은 연길의 연변조선자치주 박물관을 관람한 뒤에 도문으로 가 두만강과 강 건너 북한 땅을 보고 유람선도 탔다. 둘째날은 이도백하 북파로 갔으나 눈이 와 백두산을 못 오르고 소천지, 녹연담, 온천지대만 봤다. 셋째날도 서파로 백두산을 갈 수 없어 미인송원을 거닐고 유황온천욕을 했다. 넷째날 용정으로 이동하며 차창으로 멀리 눈 덮인 백두산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일송정을 오르고 윤동주 생가와 명동학교 터를 둘러보았다. 달리는 차안에서 성경묵상과 원장의 특강도 있었다.

     

7. 굿바이(goodbye), 산타페 8797

 

  지난 5, 기쁜우리지역아동센터는 대전으로 캠핑하러 호남고속도로 전주 IC로 나가 삼례 쯤 갔을 때였다. 15년간 탄 자가용 산타페에 빨간불이 들어오더니 갑자기 속도가 80km에서 40km로 내려가더니 차가 뜨거워졌다. 부랴부랴 갓길에 차를 멈추고 보험회사의 도움을 받아 전주로 돌아왔다. 내 옆에 자원봉사자인 아내만 타고 센터 아이들이 없어 다행이었다.

  산타페는 결혼한 해에 만나 내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 같은 인생을 알고 있는 단 하나의 친구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내 곁을 지키며 잦은 사고가 났고 수리도 받았다. 슬우와 슬아가 태중에서 16살과 12살 될 때까지 같이 한 산타페 8797과 사진을 찍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견인차에 끌려 폐차장으로 가는 산타페를 배웅했다. 오랜 친구처럼 어깨를 두드리며 “고맙다, 잘 가라, 산타페!” 라고 고별인사를 했다. 새 친구로 스포티지를 맞이했지만, 산타페만큼 아픈 마음을 겪고 싶지 않다. 담임목사님께서 처음 승차하실 때 해주신 기도처럼 새 친구와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큰아들 씀)

 8. 전주농업협동조합 조합원 연수

 

  2018년 제4차 전주농협(조합장 임인규) 조합원 연수가 42일부터 6일까지 태국에서 있었다. 나도 7년째 조합원으로 40여 명과 함께 연수에 참가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차안에서 조합원 소개와 연수가 진행됐다. 밤늦게 수완나품공항에 착륙해 자정이 넘어 파티아 The Zign Hotel에 도착했다. 이틀 동안 파인애플농장, 꽃 공원, 백만 년 돌공원을 둘러보고 악어 쇼와 코끼리 쇼, 트렌스젠더 쇼와 전통예술공연을 관람했다. 셋째날은 수도 방콕으로 가 왓 포 사원을 둘러보고 나서 수상버스를 타고 수상가옥과 물고기를 보았다. 파티아로 돌아와 만찬 뒤에 조합장의 특강을 듣고 노래자랑도 했다. 귀국해 전주로 내려올 때도 차안에서 조합원 모두 연수소감 발표로 연수를 마무리 했다.

 

 9.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3회 총회 참석

 

  917일부터 20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해비치호텔(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3회 총회에 참석했다. 전국 28개 노회 총대 635명이 모였다. 주제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민족과 함께’ 이다. 첫날 오후 230분에 개회 예배 를 드리고 회무(會務)를 시작했다. 셋째날 오후에는 제주 4·3 평화공원으로 가서 양조훈 이사장(제주 4·3 평화재단)의 ‘제주 4·3의 진실과 화해’라는 제목의 특강을 듣고 제주 4·3 사건 70주년 수요연합예배도 드렸다. 또 위령탑 앞에서 추모 기도와 헌화로 기념식도 가졌다. 이어 노회별 시간에 전북동노회는 유람선을 타고 서귀포 바다 경관을 감상했다. 마지막 날 오전 1130분에 폐회 예배로 총회를 마쳤다. 나는 지난 회기에 이어 총대와 공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보람을 느꼈다.    

 10. 새 자가용으로 또 소렌토 구입

 

 소렌토(SORENTO)는 프레스토, 엘란트라에 이어 세 번째 자가용이다. 소렌토는 2002118일 우리 집에 왔다. 전주에서 익산시, 진안군, 임실군으로 출·퇴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퇴임하고 제 2 인생을 보내는데도 7년 째 큰 몫을 수행하고 있다. 16년이나 동고동락하느라 닳고 닳아 1212일에 새 차를 구입했다. 아내랑 고민 끝에 같은 차종 소렌토를 택했다. 차가 튼튼해 우리를 잘 보호해 주기 때문이다. 색깔도 짙은 회색에서 옅은 색으로 바뀌었다. 내년까지는 신구 소렌토 두 대를 운행하기로 해 경제적 부담은 크겠지만 마음만은 즐겁고 든든하다.

 

  111년 만의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2018 무술년 한 해도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는 희로애락이 더 많았다. 손주들이 지혜스럽고 튼튼하게 자라 고맙다. 손녀 태이가 유치원에 입학해 빨리 적응해 자랑스럽다. 지난 10, 넷째 외숙모님이 돌아가시자 사흘 만에 큰 외숙모님도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노인요양병원에서 8년째인 98세를 보내고 있다. 밝아오는 황금돼지 해인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우리 집 대가족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한다.        

                                                         (201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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