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기 싫어서
2013.04.12 09:08
봄 치장 하려 화분들을 정리했다
죽은 화초들을 모두 버렸다
사랑이 지나쳐 과하게 물준 탓에
썩어서 스러졌다
나의 과실이었음에도
버렸다
죽었으므로
잘 난 아들 두었던 우리 어머니
남의 눈길 스치는 것도 거부하시며
겹겹이 싸서 지키던 아들
세상에 자신만 아들 있는 듯
뿌듯하게 자랑스러워하시더니
그 아들 죽은 후
뒷산에 버리고
삼십 년을 거뜬히 살아가셨다
죽으면 버려지는 것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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