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밀어요
이 월란
어릴 땐 그랬습니다
어른이 되면 달라질거라고
어른이 되어선 그랬습니다
나이가 들면 달라질거라고
누군가 내가 되어 줄 것만 같았습니다
꽃을 따다 놓으면 꽃이 될 것 같았고
구름을 가두어 오면 구름이 될 것 같았고
하늘을 담아 오면 하늘이 될 줄 알았습니다
오랜 세월 두 눈 가득
꽃이 피고 있고
구름이 흘러가고 있으며
하늘이 떠 있어도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저어기 오도카니 앉아있는 내 자신에게
이미 부등켜 안아야만 했었던
미아로 버려진 내 자신에게
이젠 손 내밀어야 하나 봅니다
200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