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1
어제:
463
전체:
5,065,551

이달의 작가
2008.05.09 09:46

모순

조회 수 310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모순


                                                                                    이 월란




학교갔다 돌아오면 대문고리에 매달린 아스라한 슬픔의 녹
돌아누운 엄마의 뒷통수를 뚫고 매달린 눈물방울
코맹맹이 소리 듣기 싫어 인사도 없이 들어가버리면
평소보다 얌전해 보이시는 아버지의 뒷통수를 뚫고 매달린 눈칫밥
궁시렁 궁시렁 혼잣말의 명수인 엄마는
그날도 비지땀에 혼잣말까지 흘리며 온갖 반찬을 밥집 여자처럼 만들어내시고
눈물의 제공자는 유유자적, 그렇게 양반가문의 혈손처럼
무너진 억장으로 고명 씌운 진수성찬도 마다하지 않으셨지
어른들은 모순이란 반찬을, 빤히 마주보며
매일 저녁 수륙진미로 차려주고, 먹어주고
입안이 소태라고 돌아앉은 엄마의 뒷통수를 뚫고 말라버린 눈물방울은
내 뒷통수를 뚫고 혀끝을 차면서도 또 방울방울 녹여내고 있었지
                                                      
                                                          
                                                                                 2007-03-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6
110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9
109 사랑을 아니? 봄을 아니? 이월란 2008.05.09 373
» 모순 이월란 2008.05.09 310
107 해질무렵 이월란 2008.05.09 339
106 제비집 이월란 2008.05.09 339
105 악습 이월란 2008.05.09 343
104 허아비 이월란 2008.05.09 446
103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이월란 2008.05.09 318
102 오늘도 쌀을 씻는다 이월란 2008.05.09 332
101 눈물의 미학 이월란 2008.05.09 324
100 손을 내밀어요 이월란 2008.05.09 389
99 위선 이월란 2008.05.09 286
98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9
97 원형나비 이월란 2008.05.09 330
96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5
95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8
94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2
93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2
92 제1시집 부를 수 없는 이름 이월란 2008.05.08 410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