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아니? 봄을 아니?
이 월란
사랑을 해보았니?
긴긴 시간 넋 놓고 앉아 있어도 몸 저리지 않던
시선은 늘 그곳에 박아 두고 곁눈으로도 모든 사물이 감지되던
눈에 보이는 꽃들은 모두 내 얘기만 피워내고 있었고
눈에 보이는 새들도 모두 내 얘기만 하며 날아다녔지
누가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얘기해 주든?
누가 봄이 시작되었다고 얘기해 주든?
꽃이 피어나고 있음 그게 봄이었고
그 얼굴만으로 세상이 덮여있음 그게 바로 사랑이었지
다시 봄은 왔는데
사랑은 어디로 갔니
그립기 시작했을 땐 벌써 사랑의 끝이었단다
너가 가진 것 다 내어놓을 수 없다면
감히 사랑이라고 입에 올리지 마
난 사랑을 말하지 않아
봄비 소리에도 가슴 패여본 적 없다면
봄이 오기전에 봄을 말하지도 마
어느 날 나가면 피어 있고
어느 날 나가면 지고 없는
봄꽃같은 사랑은 하지도 마
200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