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쌀을 씻는다
이 월란
지난 밤 지새워 창마다 헛디딘 별꽃들이 추락하고
빛살에 금이 간 유리창들이 아침햇살로 틈을 메꾸었다
어제, 다신 안올 듯 매몰차게 뒤돌아선 태양은
오늘 또다시 간사한 낯빛을 덤인 듯 쏟아붓는데
품에 안기는 듯 바스라지는 금싸라기 같은 시간들
어제 불린 쌀처럼 손끝 닿을 때마다 입안에서 허물어지고
삭신을 피로, 살로 물들인 허연 뜨물
덧없다 조롱하며 빗물따라 하수구로 떠내려 가도
똑똑 떨어지는 눈물 비벼넣고
오늘도 빡빡 문질러 우기며 쌀을 씻는다
2007-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