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
이 월란
다리가 둘임은 참으로 다행인가
경계에 가랑이를 걸치고
습벽처럼 좌우로 돌리는 아픈 고갯짓
성질이 곤두설 때마다 어슬프게 뒤섞이는
극과 극의 두 언어
허물어지지 않는 경계에 터를 닦고
마주치는 곡풍과 진풍을
끊임없이 휘저어 가라앉힌다
사잇빛의 애매한 초점이
원색을 뽑아내는 시름에 겨운 품팔이
현실과 그리움의 틈바구니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줄다리기
전신에 휘감긴, 안과 밖이 교묘히 이어진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 현기증 도는,
살아내고 말아야 할
부둥켜 안고 가야 할
병치된 곤고의 길
2007-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