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가는 키보드
이월란(10/01/16)
사이비 교주 뒤에서 방언으로 혀가 꼬일 때마다 난 더 뜨거워지고 싶진 않아 원산폭격으로 머릴 쳐박곤 한 번씩 물구나무를 서서 뇌수를 한 번씩 갈아치워 헤로인을 과다 투입하고 홍등 아래 치러진 정사처럼 피는 못 속이는 걸 뒷거리 조폭의 카타르시스를 화족들이 알까만 할리데이비슨을 몰고 줄지어 따라오는 터프가이들의 길잡이가 되어 파시스트의 향기를 관능의 엔진으로 부르릉대는 치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사각의 링마다 KO당한 슬픔과 외로움을 밟고 행진하는 라운드 걸의 미니스커트를 입어 보지 않았다면, 피카소의 팔레트 위에서 피로 갠 붉은 물감으로 한 번은 천국문 앞에 걸린 노을이 되고 또 한 번은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매춘의 생리혈이 되기도 했다는 사실을 어찌 알까만, 당신 미래파야? 낡아가는 키보드에게도 과거가 있었던 것처럼 물론, 미래가 있어 나도 미래를 설계해야지 내 눈에 비친 꽃의 색깔을 누가 대신 말해주겠다니 나를 휘두르는 신의 손아귀 안에서 안주하는 법을 익혀가는 삶의 차가운 이론에 더 이상 발 시리지 않기 위해, 서글퍼 글썽이는 하늘에게도 미래의 구름이 떠 다닌다는 사실의 단서가 되기 위해, 다음 파일은 어차피 미래의 영토인걸 미래를 모르고 뛰어다니는 로버트 번스의 새앙쥐가 되어 액정 속을 뛰어 다닐까 숫구멍 가득 장미문신을 새긴 스킨헤드가 브레이크 타임마다 꽃이파리처럼 목을 꺾는 이유를 물어 본 적이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