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천국
이월란(10/01/21)
저도 한국에서 왔어요
나의 소개가 끝난 후 바로 뒷줄에서 들려온 네이티브 스피커
돌아보니 패션에 각이 잡힌 미즈족이다
한국인 특유의 눈빛인사를 나누며
한국말 할 줄 알아요? NO
부모님도 한국말을 못하세요? NO
이민 3세인가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는데
뒷자리에서 도란도란 들려오는 목소리는
서른살에 두 아이의 엄마
결혼 전에도, 후에도 라스트 네임이 미국인이다
내 딸아이 같은 앳된 얼굴이 서글퍼 돌아보며 또 묻는다
언제 왔어요? 생후 18개월 때요
18개월이란 정확한 달수에서 입양서류 속의 잉크냄새가 난다
저 검은 머리카락이 금발 속에서 자랐단다
저 검은 눈동자가 푸른 눈속에서 자랐단다
그녀의 눈빛만은 한국인인 것이 또 한 번 쓸쓸하다
바닥을 친 출산율에 팔려가는 아기들의 값도 껑충 뛰어올랐을까
지구 반대편에서 자꾸만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