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워 마세요
2008.12.17 11:45
가여워 마세요
날 가여워 마세요. 달이 이지러진다고.
썰물이 바라로 밀려간다고,
한 남자의 사랑이 그토록 쉬 사그라진다고.
나는 알지요. 사랑이란 바람 한번 불면
떨어지고 마는 활짝 핀 꽃일 뿐임을.
계산 빠른 머리는 언제나 뻔히 아는 것을
가슴은 늦게야 배운다는 것, 그것만 가여워하세요.
[출처]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생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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