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란 무엇인가
2002.11.13 04:58
제1장 詩란 무엇인가
1. 명칭의 문제
(1) 시는 원래 운문과 창작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띠고 있다.
(2) 문학의 종류를 서정시, 서사시, 극시라 할 때, 이 세 장르는 운문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3) 시와 대립되는 산문이 역사나 철학과 같이 이미 있었던 사실을 기록하고 분석, 비판하는 토의문학임에 대해 시는 창작문학이다.
(4) 국문학에서는 '詩歌(시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詩(시)란 문학상의 명칭이지만, 歌(가)란 음악상의 명칭이다.
(5) 서정시(lyric poem)는 어원적으로 음악과 관계가 있다. '리릭(lyric)'은 원래 현악기인 라이어(lyre)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2. 시를 보는 몇 가지 시각
(1) M.H. 에이브럼스는 시론 또는 비평의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했다. 작품을 그 세계에 비추어서 논하려는 입장(모방론), 제작자인 시인의 편에 서서 보는 경우(표현론),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에서 평가하려는 경우(효용론), 시를 엄격하게 시 자체로만 논의하려는 경우(구조론) 등이 그것이다.
(2) 模倣論(모방론)
①모방론은 시론 내지 문학론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경우이다. ②동양에서는 공자가 논어에서 시속에는 초목, 화장에서부터 인간세계의 여러 현상이 두루 담겨 있다고 말한 것이 있다. ③플라톤은 <공화국> 10장에서 시인 추방론을 내세운 바 있다. ④플라톤은 예술가의 창작이란 그 실에 있어서 진리를 3단계나 벗어난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방이란 허위며 가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인추방론을 주장한 것이다. ⑤플라톤의 卓子(탁자)이론 3단계는 제1단계(창조주)-탁자의 이데아를 지닌 자, 제2단계(목수)-실제로 탁자를 만든 자, 제3단계(화가 또는 시인)-탁자를 그리거나 노래한 자 ⑥아리스토텔레스는 심미적 기예의 세계가 모방예술의 세계라 보았다. 곧 서정시나, 극시들은 어떤 실체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가치체계와 존재이유를 갖는다고 생각했다. ⑦아리스토텔레스는 개연성 또는 보편성의 이론을 이끌어들인다.
(3) 表現論(표현론)
①워즈워드는 쿨리지와 함께 낸 [서정민요시집]에서 신고전주의에 대한 반발과 "강렬한 감정의 자발적인 넘쳐남"이라는 시의 정의를 내린다. ②밀의 경우는 시와 외부세계와의 관계는 아주 사물화되거나 거의 소멸되어 버린다. 시는 외로운 감정의 양식이며, 그것은 불가피하게 독백의 측면을 강하게 지닌다.
(4) 效用論(효용론)
①호라스는 시가 독자에게 불러일으키는 효용으로 심리적 효과와 교훈적 효과로 구분. ②시드니는 정서란 실제의 행동에 관한 감동의 세계라 정의하고, 시의 교훈적인 내용은 감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서를 통해서 독자에게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 ③드라이든은 표현과 형식의 문제를 강조하며 일종의 심리주의를 택했다.
(5) 構造論(구조론)
①윔샛은 표현론에는 필연적으로 오류를 범하게 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그것을 <의도의 오류>라고 일컫는다. 효용론에 대해서도 그것을 소박하게 적용해서 시를 논해 버리면 그 자체가 존재와 결과를 혼동하는 <감정의 오류>를 범한다고 경계한다. ②객관주의 구조론이란 영미계의 신비평가들에 의해 생성, 전개된 비평방법을 가리킨다. 그것을 흔히 뉴크리티시즘이라 부르는 것이다. 뉴크리티시즘이 취하는 비평방법은 크게 네 항목으로 요약된다. 첫째, 그것은 주로 시를 다룬다. 둘째, 뉴크리티시즘은 시를 그 자체로만 이해, 파악하고자 했다. 셋째, 뉴크리티시즘의 기본원리는 의미론에 입각한다. 넷째, 뉴크리티시즘은 비평의 원론 내지 시학을 내세우기보다 작품 자체를 즐겨 다루는 경향이 있다.
제2장 詩의 言語
1. 언어의 시적 특성
(1) 리처즈가 구분한 언어의 두 유형
①과학적 용법에 의한 언어 : 관련대상을 어김없이 정확하게 지시하기를 기하는 말들. ②정서적 용법에 의한 언어 : 시에서의 언어는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말들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쓰여지는 언어(유치환의 [울릉도]가 그 例)
(2)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대개 그 내용을 증명할 수 있다. 리처즈는 이것을 陳述(진술)이라 명명했다. 그러나 관련대상의 적절한 지시가 아니라 충동과 태도를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언어가 있다. 리처즈는 이것을 擬似陳述(의사진술)이라 명명했다. 즉 관련대상 내지 사실에 부합하기를 기하면서 쓰는 언어를 진술, 시의 언어는 그와는 다른 입장에서 쓰인 것이기 때문에 의사진술이라 말한 것이다.
2. 언어의 含蓄性(함축성)
(1) 시에서 그 말의 뜻이 일단 관련대상을 정확하게 지시하는 그래서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언어의 外延(외연) 또는 개념지시라 명명한다.(서정주의 [연산홍]이 그 例)
(2) 정서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크게, 짙게 하기 위해서 시의 언어는 內包(내포) 또는 함축적 의미도 이용한다. 내포는 외연을 전제로 해야 비로소 성립되는 언어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함축적 의미는 외연과 알력, 마찰을 일으키지만 다시 그것이 한 구조 속에 용해되는 의미이다.
(3) 함축적 의미를 가진 시를 가리켜 리처즈는 '포괄의 시'라 명명한다. 이것은 시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충동을 두루 포괄해서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배제의 시'는 원하는 충동만을 택하고 그밖의 것은 제외하는 경우이다. 김억의 [오다가다]는 배제의 시의 보기가 된다.
3. 시어의 曖昧性(애매성)
(1) 앰프슨에 따르면 애매성의 개념은 언어의 뉘앙스에 관계되는 문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어떤 일정한 언어표현에 따른 반응을 허용하는 언어의 뉘앙스"라 정의한다.
(2) 김동리는 김소월의 [산유화]가 정신세계의 원점 내지 열쇠 구실을 하는 부분이 <저만치>라 보았다. <저만치>는 산(자연)과의 거리를 뜻한다. 그런데 <저만치>가 하나의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해석은 여러 가지로 나누어 질 수 있는 것은 앰파슨의 애매성 이론에 대입시켜 보면 알 수 있다.
4. 시어의 事物性(사물성)
(1) 사르트르는 문학의 구조적 특성을 밝힌 글에서 산문이 언어를 도구로 사용하는 데 반해서 시의 언어는 사물이라 말했다. 그것은 한 사회의 전통, 인습으로 흐르고 있는 의미내용과 독립되어 있음을 뜻한다.
(2) 시의 언어가 사물이 되는 순간 그 작품 전체는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뚜렷한 실체가 된다. 그것을 존재의 시라 말한다. 존재의 시에서 언어는 대상을 기호화하지 않는다.
(3) 맥클리시의 시를 통해 존재론적 시 또는 시의 존재론상의 의의를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시의 언어가 그 자체로서 제3의 실체가 된다. 즉 사물로서의 언어가 시를 이루는 것이다.
5. 시적 개성과 문체
(1) 시어 선택이나 배열은 제재와 상황 그리고 시인의 개성에 따라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2) 상황의 관계와 시대의 요청에 따라 시의 언어와 표현 양식이 선택되는 것이다.
(3)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로 시작하는 김광균의 [설야]는 좀처럼 끊이지 않는 긴 문장으로 느릿한 템포를 느끼게 하지만, "나도 알거라만....."으로 시작하는 정현종의 [센티멘탈 쟈니]는 행의 길이만큼 스타카토의 짧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시의 호흡이 짧아져 간다는 것은 현대시의 두드러진 경향인데, 이것은 시인의 개성의 문제라기보다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4) 현대시에 있어서 또 하나 문체론적 문제는 역설적으로 '반문체'를 들 수 있다. 전통적 시 문체마저 의도적으로 해체시켜 철저하게 산문적이고 현실적 언어라는 것이다. 김춘수는 이런 반문체를 '해사체'라 했으며 일종의 형식적 자포자기다.
(5) 모든 시인은 영속적인 것(전통적), 지배적인 것(시대상황의 특징), 미래지향적 경향(시도적)에 참여한다.
제3장 比喩(비유)
1. 비유의 의미
(1) 비유에는 일정 사물, 현상, 개념 등 원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변형, 이동하는 보조표현 내지 관념이 행사되어야 한다.
(2) 비유는 언어의 운동형태이다. 이때 그 모양을 가능케 하는 것이 전이 또는 이월이다.
(3)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비유를 크게 네 개의 유형으로 나누었다.
①類(류)를 가리키는 말을 種(종)으로 전용한 경우(저기에 내 배가 정지하고 있다) ②種(종)을 가리키는 말을 類(류)로 전용한 경우(수많은 공훈) ③어떤 種(종)을 나타내는 말을 다른 種(종)으로 전용한 경우(청동의 칼날로 목숨을 길러내며) ④류비관계에 의한 전용('선의 이데아'를 '태양'으로 일컫는 경우)
(4) 김춘수의 [나의 하나님]에서 비유되어진 말은 '하나님'이다. 이 작품에서는 '하나님'을 <늙은 애상>, <푸줏간에 걸린 살점>, <놋쇠 항아리>, <대낮에도 옷을 벗는 어리디 어린 純潔(순결)>, <느티나무 잎새에서 이는 연두빛 바람> 등으로 전이시켜 놓았다.
2. 비유의 종류 - 直喩(직유), 隱喩(은유), 換喩(환유)
(1) 單一比喩(단일비유)와 擴充比喩(확충비유)
①정한모의 [바람 속에서]는 '바람'은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쓰여져 단일비유에 해당된다. 시인이 그 의도를 좀더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를 원할 때 단일비유가 쓰여질 수 있다. ②박두진의 [꽃]은 '꽃'이 작품전체의 비유로 이루어지면서 비유와 비유 사이에 다시 그 나름의 유추관계가 빚어지고, 그에 따라 의미, 심상의 상승작용이 이루어진다. 이런 비유를 확충비유라 한다. 서정시의 기본원리에 입각하여 정서나 가락을 총체적으로 자아내고자 한다면 대체로 확충비유를 쓸 수 있다.
(2) 主旨(주지), 媒體(매체), 動機(동기)
상호작용하는 비유의 단면을 보다 극명하게 제시하기 위해서 리처즈는 주지, 매체 등의 개념도 설정했다. 리처즈에 따르면 비유가 관련하는 요소, 곧 기본적인 생각이 주지이다. 그리고 주지를 구체화하거나 변용,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말들이 매체인 것이다.
(3) 直喩(직유)와 隱喩(은유)
이미 이루어진 주지, 매체의 관계 형성에 만족을 느끼는 듯 보이는 비유가 직유이다. 그러나 어떤 비유 가운데는 주지와 매체의 관계가 분리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양자는 상관관계를 맺으면서 일치부합한 상태에 들어간다. 뿐마 ㄴ아니라 주체와 사실범주영역 사이에는 다시 감정이출과 감정이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비유를 은유라 한다.
(4) 換喩(환유), 提喩(제유), 기타
어떤 대상의 속성이나 그와 밀접하게 관련된 특징을 이용하여 그 대상을 표상, 제시해 내는 것이 있다. 이를 환유라 한다. 가령 <왕물과 왕관(지배자)이 굴러 떨어져/낫과 삽(평민)과 흙 속으로 구르는구나>, <정오는 육중하게도 꽃과 나무에 누워 있네> 등의 예들이다.
제유는 부분으로 전체를 나타낸다든가 전체를 부분으로 대치시킨 비유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열다섯 개의 돛>은 15척의 배를, <미소의 계절>은 봄을 가리키는 제유의 예이다. 한편 還元(환원)이란 대리표상을 뜻한다.
3. 置換(치환)과 置(병치)
(1) 치환비유
휠라이트는 이 비유의 개념을 최초로 수집한 예를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찾았다. 치환에 해당하는 희랍어는 epiphora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스스로 비교적 익숙하고 구체저긍로 알게 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보다는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 사이에서 우리는 후자를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느끼게 하고 알리고 싶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말로 해야 할 경우가 있는 것이다. 치환비유는 바로 이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상의 도구에 해당된다. 또한 이 비유는 그 의미작용을 가능케 하는 확실한 축어적 바탕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사작하는 유치환의 [깃발] 등이 치환비유의 예이다.
(2) 병치비유
순수하게 이질적 두 요소를 병치시킨 경우를 가정해 낼 수 있는데 이런 유형의 비유를 병치비유, 곧 diaphora라고 한다. 병치비유는 비유를 이루는 두 개의 요소가 서로 대등하게 작용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이다. 이때 두 요소는 외견상 대립상태에 있는 것 같다. 다음의 작품이 병치비유의 예가 된다. "인총 속에 끼어 있는 이 얼굴들의 환영/비에 젖은 검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들"
4. 막스 블랙의 相互作用論(상호작용론)
(1) 막스 블랙은 비유를 세 가지 각도에서 거론하였다. 대치, 비교, 상효작용론 등이다.
(2) 대치론은 가장 일반적인 비유론으로 통용되어 왔다. 우리는 "키다리"를 <전봇대>로, "희고 둥근 여인의 얼굴"을 <달덩이>로 하는 비유에서 대치론을 알 수 있다.
(3) 막스 불랙은 비교론 설명을 <리처드 왕은 한 마리 사자다>의 문장으로 예를 들었다.
(4) 상호작용론은 비유를 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보는 입장이다. 주지는 매체에 작용하고, 매체는 또한 부단히 주지에 작용한다. 그것은 단순한 교환작용이 아니라 제3의 역동적인 실체가 출현했음을 뜻한다.
제4장 象徵(상징)
1. 상징의 의의
(1) 상징이란 무엇인가
상징은 symbol의 역어에 해당되는 말이다. 이 말은 그 어원을 symballein에 둔다. 희랍어로 동사에 속하는 이 말의 뜻은 "짝맞추다"이다. 이 말의 명사형은 symbolon이다. 그 뜻은 신표, 증표, 표상 등에 해당된다.
(2) 상징과 비유
유추작용 또는 상상력을 통해서 은유도 상징처럼 제나름의 세계를 구축하고 심상을 제시해낸다. 상징은 원관념이 생략된 은유라고 할 수 있다. 상징과 은유 사이에는 심상제시의 성격에 차이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상징과 은유의 차이는 지적인 수준이나 사회적 약정의 성립 여부로도 이야기될 수 있다.
2. 상징의 원리
은유와는 달라서 끝내 상상의 틀을 명쾌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은 상징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상징은 확장된 은유이며 그 반복형태라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의사주체이다. 의사주체란 두 사물간의 연결이 어떤 유사성에 토대하지 않음을 뜻한다.
(1) 기호작용과 상징
기호작용이란 기호와 기호체계 외부에 있는 현실적 또는 관념적 세계의 한 요소와의 관계이다. 상징의 경우에는 이중의 의미, 이중의 기호작용이 가해진다. 이때 우리는 명시적이며 문자 그대로의 뜻을 통해서 그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제2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윤동주의 [십자가]에서 첫째 연의 <십자가>는 문자 그대로의 뜻, 일차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가 있어도 넷째 연의 <십자가>는 이 작품의 화자가 지닌 정신 국면과 일체를 이룬다.
(2) 상징의 세계 - 카시러의 이론
카시러는 추상적 사고, 곧 상징적 상상력을 헬더의 반성적 사고와 동격으로 다루었다. 그는 그것을 정의하여 "인간이 부동하는 감각적 현상의 흐름의 어설픈 전체 속에서 어떤 고정적 요소를 떼어내어 그것에 주의를 집중하기 위해서, 그들을 추출해 내는 능력"이라 말했다.
(3) 상징의 원리
①모든 상징은 그 무엇을 표시한다. ②모든 상징은 이원적 언급을 갖는다. ③모든 상징은 진실과 허구 쌍방을 포함한다. ④모든 상징은 이원적으로 타당하다.
3. 상징의 유형
(1) 협의상징이란 이미 한 사회나 조직에서 되풀이 사용되어 온 것으로 그 의미해석의 테두리가 정해져 있는 것을 가리킨다. 휠라이트가 말한 협의상징이란 관습적 상징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그 특징적 단면을 ①상징으로 선정된 이유가 분명하게 해명될 수 없는 점과(우연이며 자의성이 강하다), ②그 의미가 공중적 정확성을 지닌 것들로 보았다.
(2) 장력상징에 대해서는 ①필연적으로 의미가 조작될 것과, ②그러나 그 의미가 애매한 점이라 밝혔다. 본래 장력상징은 상상력에 의해 개인이 반들어낸 것이다.
(3) 상징의 在文脈化(재문맥화)
상징의 재문맥화란 이미 쓰여진 상징의 심상에 새로운 국면이 타개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의 언어조직을 통해서이며, 형태, 구조상의 기법이 그에 수반되어야 한다. 그것으로 관습적 상징에는 새로운 생명이 부여되는 것이다.
4. 상징의 해석
(1) 상징은 언제나 감각적 실체, 또는 구체적 사물이나 심상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때 대신되는 내용은 <내적 경험, 감정, 사상> 등이다.
(2) 상징은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에서부터 집단, 사회, 공동체의 경험을 배경으로 거느린 것까지 다양한 모습을 띠는 것이다.
(3) 상징의 뜻이 그 형성 픙토나 문화적 토대에 밀착되어 있음을 뜻한다. E. 프롬은 이것을 상징적 방언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4) 상징해석에는 두 개의 유형이 있다. 하나는 상징을 풍성한 의미의 원천으로 포착하는 입장이다. 또 하나는 상징의 의미를 단순화시키려는 시도다.
제5장 이미지
문학적 용법으로서의 이미지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이미지는 한편의 시나 기타 문학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감각, 지각의 모든 대상과 특질을 가리킨다. 둘째는 이미지란 시각적 대상과 장면의 요소만을 가리킨다. 셋째로 이미지란 비유적 언어, 특히 은유와 직유의 보조관념을 가리킨다.
1. 이미지의 의미
(1) 이미지의 속성
시론에서 이미지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하나는 작품 자체에 제시된 이미지다. 또 하나는 이미지는 시를 읽는 독자나 청자를 위한 언어 장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2) 이미지의 구조성
이미지는 상상력의 산물이며, 어떤 부분적 형식, 형태로 이해, 파악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 구조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2. 이미지의 유형
(1) 지각심상
직접 감각적 경험을 수반시키면서 빚어지는 심상을 우리는 지각심상이라고 한다. 리처즈는 이미저리란 "인쇄된 제각기의 말이 주는 시각적 감각"에서 빚어지는 심리상태라 했다.
시각이미지, 청각이미지, 후각이미지, 미각이미지, 촉각이미지, 열감각이미지, 냉감각이미지, 기관감각이미지, 근육감각이미지 등이 있다. ①"바다 가까운 露台(노태) 위에....."로 시작하는 김광균의 <오후의 구도>와 서정주의 <문둥이>는 청각적인 것을 시각적인 것으로 전이시킨 공감각적 심상의 예다. ②"北邙(북망)이래도 금잔디 기름진대....."로 시작하는 박두진의 <묘지송>은 청각적 심상이 제시되고 있다.
(2) 비유적 심상
정지용의 <향수>를 보면 비유적 심상은 지각 심상에 배가되는 정서의 환기를 가능케 한다. 비유적 심상이란 이렇게 그 효용면에서 기동성을 갖춘 경우다. 즉 비유에 의한 심상이라 할 수 있다.
(3) 상징적 심상
상징적 심상은 지각심상에서 3단계의 거리를 가지는 개념이다. 지각심상에서는 감각적 체험이, 비유적 심상에서는 감각적 사실이 다른 모양으로 전이, 제시되어야 하는 전제 조건이 문제가 되지만 상징적 심사에서는 다르다. 상징적 심상의 근본속성은 원초적이고 집단적이다. 상징적 심상의 외형적 특성은 반복, 유형적인 데 있다.
3. 이미지의 기능
(1) 루이스에 따르면 이미지는 시에 신선미를 빚어내게 하고, 강렬성과 환기력을 자아낸다.
①新鮮味(신선미)란 일종의 생명감 내지는 쾌락을 뜻한다. ②강렬성은 시의 속성으로 생각하는 함축적 의미사용이라든가 언어의 탄력감, 긴축미 같은 것을 가리킨다. ③환기력이라는 것은 정서적인 것을 뜻한다. 때문에 반드시 보편타당한 것이라야 한다.
제6장 韻律(운율)
1. 운율의 기본개념
(1) 에드거 앨런 포는 시를 가리켜 <미의 운율적 창조>라고 한 바 있다.
(2) 예술론에서는 리듬의 속성을 짝맞춤과 조화감으로 생각한다.
(3) 프랠은 <운율은 보거나 들을 수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느껴지는 것>이라 했다.
(4) 엘리엇은 시의 음악성을 말하면서 "첫째, 내가 상기시켜 두고자 하는 것은 시의 음악성이 의미에서 독립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감을 잡을 수 없는 훌륭한 음악미의 시를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나는 그런 시를 전혀 본적이 없다"라고 시의 음악성을 강조했다.
2. 운율의 외재적 단면
(1) 비어즐리는 운율론에서 문제되는 것이 소리의 질감 곧 음색의 문제, 소리 배합 곧 동질음의 이용, 음성 패턴 곧 율격과 리듬 자체의 문제라고 보았다.
(2) 음색, 음상의 이용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김영랑의 <동백닢에 빛나는 마음> 등은 시의 음색, 음상을 가지는 좋은 보기가 된다.
(3) 음위율, 押韻(압운)의 문제
①시의 리듬은 일정한 자리에 같은 음이나 비슷한 소리를 배열시켜도 얻어진다. 소리의 위치 선정으로 빚어지는 운율이라고 하여 이것을 音位律(음위율)이라 한다. 음위율에서 가장 보편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압운이다. ②한시에서는 율시와 그 특수형인 절구에서는 반드시 압운이 쓰여진다. ③압운은 脚韻(각운)(각 행 끝자리에 쓰여진 운 = 물구슬의 봄새벽 아득한 길/하늘이며 들 사이에 넓은 숲.....으로 시작하는 김소월의 <꿈길>)뿐만 아니라 頭韻(두운)(각 행의 첫소리가 동일계열로 되어 있는 것 = 밥하늘에 부딪친 번갯불이니/바위에 부서지는 바다를 건너.....)도 있고 腰韻(요운)(그 허리에 운이 쓰여 있는 경우)도 있다.
(4) 소리의 패턴, 音步(음보)와 律格(율격)
①여러 말이 갖는 음성요소의 장단이라든가 고저, 강약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리듬 전개를 율격이라 하고, 이 율격의 기본단위를 음보라 한다. ②한국시가에 나타난 초기의 율격론은 3.4조 또는 4.4조를 기본단위로 하는 자수율로 이루어졌다. ③한국시의 음보는 3음보격과 4음보격으로 나누어진다. ④고려 속요와 민요는 3음보격이, 시조와 가사에는 4음보격이 많다. ⑤음보와 율격은 리듬의 한 요소일 뿐이다.
3. 또 다른 조화감각
(1) 反復(반복)과 炳列(병렬)
①시에서의 반복은 그 중요 요소인 리듬을 빚어내기 위한 시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반복의 원리가 패턴에 비중을 두게 되면 병렬의 근거가 생긴다. 시에서 병렬은 대조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②"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그렇게 가오리다/임께서 부르시면....."으로 시작하는 신석정의 <임께서 부르시면>은 각 연의 두 줄을 반복하고 있지만 각 연의 첫째 행과 둘째 행은 대조 내지 대응의 원리에 의한 병렬의 성격을 띤다.
(2) 統辭(통사)와 句讀點(구두점)
①한국어로 된 문장에서는 토와 활용어미 등 형태부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를 통해서 우리는 기능적으로 작품의 맛과 느낌을 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문체의 문제가 되는 동시에 시에 있어서는 독특한 감정적 효과를 빚어내도록 만든다. ②구두점은 논리와 호흡, 리듬에 의해 결정된다.
4. 형태와 리듬
(1) 운율과 형태
형태란 하나의 종합, 지양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예술활동의 기본요소를 형식 또는 소재, 제재(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돌이라 했다) 그리고 내용 곧 작가의 사상을 손꼽는다.
(2) 行(행)과 聯(연)
행은 운율의 속성을 계측할 수 있는 독립단위다. 행은 바로 운율론의 한 단위인 율격에 해당된다. 연은 행의 상위개념인 동시에 종합개념이기도 하다.
(3) 定型詩(정형시)와 自由詩(자유시)
이미 결정된 틀을 가진 율격이라든가 행과 연을 의식한 가운데 쓰여진 시가 정형시다. 정형시는 시의 운율이라든가 형태를 이런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쓰여진 작품들이다.
정형시의 경직된 틀에 파격의 시도가 가해져야 비로소 올바른 의미의 운율과 형태가 확보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것이 바로 자유시의 원리이다.
산문시는 그 형태 해석에서 자유시보다 더욱 격렬한 쪽이다. 산문시는 연의 구분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
(4) 형태의 현대적 인식
리드는 시의 형태를 크게 둘로 나누었다.
①유기적 형태 : 란 예술작품이 그 자체의 고유한 법칙을 가지고 독창적으로 빚어져 있으며, 구조와 내용 서로가 하나의 생기를 가진 통일체로서 융합된 경우. ②추상적 형태 : 유기적 형태가 제자리를 굳힌 다음 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예술가의 의도가 이미 창조적 행동을 낳을 만한 그 나름의 다이너미즘을 잃어버리고 기성복식 구조에 내용을 두드려 맞추려는 입장을 취하면 그 결과로서의 형태는 추상적이라고 기술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제7장 아이러니
1. 아이러니의 뜻
(1) 아이러니란 反語(반어)라고 할 수 있다.
(2) 아이러니의 개념은 희랍의 연극 특히 희극에서 빚어진 것인데, 희랍의 희극에는 에이론이란 인물이 등장하여 적대인물인 알라존보다 약하지만 영리한 인물이다.(에이론 수법)
(3) 처음부터 어떤 문제에 대해서 제나름의 인식을 지닌 사람이면서 표면적으로는 모르는 것처럼 딴전을 피우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라고 한다.
(4) 브룩스의 아이러니 정의 : 아이러니컬한 진술이란 표면적으로 나타난 의미와 어긋나는 의미를 말한다. 또한 아이러니컬한 사건이나 상황은 기대한 것과 실현된 것, 또는 기대와 그 실제, 행위와 보수 사이에 모순, 충돌이 생기는 사선이며 상황이다.
(5) 아이러니 개념의 세 가지 요건
①겉보기의 부분 ②슬기 내지 지적 국면 ③제3자의 참여와 그 문맥화를 통한 역학적 상관관계의 성립
2. 아이러니의 본질, 동기
(1) 아이러니의 본질을 나타내는 중요 요소
①순진성 또는 무지의 요소 ②실제와 외관의 대조(아이러니의 다중성 내지 복합구조의 단면을 가리킨다) ③희극적인 요소 ④거리의 요소 ⑤미적 요소
(2) 휠러의 아이러니 특질 아홉 가지
①脫解說(탈해설), 참여 수용의 요소 ②상호반응, 對照(대조)의 속성 ③二重焦點(이중초점)과 동시작용성 ④기호체계는 없다 ⑤逐語譯(축어역)과 함축성의 줄다리기 ⑥비평, 그러나 따듯한 가슴의 세계 ⑦정서적 거리의 유지 ⑧아이러니는 곧 아이러니일 뿐이다 ⑨아이러니는 설명됨으로써 십자가를 진다
(3) 웨인 부우드의 아이러니 특질
①아이러니에 있어서 독자는 축어적 의미를 배제해야 한다 ②아이러니에 있어서 해석이나 설명은 항상 선별적이다 ③아이러니에는 항상 결단이 뒤따르게 마련이며, 그 결단은 반드시 작자의 지적 능력이나 신념에 관계된다.
(4) 아이러니의 동기
아이러니 속에서는 모순, 충돌을 일으키고 상반되는 요소들이 제 나름대로 존재의의를 갖는다. 그러면서 그것을 포괄, 수용한 형태가 아이러니인데, 이것은 아이러니가 아주 기능적인 세계인식의 방편일 수 있음을 뜻한다. 이란 특질을 그것도 넉넉히 지녔기에 우리는 아이러니를 사용하는 것이다.
3. 아이러니의 유형
(1) 고전 수사학자들은 緩 法(완서법), 曲言法(곡언법), 誇少法(과소법), 과정법, 대조법, 농담, 조롱, 조소, 흉내말 등을 모두 아이러니의 하위개념으로 잡았다. 그들은 또한 언어유희, 역설(paradox), 소박어투, 패러디 등을 통해서도 아이러니컬한 효과가 획득된다고 보았다.
(2) 의미론적 아이러니
의미론적 아이러니는 말 혹은 대화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진술방식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아이러니를 진술의 아이러니로 본 예도 있다. 포우프의 <머리타래 강탈>, 황동규의 <점박이 눈> 등이 의미론적 아니러니가 내포된 경우이다.
(3) 구조적 아이러니, 안정된 아이러니
의미의 이중성 내지 복합성을 지속화시키기 위해서 아이러니가 전작품에 걸쳐진 게 있다. 이런 유의 아이러니를 구조적 아이러니라 한다. 구조적 아이러니의 특성으로는 천진한 화자나 주인공의 등장을 손꼽을 수 있다. 시는 아니지만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이런 유의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다.
외적 표현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근거가 명쾌하게 포착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겉보기와 다른 진술이나 심상이 작품 자체에 내포된 것은 사실인데 뚜렷한 선을 띠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전자를 안정된 아이러니라 하고, 후자를 불안정한 아이러니라 일컫는다.
(4) 상황적 아이러니와 극적 아이러니
아이러니 가운데는 기대하는 것과 이루어지는 것 사이의 대조에 의해서 긴장과 갈등의 고조를 지니는 것이 있다. 이때 대조의 터전이 되는 것은 상황이다. 이 상황을 이용하여 양자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있어야 하는 것이 등장인물이거나 사건이다. 그러니까 이때 아이러니를 우리는 연극적인 동시에 상황적인 아이러니라 한다.
극적 아이러니는 비극뿐만 아니라 희극에서도 가능하다. 희극의 한 특징적 단면은 거기에 부조화의 개념이 성립되는 데 있다. 여기서 부조화란 상호모순, 충돌되는 개념의 동시수용상태를 가리킨다. 한편 극적 아이러니는 일반적으로 그 플롯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플롯을 갖는다고 한다. ①주역보다 관객들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②등장인물이 적절하거나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일을 그 반대로 한다. ③등장인물과 상황이 반어적 효과를 위해서 패러디처럼 비교 또는 대조된다. ④등장인물이 소화해 낸 그의 역할과 연극이 나타내어 주는 것 사이에 면백한 콘트라스트가 빚어진다.
제8장 逆說(역설)
1. 역설의 개념
(1) 역설의 paradox는 'para(초월)+doxa(의견)'의 합성어이다. 이것은 아이러니와 함께 고대 그리스에서 수사학의 용어로 사용되어 왔으며, 19세기 낭만주의시대에는 아이러니와 혼동되어 사용되었고, 20세기 신비평가인 브룩스가 "시의 언어는 역설의 언어다"라고 하여 현대시의 구조원리로 내세우기까지 했다.
(2) 축약과 그를 통한 긴장이나 경이감, 신선한 발견의 장이 바로 역설의 근본 속성이 된다.
(3) 브룩스는 역설이란 "표면적으로 모순되는 양 보이지만 진실의 요소를 내포한 진술, 표면적인 진술과 그 바닥에 깔린 참뜻 사이에 대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역설은 아이러니와 아주 밀착되어 있다"라고 언급을 하였다.
2. 역설의 동기와 유형
(1) 내적 동기, 외적 사유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상대성이나 단절성을 그 자체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을 동시에 바라보려는 시점을 갖는 다는 것이 한 특성이다. 그런데 역설과 아이러니는 그런 관점에서 가장 유용한 시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가 역설을 쓰게 되는 동기에는 크루저가 해답을 제시한다. 하나는 역설이 우리의 흥미를 유발하고 주의집중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인생 자체도 역설적이라는 것이다.
(2) 역설의 유형
휠라이트는 역설의 세 가지 유형을 설정했다. ①表層逆說(표층역설) : 모순어법 ②深層逆說(심층역설) : 초논리적 세계를 아주 강하게 지향한다. 불교의 "있는 것이 없는 것이며, 없는 것이 있는 것이다 = 色卽是空(색즉시공), 空卽是色(공즉시색)"이 심층역설에 해당된다. ③진술과 암시의 상호작용에 의한 경우 : 심상 속에 깔려 있는 암시를 발판으로 성립되는 역설이다. 이때 詩作(시작)에는 두 개의 진술형태가 있다. 직접적 진술과 함축적 진술이 그것이다.
3. 신비평과 역설
시의 특징적 단면을 효과적으로 이해, 파악하기 위해서 역설의 개념에 주목한 것은 신비평가들이다. 신비평가들 가운데서도 브룩스는 좋은 시의 일반적 특질이 역설에 있다고 주장한 비평가다. 그는 먼저 시를 과학과 대조되는 언어를 쓰는 경우로 보았다. 역설은 과학과 상식이 빚어내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포괄적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브룩스의 경우
①브룩스의 역설론은 [잘 빚어진 항아리]가 그 부제로 "시의 구조에 관한 연구"로 붙은 것을 보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②신비평은 랜섬을 정점으로 테이트, 워렌, 브룩스 등의 참여로 발족한다. ③랜섬은 관념시(단순, 추상화의 경향)와 사물시(사실 그 자체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시)의 기본적 경향을 문제삼았다. ④브룩스는 [현대시의 전통]에서 좋은 시의 구조적 특징으로 기능적 비유, 위트, 아이러니 등을 들었다. ⑤시는 <성취된 여러 태도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2) 실제비평과 시카고학파의 비판
제9장 神話(신화)와 原型(원형)
1. 신화의 뜻과 성격
(1) 신화, 그리고 祭儀(제의)의 뜻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인식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자신과 신격, 자신이 소속한 집단과 신의 영역을 같은 끈으로 묶고자 한다. 그리고 이때 양자 사이에서 하나의 착실한 교통로 구실을 하는 것이 신화며 제의다. 종교적인 관계상황에서 본다면 신화와 제의는 바로 <救贖(구속)의 힘>을 뜻한다.
(2) 마크 쇼러는 "신화란 우리들의 가장 속 깊은 본능적인 생과 우주에 대한 원초적 인간의 인식을 본질적이고 극적으로 제시해 낸 것으로, 이 본능적 삶과 우주에 대한 지식은 모두 특수한 외견, 태도가 의존하는 심리상태를 가능하게 만든다."라고 하였다.
2. 원형의 이해
(1) 원형의 정의
①원형이란 여러 구체적 사상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들을 기본적으로 대표하는 것, ②원형은 각기 특성을 가진 사물들이 한결같이 뿌리를 박고 있는 깊은 근원이기도 하다, ③원형은 특수하고 독자적이며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원시적이며 보편적인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여러 개체의 기본적 특성을 내포하는 상황, 사건, 관계, 대상, 행동, 인물, 관념을 뜻한다.
(2) 집단 무의식과 원형
①프레이저가 낸 [황금의 가지]는 동서 여러 민족의 신화, 전설, 민담을 한자리에 집대성한 것이다. ②프로이트는 우리 자신의 심리를 무의식, 전의식, 의식 등의 영역으로 나눈 사람이다. ③인간의 의식 밑바닥에 깊숙이 자리잡은 보편적 상징 또는 원형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프로이트에 의해서가 아니라 융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④원형은 융이 말한 것처럼 <근원적이면서 보이지 않는 의식의 뿌리>다.
(3) 원형의 속성
융은 <본능이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 특유의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라면, 원형은 인간 특유의 성품들을 형성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원형은 본능의 自己模像(자기모상)이다. 그것은 <본능의 본능 자체에 관한 관조>라 정의될 수 있다.
3. 원형의 유형
(1) N. 프라이의 경우 - 제의, 그리고 사계의 신화
사 계절, 하루의 네 시기, 물의 주기가 갖는 바 네 국면, 인생의 네 시기 등에 동기가 주어진다. 즉
①봄 - 아침 - 비 - 청년 -> 喜劇(희극) ②여름 - 정오 - 샘- 장년 -> 로망스 ③가을 - 저녁 - 강 - 노년 -> 비극 ④겨울 - 밤 - 바다(또는 눈) - 죽음 -> 아이러니. 프라이는 원형 심상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묵시적 심상, 악마적 심상, 유추적 심상 이 그것이다. 이들 세 유형 심상은 다시 다섯 개의 범주들로 나누어진다. 즉 신의 세계, 인간계, 동물계, 식물계, 물질계 등이다.
*묵시적 심상 - 신계(하느님), 인간계(성도), 동물계(양), 식물계(포도주, 빵), 물질계(불)
*악마적 심상 - 신계(악마), 인간계(지배자, 창녀, 피지배자), 동물계(괴물, 맹수), 식물계(숲, 황무지, 십자가), 물질계(무기)
*유추적 심상(순수의 유추) - 신계(노인, 천사), 인간계(처녀, 아이들), 동물계(개, 말), 식물계(요술지팡이), 물질계(탑, 성)
*유추적 심상(이성과 성품의 유추) - 신계, 인간계(왕), 동물계(독수리, 사자), 식물계(깃발, (물)), 물질계(법정)
*유추적 심상(경험적 유추) - 신계, 인간계(보편적 인간), 동물계(원숭이), 식물계(노동하는 농부), 물질계(도시와 시골길)
(2) 원형의 다른 보기와 해석 - 휠라이트의 6개의 원형 심상
①上下(상하)의 원형 ②피의 원형 ③빛의 원형 ④말의 원형 ⑤물의 원형 ⑥圓(원)의 원형
(3) 모티브와 그 심상 상징
①게린의 원형 모티브 또는 유형 : 창조, 영원불멸, 영웅
②랭크의 원형 심상 유형 : 물, 태양, 색채, 圓(원), 뱀, 숫자, 원형적 여성(훌륭한 어머니 - 생의 신비, 죽음, 환생), 늙은 현인, 達士(달사)(구조자, 구세주, 도사), 바람, 배, 庭園(정원), 樹木(수목), 沙漠(사막)
제10장 語調(어조)와 거리
1. 시적 화자
(1)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말을 하는 화자는 남성으로서의 시인 김소월과는 판이하게 다른 정서와 태도를 지닌 인물인 여성이다. 이 시에서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이별이라는 시적 대상에 대한 김소월이라는 실제적 시인의 태도가 아니라 그것을 말하는 여성적 자아의 태도이다. 이처럼 시에서 직접 나타나 담화를 이끌어 가는 자아를 시적 화자라 한다.
(2) 서정주의 [춘향유문]에서 말을 하고 있는 화자는 춘향이다. 시인은 춘향이의 눈과 마음을 뒤집어 쓰고서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유치환의 [광야에 와서]에서 화자는 다분히 시인 유치환의 체취를 다분히 지니고 있는 존재이다. 시인은 관야까지 밀려온 자신의 막막한 심정을 독자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
2. 시에서의 어조
(1) 어조의 개념
어조는 결국 시적 화자에 의해 결정된다. 시적 화자가 어떠한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말하는 어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조는 시적 제재에 대한 한 시인의 독특한 반응양식이라고 할 것이다.
(2) 어조의 결정요인
시에서 행과 연의 배열방식은 시적 어조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시의 대표적 특징 중의 하나인 운율 즉 소리의 반복이나 리듬의 반복 등의 음악성은 시에서 감정 또는 기분의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그것이 어조를 형성하게 디는 것이다.
(3) 아이러니와 어조
표면적 어조와 숨겨진 어조가 차이가 난다는 것은 한편의 시 속에 화자가 이중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중적 화자를 가진 수사법을 아이러니라고 한다. 결국 아이러니는 이중적 화자를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3. 어조와 거리
모든 시는 지나친 거리 조정과 부족한 거리 조정 양극단 사이에 존재한다. 그리고 좋은 시는 이와 같은 양 극단 사이에서 표현된 제재와 정서에 가장 합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시를 일컫는다.
4. 어조와 시적 진술
(1) 시적 담화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는 묘사와 진술이다.
(2) 묘사는 언어를 회화적인 방법으로 사용하여 대상을 시각적이고 제시적이며 감각적으로 그려 나간다. 이러한 묘사를 통해 시적 담화를 구성한 경우 시의 어조는 다분히 객관화된다. "배꽃가지/반쯤 가리고/달이가네....."로 시작하는 박목월의 [달]이라는 시가 회화적 묘사가 중심이 된 시다.
(3) 진술은 화자의 심리를 직접 토론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담화이다. 이처럼 진술의 방식에 의해 구성된 시적 담화는 고백적이고 해석적인 특성을 지니게 된다.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로 시작하는 김수영의 [꽃잎1]의 시적 화자는 고백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4) 진술은 독백적 진술, 권유적 진술, 해석적 진술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①독백적 진술은 시적 화자 스스로가 담화의 대상이 되어 이루어지는 진술로, 반성하거나 기원하는 형태를 지니게 된다. ②권유적 진술은 자신의 주장을 불특정 개인 또는 다수에게 적극 동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권유문의 형태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권유적 진술은 주체의 주장이 보다 강하게 표출되는 특징을 지닌다. ③해석적 진술은 시적 대상이 된 사물이나 사건 등에 대한 시적 화자 나름의 해석과 비판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해석적 진술은 대상에 대한 탐구와 비판이라는 성격을 강하게 지니게 된다.(퍼온 글)
원론적인 이야기이고 다들 알고 있으시겠지만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으로 옛것도 새롭게 하면 좋을 것으로 다시 보는 맛도 운치가 있을 것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명칭의 문제
(1) 시는 원래 운문과 창작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띠고 있다.
(2) 문학의 종류를 서정시, 서사시, 극시라 할 때, 이 세 장르는 운문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3) 시와 대립되는 산문이 역사나 철학과 같이 이미 있었던 사실을 기록하고 분석, 비판하는 토의문학임에 대해 시는 창작문학이다.
(4) 국문학에서는 '詩歌(시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詩(시)란 문학상의 명칭이지만, 歌(가)란 음악상의 명칭이다.
(5) 서정시(lyric poem)는 어원적으로 음악과 관계가 있다. '리릭(lyric)'은 원래 현악기인 라이어(lyre)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2. 시를 보는 몇 가지 시각
(1) M.H. 에이브럼스는 시론 또는 비평의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했다. 작품을 그 세계에 비추어서 논하려는 입장(모방론), 제작자인 시인의 편에 서서 보는 경우(표현론),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에서 평가하려는 경우(효용론), 시를 엄격하게 시 자체로만 논의하려는 경우(구조론) 등이 그것이다.
(2) 模倣論(모방론)
①모방론은 시론 내지 문학론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경우이다. ②동양에서는 공자가 논어에서 시속에는 초목, 화장에서부터 인간세계의 여러 현상이 두루 담겨 있다고 말한 것이 있다. ③플라톤은 <공화국> 10장에서 시인 추방론을 내세운 바 있다. ④플라톤은 예술가의 창작이란 그 실에 있어서 진리를 3단계나 벗어난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방이란 허위며 가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인추방론을 주장한 것이다. ⑤플라톤의 卓子(탁자)이론 3단계는 제1단계(창조주)-탁자의 이데아를 지닌 자, 제2단계(목수)-실제로 탁자를 만든 자, 제3단계(화가 또는 시인)-탁자를 그리거나 노래한 자 ⑥아리스토텔레스는 심미적 기예의 세계가 모방예술의 세계라 보았다. 곧 서정시나, 극시들은 어떤 실체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가치체계와 존재이유를 갖는다고 생각했다. ⑦아리스토텔레스는 개연성 또는 보편성의 이론을 이끌어들인다.
(3) 表現論(표현론)
①워즈워드는 쿨리지와 함께 낸 [서정민요시집]에서 신고전주의에 대한 반발과 "강렬한 감정의 자발적인 넘쳐남"이라는 시의 정의를 내린다. ②밀의 경우는 시와 외부세계와의 관계는 아주 사물화되거나 거의 소멸되어 버린다. 시는 외로운 감정의 양식이며, 그것은 불가피하게 독백의 측면을 강하게 지닌다.
(4) 效用論(효용론)
①호라스는 시가 독자에게 불러일으키는 효용으로 심리적 효과와 교훈적 효과로 구분. ②시드니는 정서란 실제의 행동에 관한 감동의 세계라 정의하고, 시의 교훈적인 내용은 감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서를 통해서 독자에게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 ③드라이든은 표현과 형식의 문제를 강조하며 일종의 심리주의를 택했다.
(5) 構造論(구조론)
①윔샛은 표현론에는 필연적으로 오류를 범하게 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그것을 <의도의 오류>라고 일컫는다. 효용론에 대해서도 그것을 소박하게 적용해서 시를 논해 버리면 그 자체가 존재와 결과를 혼동하는 <감정의 오류>를 범한다고 경계한다. ②객관주의 구조론이란 영미계의 신비평가들에 의해 생성, 전개된 비평방법을 가리킨다. 그것을 흔히 뉴크리티시즘이라 부르는 것이다. 뉴크리티시즘이 취하는 비평방법은 크게 네 항목으로 요약된다. 첫째, 그것은 주로 시를 다룬다. 둘째, 뉴크리티시즘은 시를 그 자체로만 이해, 파악하고자 했다. 셋째, 뉴크리티시즘의 기본원리는 의미론에 입각한다. 넷째, 뉴크리티시즘은 비평의 원론 내지 시학을 내세우기보다 작품 자체를 즐겨 다루는 경향이 있다.
제2장 詩의 言語
1. 언어의 시적 특성
(1) 리처즈가 구분한 언어의 두 유형
①과학적 용법에 의한 언어 : 관련대상을 어김없이 정확하게 지시하기를 기하는 말들. ②정서적 용법에 의한 언어 : 시에서의 언어는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말들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쓰여지는 언어(유치환의 [울릉도]가 그 例)
(2)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대개 그 내용을 증명할 수 있다. 리처즈는 이것을 陳述(진술)이라 명명했다. 그러나 관련대상의 적절한 지시가 아니라 충동과 태도를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언어가 있다. 리처즈는 이것을 擬似陳述(의사진술)이라 명명했다. 즉 관련대상 내지 사실에 부합하기를 기하면서 쓰는 언어를 진술, 시의 언어는 그와는 다른 입장에서 쓰인 것이기 때문에 의사진술이라 말한 것이다.
2. 언어의 含蓄性(함축성)
(1) 시에서 그 말의 뜻이 일단 관련대상을 정확하게 지시하는 그래서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언어의 外延(외연) 또는 개념지시라 명명한다.(서정주의 [연산홍]이 그 例)
(2) 정서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크게, 짙게 하기 위해서 시의 언어는 內包(내포) 또는 함축적 의미도 이용한다. 내포는 외연을 전제로 해야 비로소 성립되는 언어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함축적 의미는 외연과 알력, 마찰을 일으키지만 다시 그것이 한 구조 속에 용해되는 의미이다.
(3) 함축적 의미를 가진 시를 가리켜 리처즈는 '포괄의 시'라 명명한다. 이것은 시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충동을 두루 포괄해서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배제의 시'는 원하는 충동만을 택하고 그밖의 것은 제외하는 경우이다. 김억의 [오다가다]는 배제의 시의 보기가 된다.
3. 시어의 曖昧性(애매성)
(1) 앰프슨에 따르면 애매성의 개념은 언어의 뉘앙스에 관계되는 문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어떤 일정한 언어표현에 따른 반응을 허용하는 언어의 뉘앙스"라 정의한다.
(2) 김동리는 김소월의 [산유화]가 정신세계의 원점 내지 열쇠 구실을 하는 부분이 <저만치>라 보았다. <저만치>는 산(자연)과의 거리를 뜻한다. 그런데 <저만치>가 하나의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해석은 여러 가지로 나누어 질 수 있는 것은 앰파슨의 애매성 이론에 대입시켜 보면 알 수 있다.
4. 시어의 事物性(사물성)
(1) 사르트르는 문학의 구조적 특성을 밝힌 글에서 산문이 언어를 도구로 사용하는 데 반해서 시의 언어는 사물이라 말했다. 그것은 한 사회의 전통, 인습으로 흐르고 있는 의미내용과 독립되어 있음을 뜻한다.
(2) 시의 언어가 사물이 되는 순간 그 작품 전체는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뚜렷한 실체가 된다. 그것을 존재의 시라 말한다. 존재의 시에서 언어는 대상을 기호화하지 않는다.
(3) 맥클리시의 시를 통해 존재론적 시 또는 시의 존재론상의 의의를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시의 언어가 그 자체로서 제3의 실체가 된다. 즉 사물로서의 언어가 시를 이루는 것이다.
5. 시적 개성과 문체
(1) 시어 선택이나 배열은 제재와 상황 그리고 시인의 개성에 따라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2) 상황의 관계와 시대의 요청에 따라 시의 언어와 표현 양식이 선택되는 것이다.
(3)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로 시작하는 김광균의 [설야]는 좀처럼 끊이지 않는 긴 문장으로 느릿한 템포를 느끼게 하지만, "나도 알거라만....."으로 시작하는 정현종의 [센티멘탈 쟈니]는 행의 길이만큼 스타카토의 짧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시의 호흡이 짧아져 간다는 것은 현대시의 두드러진 경향인데, 이것은 시인의 개성의 문제라기보다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4) 현대시에 있어서 또 하나 문체론적 문제는 역설적으로 '반문체'를 들 수 있다. 전통적 시 문체마저 의도적으로 해체시켜 철저하게 산문적이고 현실적 언어라는 것이다. 김춘수는 이런 반문체를 '해사체'라 했으며 일종의 형식적 자포자기다.
(5) 모든 시인은 영속적인 것(전통적), 지배적인 것(시대상황의 특징), 미래지향적 경향(시도적)에 참여한다.
제3장 比喩(비유)
1. 비유의 의미
(1) 비유에는 일정 사물, 현상, 개념 등 원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변형, 이동하는 보조표현 내지 관념이 행사되어야 한다.
(2) 비유는 언어의 운동형태이다. 이때 그 모양을 가능케 하는 것이 전이 또는 이월이다.
(3)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비유를 크게 네 개의 유형으로 나누었다.
①類(류)를 가리키는 말을 種(종)으로 전용한 경우(저기에 내 배가 정지하고 있다) ②種(종)을 가리키는 말을 類(류)로 전용한 경우(수많은 공훈) ③어떤 種(종)을 나타내는 말을 다른 種(종)으로 전용한 경우(청동의 칼날로 목숨을 길러내며) ④류비관계에 의한 전용('선의 이데아'를 '태양'으로 일컫는 경우)
(4) 김춘수의 [나의 하나님]에서 비유되어진 말은 '하나님'이다. 이 작품에서는 '하나님'을 <늙은 애상>, <푸줏간에 걸린 살점>, <놋쇠 항아리>, <대낮에도 옷을 벗는 어리디 어린 純潔(순결)>, <느티나무 잎새에서 이는 연두빛 바람> 등으로 전이시켜 놓았다.
2. 비유의 종류 - 直喩(직유), 隱喩(은유), 換喩(환유)
(1) 單一比喩(단일비유)와 擴充比喩(확충비유)
①정한모의 [바람 속에서]는 '바람'은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쓰여져 단일비유에 해당된다. 시인이 그 의도를 좀더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를 원할 때 단일비유가 쓰여질 수 있다. ②박두진의 [꽃]은 '꽃'이 작품전체의 비유로 이루어지면서 비유와 비유 사이에 다시 그 나름의 유추관계가 빚어지고, 그에 따라 의미, 심상의 상승작용이 이루어진다. 이런 비유를 확충비유라 한다. 서정시의 기본원리에 입각하여 정서나 가락을 총체적으로 자아내고자 한다면 대체로 확충비유를 쓸 수 있다.
(2) 主旨(주지), 媒體(매체), 動機(동기)
상호작용하는 비유의 단면을 보다 극명하게 제시하기 위해서 리처즈는 주지, 매체 등의 개념도 설정했다. 리처즈에 따르면 비유가 관련하는 요소, 곧 기본적인 생각이 주지이다. 그리고 주지를 구체화하거나 변용,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말들이 매체인 것이다.
(3) 直喩(직유)와 隱喩(은유)
이미 이루어진 주지, 매체의 관계 형성에 만족을 느끼는 듯 보이는 비유가 직유이다. 그러나 어떤 비유 가운데는 주지와 매체의 관계가 분리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양자는 상관관계를 맺으면서 일치부합한 상태에 들어간다. 뿐마 ㄴ아니라 주체와 사실범주영역 사이에는 다시 감정이출과 감정이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비유를 은유라 한다.
(4) 換喩(환유), 提喩(제유), 기타
어떤 대상의 속성이나 그와 밀접하게 관련된 특징을 이용하여 그 대상을 표상, 제시해 내는 것이 있다. 이를 환유라 한다. 가령 <왕물과 왕관(지배자)이 굴러 떨어져/낫과 삽(평민)과 흙 속으로 구르는구나>, <정오는 육중하게도 꽃과 나무에 누워 있네> 등의 예들이다.
제유는 부분으로 전체를 나타낸다든가 전체를 부분으로 대치시킨 비유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열다섯 개의 돛>은 15척의 배를, <미소의 계절>은 봄을 가리키는 제유의 예이다. 한편 還元(환원)이란 대리표상을 뜻한다.
3. 置換(치환)과 置(병치)
(1) 치환비유
휠라이트는 이 비유의 개념을 최초로 수집한 예를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찾았다. 치환에 해당하는 희랍어는 epiphora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스스로 비교적 익숙하고 구체저긍로 알게 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보다는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 사이에서 우리는 후자를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느끼게 하고 알리고 싶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말로 해야 할 경우가 있는 것이다. 치환비유는 바로 이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상의 도구에 해당된다. 또한 이 비유는 그 의미작용을 가능케 하는 확실한 축어적 바탕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사작하는 유치환의 [깃발] 등이 치환비유의 예이다.
(2) 병치비유
순수하게 이질적 두 요소를 병치시킨 경우를 가정해 낼 수 있는데 이런 유형의 비유를 병치비유, 곧 diaphora라고 한다. 병치비유는 비유를 이루는 두 개의 요소가 서로 대등하게 작용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이다. 이때 두 요소는 외견상 대립상태에 있는 것 같다. 다음의 작품이 병치비유의 예가 된다. "인총 속에 끼어 있는 이 얼굴들의 환영/비에 젖은 검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들"
4. 막스 블랙의 相互作用論(상호작용론)
(1) 막스 블랙은 비유를 세 가지 각도에서 거론하였다. 대치, 비교, 상효작용론 등이다.
(2) 대치론은 가장 일반적인 비유론으로 통용되어 왔다. 우리는 "키다리"를 <전봇대>로, "희고 둥근 여인의 얼굴"을 <달덩이>로 하는 비유에서 대치론을 알 수 있다.
(3) 막스 불랙은 비교론 설명을 <리처드 왕은 한 마리 사자다>의 문장으로 예를 들었다.
(4) 상호작용론은 비유를 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보는 입장이다. 주지는 매체에 작용하고, 매체는 또한 부단히 주지에 작용한다. 그것은 단순한 교환작용이 아니라 제3의 역동적인 실체가 출현했음을 뜻한다.
제4장 象徵(상징)
1. 상징의 의의
(1) 상징이란 무엇인가
상징은 symbol의 역어에 해당되는 말이다. 이 말은 그 어원을 symballein에 둔다. 희랍어로 동사에 속하는 이 말의 뜻은 "짝맞추다"이다. 이 말의 명사형은 symbolon이다. 그 뜻은 신표, 증표, 표상 등에 해당된다.
(2) 상징과 비유
유추작용 또는 상상력을 통해서 은유도 상징처럼 제나름의 세계를 구축하고 심상을 제시해낸다. 상징은 원관념이 생략된 은유라고 할 수 있다. 상징과 은유 사이에는 심상제시의 성격에 차이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상징과 은유의 차이는 지적인 수준이나 사회적 약정의 성립 여부로도 이야기될 수 있다.
2. 상징의 원리
은유와는 달라서 끝내 상상의 틀을 명쾌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은 상징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상징은 확장된 은유이며 그 반복형태라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의사주체이다. 의사주체란 두 사물간의 연결이 어떤 유사성에 토대하지 않음을 뜻한다.
(1) 기호작용과 상징
기호작용이란 기호와 기호체계 외부에 있는 현실적 또는 관념적 세계의 한 요소와의 관계이다. 상징의 경우에는 이중의 의미, 이중의 기호작용이 가해진다. 이때 우리는 명시적이며 문자 그대로의 뜻을 통해서 그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제2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윤동주의 [십자가]에서 첫째 연의 <십자가>는 문자 그대로의 뜻, 일차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가 있어도 넷째 연의 <십자가>는 이 작품의 화자가 지닌 정신 국면과 일체를 이룬다.
(2) 상징의 세계 - 카시러의 이론
카시러는 추상적 사고, 곧 상징적 상상력을 헬더의 반성적 사고와 동격으로 다루었다. 그는 그것을 정의하여 "인간이 부동하는 감각적 현상의 흐름의 어설픈 전체 속에서 어떤 고정적 요소를 떼어내어 그것에 주의를 집중하기 위해서, 그들을 추출해 내는 능력"이라 말했다.
(3) 상징의 원리
①모든 상징은 그 무엇을 표시한다. ②모든 상징은 이원적 언급을 갖는다. ③모든 상징은 진실과 허구 쌍방을 포함한다. ④모든 상징은 이원적으로 타당하다.
3. 상징의 유형
(1) 협의상징이란 이미 한 사회나 조직에서 되풀이 사용되어 온 것으로 그 의미해석의 테두리가 정해져 있는 것을 가리킨다. 휠라이트가 말한 협의상징이란 관습적 상징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그 특징적 단면을 ①상징으로 선정된 이유가 분명하게 해명될 수 없는 점과(우연이며 자의성이 강하다), ②그 의미가 공중적 정확성을 지닌 것들로 보았다.
(2) 장력상징에 대해서는 ①필연적으로 의미가 조작될 것과, ②그러나 그 의미가 애매한 점이라 밝혔다. 본래 장력상징은 상상력에 의해 개인이 반들어낸 것이다.
(3) 상징의 在文脈化(재문맥화)
상징의 재문맥화란 이미 쓰여진 상징의 심상에 새로운 국면이 타개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의 언어조직을 통해서이며, 형태, 구조상의 기법이 그에 수반되어야 한다. 그것으로 관습적 상징에는 새로운 생명이 부여되는 것이다.
4. 상징의 해석
(1) 상징은 언제나 감각적 실체, 또는 구체적 사물이나 심상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때 대신되는 내용은 <내적 경험, 감정, 사상> 등이다.
(2) 상징은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에서부터 집단, 사회, 공동체의 경험을 배경으로 거느린 것까지 다양한 모습을 띠는 것이다.
(3) 상징의 뜻이 그 형성 픙토나 문화적 토대에 밀착되어 있음을 뜻한다. E. 프롬은 이것을 상징적 방언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4) 상징해석에는 두 개의 유형이 있다. 하나는 상징을 풍성한 의미의 원천으로 포착하는 입장이다. 또 하나는 상징의 의미를 단순화시키려는 시도다.
제5장 이미지
문학적 용법으로서의 이미지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이미지는 한편의 시나 기타 문학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감각, 지각의 모든 대상과 특질을 가리킨다. 둘째는 이미지란 시각적 대상과 장면의 요소만을 가리킨다. 셋째로 이미지란 비유적 언어, 특히 은유와 직유의 보조관념을 가리킨다.
1. 이미지의 의미
(1) 이미지의 속성
시론에서 이미지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하나는 작품 자체에 제시된 이미지다. 또 하나는 이미지는 시를 읽는 독자나 청자를 위한 언어 장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2) 이미지의 구조성
이미지는 상상력의 산물이며, 어떤 부분적 형식, 형태로 이해, 파악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 구조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2. 이미지의 유형
(1) 지각심상
직접 감각적 경험을 수반시키면서 빚어지는 심상을 우리는 지각심상이라고 한다. 리처즈는 이미저리란 "인쇄된 제각기의 말이 주는 시각적 감각"에서 빚어지는 심리상태라 했다.
시각이미지, 청각이미지, 후각이미지, 미각이미지, 촉각이미지, 열감각이미지, 냉감각이미지, 기관감각이미지, 근육감각이미지 등이 있다. ①"바다 가까운 露台(노태) 위에....."로 시작하는 김광균의 <오후의 구도>와 서정주의 <문둥이>는 청각적인 것을 시각적인 것으로 전이시킨 공감각적 심상의 예다. ②"北邙(북망)이래도 금잔디 기름진대....."로 시작하는 박두진의 <묘지송>은 청각적 심상이 제시되고 있다.
(2) 비유적 심상
정지용의 <향수>를 보면 비유적 심상은 지각 심상에 배가되는 정서의 환기를 가능케 한다. 비유적 심상이란 이렇게 그 효용면에서 기동성을 갖춘 경우다. 즉 비유에 의한 심상이라 할 수 있다.
(3) 상징적 심상
상징적 심상은 지각심상에서 3단계의 거리를 가지는 개념이다. 지각심상에서는 감각적 체험이, 비유적 심상에서는 감각적 사실이 다른 모양으로 전이, 제시되어야 하는 전제 조건이 문제가 되지만 상징적 심사에서는 다르다. 상징적 심상의 근본속성은 원초적이고 집단적이다. 상징적 심상의 외형적 특성은 반복, 유형적인 데 있다.
3. 이미지의 기능
(1) 루이스에 따르면 이미지는 시에 신선미를 빚어내게 하고, 강렬성과 환기력을 자아낸다.
①新鮮味(신선미)란 일종의 생명감 내지는 쾌락을 뜻한다. ②강렬성은 시의 속성으로 생각하는 함축적 의미사용이라든가 언어의 탄력감, 긴축미 같은 것을 가리킨다. ③환기력이라는 것은 정서적인 것을 뜻한다. 때문에 반드시 보편타당한 것이라야 한다.
제6장 韻律(운율)
1. 운율의 기본개념
(1) 에드거 앨런 포는 시를 가리켜 <미의 운율적 창조>라고 한 바 있다.
(2) 예술론에서는 리듬의 속성을 짝맞춤과 조화감으로 생각한다.
(3) 프랠은 <운율은 보거나 들을 수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느껴지는 것>이라 했다.
(4) 엘리엇은 시의 음악성을 말하면서 "첫째, 내가 상기시켜 두고자 하는 것은 시의 음악성이 의미에서 독립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감을 잡을 수 없는 훌륭한 음악미의 시를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나는 그런 시를 전혀 본적이 없다"라고 시의 음악성을 강조했다.
2. 운율의 외재적 단면
(1) 비어즐리는 운율론에서 문제되는 것이 소리의 질감 곧 음색의 문제, 소리 배합 곧 동질음의 이용, 음성 패턴 곧 율격과 리듬 자체의 문제라고 보았다.
(2) 음색, 음상의 이용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김영랑의 <동백닢에 빛나는 마음> 등은 시의 음색, 음상을 가지는 좋은 보기가 된다.
(3) 음위율, 押韻(압운)의 문제
①시의 리듬은 일정한 자리에 같은 음이나 비슷한 소리를 배열시켜도 얻어진다. 소리의 위치 선정으로 빚어지는 운율이라고 하여 이것을 音位律(음위율)이라 한다. 음위율에서 가장 보편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압운이다. ②한시에서는 율시와 그 특수형인 절구에서는 반드시 압운이 쓰여진다. ③압운은 脚韻(각운)(각 행 끝자리에 쓰여진 운 = 물구슬의 봄새벽 아득한 길/하늘이며 들 사이에 넓은 숲.....으로 시작하는 김소월의 <꿈길>)뿐만 아니라 頭韻(두운)(각 행의 첫소리가 동일계열로 되어 있는 것 = 밥하늘에 부딪친 번갯불이니/바위에 부서지는 바다를 건너.....)도 있고 腰韻(요운)(그 허리에 운이 쓰여 있는 경우)도 있다.
(4) 소리의 패턴, 音步(음보)와 律格(율격)
①여러 말이 갖는 음성요소의 장단이라든가 고저, 강약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리듬 전개를 율격이라 하고, 이 율격의 기본단위를 음보라 한다. ②한국시가에 나타난 초기의 율격론은 3.4조 또는 4.4조를 기본단위로 하는 자수율로 이루어졌다. ③한국시의 음보는 3음보격과 4음보격으로 나누어진다. ④고려 속요와 민요는 3음보격이, 시조와 가사에는 4음보격이 많다. ⑤음보와 율격은 리듬의 한 요소일 뿐이다.
3. 또 다른 조화감각
(1) 反復(반복)과 炳列(병렬)
①시에서의 반복은 그 중요 요소인 리듬을 빚어내기 위한 시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반복의 원리가 패턴에 비중을 두게 되면 병렬의 근거가 생긴다. 시에서 병렬은 대조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②"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그렇게 가오리다/임께서 부르시면....."으로 시작하는 신석정의 <임께서 부르시면>은 각 연의 두 줄을 반복하고 있지만 각 연의 첫째 행과 둘째 행은 대조 내지 대응의 원리에 의한 병렬의 성격을 띤다.
(2) 統辭(통사)와 句讀點(구두점)
①한국어로 된 문장에서는 토와 활용어미 등 형태부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를 통해서 우리는 기능적으로 작품의 맛과 느낌을 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문체의 문제가 되는 동시에 시에 있어서는 독특한 감정적 효과를 빚어내도록 만든다. ②구두점은 논리와 호흡, 리듬에 의해 결정된다.
4. 형태와 리듬
(1) 운율과 형태
형태란 하나의 종합, 지양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예술활동의 기본요소를 형식 또는 소재, 제재(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돌이라 했다) 그리고 내용 곧 작가의 사상을 손꼽는다.
(2) 行(행)과 聯(연)
행은 운율의 속성을 계측할 수 있는 독립단위다. 행은 바로 운율론의 한 단위인 율격에 해당된다. 연은 행의 상위개념인 동시에 종합개념이기도 하다.
(3) 定型詩(정형시)와 自由詩(자유시)
이미 결정된 틀을 가진 율격이라든가 행과 연을 의식한 가운데 쓰여진 시가 정형시다. 정형시는 시의 운율이라든가 형태를 이런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쓰여진 작품들이다.
정형시의 경직된 틀에 파격의 시도가 가해져야 비로소 올바른 의미의 운율과 형태가 확보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것이 바로 자유시의 원리이다.
산문시는 그 형태 해석에서 자유시보다 더욱 격렬한 쪽이다. 산문시는 연의 구분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
(4) 형태의 현대적 인식
리드는 시의 형태를 크게 둘로 나누었다.
①유기적 형태 : 란 예술작품이 그 자체의 고유한 법칙을 가지고 독창적으로 빚어져 있으며, 구조와 내용 서로가 하나의 생기를 가진 통일체로서 융합된 경우. ②추상적 형태 : 유기적 형태가 제자리를 굳힌 다음 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예술가의 의도가 이미 창조적 행동을 낳을 만한 그 나름의 다이너미즘을 잃어버리고 기성복식 구조에 내용을 두드려 맞추려는 입장을 취하면 그 결과로서의 형태는 추상적이라고 기술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제7장 아이러니
1. 아이러니의 뜻
(1) 아이러니란 反語(반어)라고 할 수 있다.
(2) 아이러니의 개념은 희랍의 연극 특히 희극에서 빚어진 것인데, 희랍의 희극에는 에이론이란 인물이 등장하여 적대인물인 알라존보다 약하지만 영리한 인물이다.(에이론 수법)
(3) 처음부터 어떤 문제에 대해서 제나름의 인식을 지닌 사람이면서 표면적으로는 모르는 것처럼 딴전을 피우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라고 한다.
(4) 브룩스의 아이러니 정의 : 아이러니컬한 진술이란 표면적으로 나타난 의미와 어긋나는 의미를 말한다. 또한 아이러니컬한 사건이나 상황은 기대한 것과 실현된 것, 또는 기대와 그 실제, 행위와 보수 사이에 모순, 충돌이 생기는 사선이며 상황이다.
(5) 아이러니 개념의 세 가지 요건
①겉보기의 부분 ②슬기 내지 지적 국면 ③제3자의 참여와 그 문맥화를 통한 역학적 상관관계의 성립
2. 아이러니의 본질, 동기
(1) 아이러니의 본질을 나타내는 중요 요소
①순진성 또는 무지의 요소 ②실제와 외관의 대조(아이러니의 다중성 내지 복합구조의 단면을 가리킨다) ③희극적인 요소 ④거리의 요소 ⑤미적 요소
(2) 휠러의 아이러니 특질 아홉 가지
①脫解說(탈해설), 참여 수용의 요소 ②상호반응, 對照(대조)의 속성 ③二重焦點(이중초점)과 동시작용성 ④기호체계는 없다 ⑤逐語譯(축어역)과 함축성의 줄다리기 ⑥비평, 그러나 따듯한 가슴의 세계 ⑦정서적 거리의 유지 ⑧아이러니는 곧 아이러니일 뿐이다 ⑨아이러니는 설명됨으로써 십자가를 진다
(3) 웨인 부우드의 아이러니 특질
①아이러니에 있어서 독자는 축어적 의미를 배제해야 한다 ②아이러니에 있어서 해석이나 설명은 항상 선별적이다 ③아이러니에는 항상 결단이 뒤따르게 마련이며, 그 결단은 반드시 작자의 지적 능력이나 신념에 관계된다.
(4) 아이러니의 동기
아이러니 속에서는 모순, 충돌을 일으키고 상반되는 요소들이 제 나름대로 존재의의를 갖는다. 그러면서 그것을 포괄, 수용한 형태가 아이러니인데, 이것은 아이러니가 아주 기능적인 세계인식의 방편일 수 있음을 뜻한다. 이란 특질을 그것도 넉넉히 지녔기에 우리는 아이러니를 사용하는 것이다.
3. 아이러니의 유형
(1) 고전 수사학자들은 緩 法(완서법), 曲言法(곡언법), 誇少法(과소법), 과정법, 대조법, 농담, 조롱, 조소, 흉내말 등을 모두 아이러니의 하위개념으로 잡았다. 그들은 또한 언어유희, 역설(paradox), 소박어투, 패러디 등을 통해서도 아이러니컬한 효과가 획득된다고 보았다.
(2) 의미론적 아이러니
의미론적 아이러니는 말 혹은 대화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진술방식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아이러니를 진술의 아이러니로 본 예도 있다. 포우프의 <머리타래 강탈>, 황동규의 <점박이 눈> 등이 의미론적 아니러니가 내포된 경우이다.
(3) 구조적 아이러니, 안정된 아이러니
의미의 이중성 내지 복합성을 지속화시키기 위해서 아이러니가 전작품에 걸쳐진 게 있다. 이런 유의 아이러니를 구조적 아이러니라 한다. 구조적 아이러니의 특성으로는 천진한 화자나 주인공의 등장을 손꼽을 수 있다. 시는 아니지만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이런 유의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다.
외적 표현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근거가 명쾌하게 포착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겉보기와 다른 진술이나 심상이 작품 자체에 내포된 것은 사실인데 뚜렷한 선을 띠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전자를 안정된 아이러니라 하고, 후자를 불안정한 아이러니라 일컫는다.
(4) 상황적 아이러니와 극적 아이러니
아이러니 가운데는 기대하는 것과 이루어지는 것 사이의 대조에 의해서 긴장과 갈등의 고조를 지니는 것이 있다. 이때 대조의 터전이 되는 것은 상황이다. 이 상황을 이용하여 양자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있어야 하는 것이 등장인물이거나 사건이다. 그러니까 이때 아이러니를 우리는 연극적인 동시에 상황적인 아이러니라 한다.
극적 아이러니는 비극뿐만 아니라 희극에서도 가능하다. 희극의 한 특징적 단면은 거기에 부조화의 개념이 성립되는 데 있다. 여기서 부조화란 상호모순, 충돌되는 개념의 동시수용상태를 가리킨다. 한편 극적 아이러니는 일반적으로 그 플롯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플롯을 갖는다고 한다. ①주역보다 관객들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②등장인물이 적절하거나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일을 그 반대로 한다. ③등장인물과 상황이 반어적 효과를 위해서 패러디처럼 비교 또는 대조된다. ④등장인물이 소화해 낸 그의 역할과 연극이 나타내어 주는 것 사이에 면백한 콘트라스트가 빚어진다.
제8장 逆說(역설)
1. 역설의 개념
(1) 역설의 paradox는 'para(초월)+doxa(의견)'의 합성어이다. 이것은 아이러니와 함께 고대 그리스에서 수사학의 용어로 사용되어 왔으며, 19세기 낭만주의시대에는 아이러니와 혼동되어 사용되었고, 20세기 신비평가인 브룩스가 "시의 언어는 역설의 언어다"라고 하여 현대시의 구조원리로 내세우기까지 했다.
(2) 축약과 그를 통한 긴장이나 경이감, 신선한 발견의 장이 바로 역설의 근본 속성이 된다.
(3) 브룩스는 역설이란 "표면적으로 모순되는 양 보이지만 진실의 요소를 내포한 진술, 표면적인 진술과 그 바닥에 깔린 참뜻 사이에 대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역설은 아이러니와 아주 밀착되어 있다"라고 언급을 하였다.
2. 역설의 동기와 유형
(1) 내적 동기, 외적 사유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상대성이나 단절성을 그 자체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을 동시에 바라보려는 시점을 갖는 다는 것이 한 특성이다. 그런데 역설과 아이러니는 그런 관점에서 가장 유용한 시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가 역설을 쓰게 되는 동기에는 크루저가 해답을 제시한다. 하나는 역설이 우리의 흥미를 유발하고 주의집중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인생 자체도 역설적이라는 것이다.
(2) 역설의 유형
휠라이트는 역설의 세 가지 유형을 설정했다. ①表層逆說(표층역설) : 모순어법 ②深層逆說(심층역설) : 초논리적 세계를 아주 강하게 지향한다. 불교의 "있는 것이 없는 것이며, 없는 것이 있는 것이다 = 色卽是空(색즉시공), 空卽是色(공즉시색)"이 심층역설에 해당된다. ③진술과 암시의 상호작용에 의한 경우 : 심상 속에 깔려 있는 암시를 발판으로 성립되는 역설이다. 이때 詩作(시작)에는 두 개의 진술형태가 있다. 직접적 진술과 함축적 진술이 그것이다.
3. 신비평과 역설
시의 특징적 단면을 효과적으로 이해, 파악하기 위해서 역설의 개념에 주목한 것은 신비평가들이다. 신비평가들 가운데서도 브룩스는 좋은 시의 일반적 특질이 역설에 있다고 주장한 비평가다. 그는 먼저 시를 과학과 대조되는 언어를 쓰는 경우로 보았다. 역설은 과학과 상식이 빚어내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포괄적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브룩스의 경우
①브룩스의 역설론은 [잘 빚어진 항아리]가 그 부제로 "시의 구조에 관한 연구"로 붙은 것을 보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②신비평은 랜섬을 정점으로 테이트, 워렌, 브룩스 등의 참여로 발족한다. ③랜섬은 관념시(단순, 추상화의 경향)와 사물시(사실 그 자체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시)의 기본적 경향을 문제삼았다. ④브룩스는 [현대시의 전통]에서 좋은 시의 구조적 특징으로 기능적 비유, 위트, 아이러니 등을 들었다. ⑤시는 <성취된 여러 태도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2) 실제비평과 시카고학파의 비판
제9장 神話(신화)와 原型(원형)
1. 신화의 뜻과 성격
(1) 신화, 그리고 祭儀(제의)의 뜻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인식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자신과 신격, 자신이 소속한 집단과 신의 영역을 같은 끈으로 묶고자 한다. 그리고 이때 양자 사이에서 하나의 착실한 교통로 구실을 하는 것이 신화며 제의다. 종교적인 관계상황에서 본다면 신화와 제의는 바로 <救贖(구속)의 힘>을 뜻한다.
(2) 마크 쇼러는 "신화란 우리들의 가장 속 깊은 본능적인 생과 우주에 대한 원초적 인간의 인식을 본질적이고 극적으로 제시해 낸 것으로, 이 본능적 삶과 우주에 대한 지식은 모두 특수한 외견, 태도가 의존하는 심리상태를 가능하게 만든다."라고 하였다.
2. 원형의 이해
(1) 원형의 정의
①원형이란 여러 구체적 사상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들을 기본적으로 대표하는 것, ②원형은 각기 특성을 가진 사물들이 한결같이 뿌리를 박고 있는 깊은 근원이기도 하다, ③원형은 특수하고 독자적이며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원시적이며 보편적인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여러 개체의 기본적 특성을 내포하는 상황, 사건, 관계, 대상, 행동, 인물, 관념을 뜻한다.
(2) 집단 무의식과 원형
①프레이저가 낸 [황금의 가지]는 동서 여러 민족의 신화, 전설, 민담을 한자리에 집대성한 것이다. ②프로이트는 우리 자신의 심리를 무의식, 전의식, 의식 등의 영역으로 나눈 사람이다. ③인간의 의식 밑바닥에 깊숙이 자리잡은 보편적 상징 또는 원형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프로이트에 의해서가 아니라 융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④원형은 융이 말한 것처럼 <근원적이면서 보이지 않는 의식의 뿌리>다.
(3) 원형의 속성
융은 <본능이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 특유의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라면, 원형은 인간 특유의 성품들을 형성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원형은 본능의 自己模像(자기모상)이다. 그것은 <본능의 본능 자체에 관한 관조>라 정의될 수 있다.
3. 원형의 유형
(1) N. 프라이의 경우 - 제의, 그리고 사계의 신화
사 계절, 하루의 네 시기, 물의 주기가 갖는 바 네 국면, 인생의 네 시기 등에 동기가 주어진다. 즉
①봄 - 아침 - 비 - 청년 -> 喜劇(희극) ②여름 - 정오 - 샘- 장년 -> 로망스 ③가을 - 저녁 - 강 - 노년 -> 비극 ④겨울 - 밤 - 바다(또는 눈) - 죽음 -> 아이러니. 프라이는 원형 심상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묵시적 심상, 악마적 심상, 유추적 심상 이 그것이다. 이들 세 유형 심상은 다시 다섯 개의 범주들로 나누어진다. 즉 신의 세계, 인간계, 동물계, 식물계, 물질계 등이다.
*묵시적 심상 - 신계(하느님), 인간계(성도), 동물계(양), 식물계(포도주, 빵), 물질계(불)
*악마적 심상 - 신계(악마), 인간계(지배자, 창녀, 피지배자), 동물계(괴물, 맹수), 식물계(숲, 황무지, 십자가), 물질계(무기)
*유추적 심상(순수의 유추) - 신계(노인, 천사), 인간계(처녀, 아이들), 동물계(개, 말), 식물계(요술지팡이), 물질계(탑, 성)
*유추적 심상(이성과 성품의 유추) - 신계, 인간계(왕), 동물계(독수리, 사자), 식물계(깃발, (물)), 물질계(법정)
*유추적 심상(경험적 유추) - 신계, 인간계(보편적 인간), 동물계(원숭이), 식물계(노동하는 농부), 물질계(도시와 시골길)
(2) 원형의 다른 보기와 해석 - 휠라이트의 6개의 원형 심상
①上下(상하)의 원형 ②피의 원형 ③빛의 원형 ④말의 원형 ⑤물의 원형 ⑥圓(원)의 원형
(3) 모티브와 그 심상 상징
①게린의 원형 모티브 또는 유형 : 창조, 영원불멸, 영웅
②랭크의 원형 심상 유형 : 물, 태양, 색채, 圓(원), 뱀, 숫자, 원형적 여성(훌륭한 어머니 - 생의 신비, 죽음, 환생), 늙은 현인, 達士(달사)(구조자, 구세주, 도사), 바람, 배, 庭園(정원), 樹木(수목), 沙漠(사막)
제10장 語調(어조)와 거리
1. 시적 화자
(1)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말을 하는 화자는 남성으로서의 시인 김소월과는 판이하게 다른 정서와 태도를 지닌 인물인 여성이다. 이 시에서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이별이라는 시적 대상에 대한 김소월이라는 실제적 시인의 태도가 아니라 그것을 말하는 여성적 자아의 태도이다. 이처럼 시에서 직접 나타나 담화를 이끌어 가는 자아를 시적 화자라 한다.
(2) 서정주의 [춘향유문]에서 말을 하고 있는 화자는 춘향이다. 시인은 춘향이의 눈과 마음을 뒤집어 쓰고서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유치환의 [광야에 와서]에서 화자는 다분히 시인 유치환의 체취를 다분히 지니고 있는 존재이다. 시인은 관야까지 밀려온 자신의 막막한 심정을 독자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
2. 시에서의 어조
(1) 어조의 개념
어조는 결국 시적 화자에 의해 결정된다. 시적 화자가 어떠한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말하는 어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조는 시적 제재에 대한 한 시인의 독특한 반응양식이라고 할 것이다.
(2) 어조의 결정요인
시에서 행과 연의 배열방식은 시적 어조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시의 대표적 특징 중의 하나인 운율 즉 소리의 반복이나 리듬의 반복 등의 음악성은 시에서 감정 또는 기분의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그것이 어조를 형성하게 디는 것이다.
(3) 아이러니와 어조
표면적 어조와 숨겨진 어조가 차이가 난다는 것은 한편의 시 속에 화자가 이중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중적 화자를 가진 수사법을 아이러니라고 한다. 결국 아이러니는 이중적 화자를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3. 어조와 거리
모든 시는 지나친 거리 조정과 부족한 거리 조정 양극단 사이에 존재한다. 그리고 좋은 시는 이와 같은 양 극단 사이에서 표현된 제재와 정서에 가장 합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시를 일컫는다.
4. 어조와 시적 진술
(1) 시적 담화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는 묘사와 진술이다.
(2) 묘사는 언어를 회화적인 방법으로 사용하여 대상을 시각적이고 제시적이며 감각적으로 그려 나간다. 이러한 묘사를 통해 시적 담화를 구성한 경우 시의 어조는 다분히 객관화된다. "배꽃가지/반쯤 가리고/달이가네....."로 시작하는 박목월의 [달]이라는 시가 회화적 묘사가 중심이 된 시다.
(3) 진술은 화자의 심리를 직접 토론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담화이다. 이처럼 진술의 방식에 의해 구성된 시적 담화는 고백적이고 해석적인 특성을 지니게 된다.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로 시작하는 김수영의 [꽃잎1]의 시적 화자는 고백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4) 진술은 독백적 진술, 권유적 진술, 해석적 진술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①독백적 진술은 시적 화자 스스로가 담화의 대상이 되어 이루어지는 진술로, 반성하거나 기원하는 형태를 지니게 된다. ②권유적 진술은 자신의 주장을 불특정 개인 또는 다수에게 적극 동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권유문의 형태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권유적 진술은 주체의 주장이 보다 강하게 표출되는 특징을 지닌다. ③해석적 진술은 시적 대상이 된 사물이나 사건 등에 대한 시적 화자 나름의 해석과 비판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해석적 진술은 대상에 대한 탐구와 비판이라는 성격을 강하게 지니게 된다.(퍼온 글)
원론적인 이야기이고 다들 알고 있으시겠지만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으로 옛것도 새롭게 하면 좋을 것으로 다시 보는 맛도 운치가 있을 것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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