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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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하는 소식

2006.06.22 13:40

그레이스 조회 수:218 추천:25



6월 들어서 제게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6월 첫날, 구순을 바라보시는 아버지가 전날 밤에 이어 다시 쓰러지셔서
구급차로 병원으로 모셨다가 양로병원으로 모신 지 20일이 되어갑니다.

전혀 거동을 못하시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어 당분간 그곳에 모시기로 하고
매일 가뵙고 있지만 자식의 도리를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죄스럽습니다.

불효한 제가 아버지를 바라보며 가슴앓이가 심했던지
한여름에 감기 몸살을 앓다가 폐렴으로 악화되어 고생을 좀 하였고
지금도 잔기침 중에 있습니다.

그런 중에도 둘째아이의 대학원 졸업이 있었고
아이의 여자친구의 가족이 하와이에서부터 축하차 와서 손님도 치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졸업하고, 공부도 할만큼 한 아이가
지금부터 다시 새로운 학문을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졸업식 내내 또 다시 먼 길의 시작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홀가분하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론 목표를 위해 힘든 길을 마다않고 가려는 아이가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앞으로 10년을 바라보는 아이의 목표가 순탄히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면서
나도 건강을 잘 지켜 아이의 꿈을 이루는 날 함께 기뻐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삶엔 이렇게 힘든 일, 괴로운 일 가운데도 미래를 희망할 수 있는 일들이
조화를 이루어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을 주는가 봅니다.

며칠 전에는 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워드리다가 작동이 서툴러 허리에 무리가 갔는지
요통까지 심해져서 더욱 고통을 겪고 있지만, 낯선 곳에서 힘들게 계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차라리 이렇게 육체적으로라도 고통스러운 것이 마음 편하게 느껴집니다.

감성보다 이성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요즘, 경황이 없어 서재관리를 잘 하지 못하여
찾아주시는 사랑하는 님들에게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곧 안정 되는대로 다시 열심히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6/22/06
그레이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