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때 <마지 로>
2021.08.03 05:56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때
<마지 로>
이 단어들은 전에도 썼던건데
지금 우리가 쓰고픈 단어는 어떤거지?
골칫거리. 걱정. 팬데믹.
여기에 어떤 형용사를 더하지?
유래가 없는. 혼미한. 가공할.
무시무시한. 걱정스러운. 비참한. 서글픈.
어떤 단어는 이것에
이름 붙이게 하고,
그 이름 불러 나오게 하는,
힘을 주지.
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때는,
이것들을 뭐라 부를지 몰라.
그저 허공 속을 아무렇게나 헤메다
막 떠오르는 음절 조각들일 뿐.
하지만 이 음절들은
비명,
애통의 울부짖음들.
이 떨어지는 조각들을
꽉, 짜 맞추면서,
결국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거야.
감상: 펜데믹이 아직도 만연하고 여기 저기서 슬픈 울음이 터져나온다. 이럴 때 시인도 적절한 말을 찾아을 수 없다.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데 너무 숨이 막혀 생각조차 글로 표현할 수 없는데… 여기 시인 마지 로(Margie Roe)는 시가 나오는 과정을 형상화해본다. 아무렇게나 막 떠오르는 조각 음절들을 모아 말를 만들고 또 시를 만드는 것 아닐까?
이 시인은 텍사스 시다파크라는 작은 도시에 살고 있고 시집으로 Flight Patterns 과 Call and Response 가 있다.
When Things Fall Apart
by Margie McCreless Roe
These words have been used before.
What is the word we need for now?
Trouble. Worry. Pandemic.
What is the adjective we want?
Uncharted. Bewildering. Formidable.
Frightening. Alarming. Distressful. Sad.
Some word to give this a name,
to give us some power,
something to call it out.
But when things fall apart,
they have no name.
Just syllables fluttering about
in the spaces of the day.
But those syllables are cries,
cries of lament,
with a force, framing,
eventually forming something
from the pieces that fall.
Margie McCreless Roe, who lives in Cedar Park, has published two poetry collections, “Flight Patterns” and “Call and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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