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게 (견공시리즈 107)
이월란(2011-5)
능청맞은 것
귀를 비틀고
발을 흔들고
코를 간질이고
엉덩이를 찌르고
꼬리를 말아 쥐고
배를 통통 때리고
수염을 잡아당기고
그래도 눈을 감고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해코지를 해악이라 여기지 않는
이 철통같은 믿음
가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겼던
그 연기 같은 세월이 주고 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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