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우리들, 우리들은요 -나태주 시 <봄날에>를 읽고

2006.08.17 18:36

조옥동 조회 수:912 추천:58

봄날에 / 나태주 전집에서(06.6.10)    

  

   사람아,
   피어오르는 흰구름 앞에 흰구름을 바라
   가던 길 멈추고 요만큼
   눈파리하고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목의 한 주막쯤인 셈이요,

   철쭉꽃 옆에 멍청히
   철쭉꽃 바라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 가운데
   한 길이 아니겠는가?
  

   마치,
   철쭉꽃 눈에 눈물 고이도록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에 철쭉꽃물이라도 배어 올 듯이,
   흰구름 비친 호숫물이라도 하나 고여 올 듯이,

   사람아,
   내가 너를 두고
   꿈꾸는 이거, 눈물겨워하는 이거, 모두는
   네게로 가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한 방법쯤인 것이다.
   숲 속의 한 샛길인 셈인 것이다.


나태주 선생님, 선생님의 글은 왜 이처럼 애처롭습니까?
  내 홀로 걸어가는 숲속의 한 샛길에서 또 다른 샛길로 오는 너를 만남이 있을 거라는 꿈은 곧 눈물의 샘 입니다. 만남은 곧 헤어짐의 한 발 앞에 있는 줄을 ~ 그래 겨운 것 투성이 인 우리들 그래요 우리들 겨운 것 투성이인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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