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때문입니다---나태주

2007.12.08 14:06

조만연.조옥동 조회 수:551 추천:59

당신 때문입니다
 
 
                               나태주
 
하루를 살아도 나
곱게 숨 쉬는 사람임은 오로지
당신 때문입니다
 
뜨는 해를 보아도
작은 풀꽃 한 송이를 보아도
길 가다 문득 새소리를 듣다가도 나
눈물 글썽이는 소년임은 그 또한
당신 때문입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때로는
서럽기도 한 이승에서의 날들
하지만 쉬이 놓을 수 없었음은 역시
당신 때문입니다
 
맑게 살아라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기도 처럼 살아라
 
나 하루를 살아도
아름다이 마무리하고 싶음은
오로지 당신 때문입니다.
2007.8.18

꺼질 듯한 자신의 목숨을 관망하는 영혼의 소유자가 되는 가정을 해 봅니다. 끝까지 원망과 비통으로 소리치며 호흡을 멈추고 말까요?
시인은 그리할 수 없었지요.
지나간 날의 서러움과 고난이 스승이었음을 깨닫고, 생을 포기할 만큼 지극한 고통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발견하는 지혜는 인간의 한계를 철저히 인식하고 승리한 자에게 주어지는 은혜입니다.
“모든 것은 당신 때문입니다. 나로 하여금 호흡을 계속하고 살아남게 했다”는 당신은 누구(무엇)일까요?
매일 떠오르는 해와 작은 풀꽃하나 그리고 작은 새소리에도 감동하는 순수했던 과거의 소년으로 회복한 시인은 그의 당신에게 새롭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맑게 흐르는 조용한 강물 되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결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은 약속보다 진한 눈물입니다.
당신은 이러한 당신을 지니셨는지요?/  조옥동 시인 선
* 나태주 시인이 지난봄부터 여름동안 죽음과도 같은 병마를 물리치고 공주 자택으로 복귀하기 직전    의 작품. 입원중 병상에서 쓴 작품을 시집<꽃이 되어 새가 되어>로  문학사상사에서 최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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