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 돌을 보면 / 김영교 3-26-2020
2018.03.30 18:30
파키스탄 kalash Valley에서 보내온 동창 일선 작품 3/23/2018
돌을 보면 / 김영교
시우회 석상길시인의 사랑은
돌, 꿈도 돌꿈을 꾼다
돌 수집 평생
돌 전시 수 차례
돌 시를 모아 시집도 출판했다
요세미티 폭포 저 아랫 마을
개울물속을 첨벙대며 골라 줍는 보석들
야영 하는밤 교교한 달빛이
어슬렁 곰을 불러냈다
우리가 식량을 지킬 때 석시인은 돌을 간수했다, 가족이 었다
곰이 얼마나 배가 고프면 돌을 먹을까마는
그 큰집 가득 그 돌 자식들 배웅받으며
하늘 돌 따러 그는 홀로 길 떠났다
이제 하늘 강을 만나 어떤 돌을 주을까
은하수 물속을 헤집고 체석하는 석상길 시인
웃는 듯
지구 저편 파키스탄에서 동창이 보내온 이 사진 한장
돌시인 모습 겹친다
개울물 소리는 돌시인의 돌사랑 이야기
귀가 된 내 몸 몽땅 가져간다
돌시인이 줍다 버린 돌, 밤마다 별로 뜬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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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3.3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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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3.31 07:48
성묘(省墓)/ 고은
아버지, 아직 남북통일 되지 않았습니다.
일제시대 소금 장수로 이 땅을 떠도신 아버지.
아무리 아버지의 두만강 압록강을 생각해도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
두만강의 회령 수양버들을 보셨지요.
국경 수비대의 칼날에 비친
저문 압록강의 붉은 물빛을 보셨지요.
그리고 아버지는
모든 남북의 마을을 다니시면서
하얀 소금을 한 되씩 팔았습니다.
때로는 서도 노래도 흥얼거리고
꽃 피는 남쪽에서는 남쪽이라
밀양 아리랑도 흥얼거리셨지요.
한마디로, 세월은 흘러서 멈추지 않는 물인지라
젊은 아버지의 추억은 이 땅에 남지도 않고
아버지는 하얀 소금이 떨어져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남북통일이 되면 또다시 이 땅에 태어나서
남북을 떠도는 청청한 소금 장수가 되십시오.
"소금이여", "소금이여"
그 소리, 멀어져 가는 그 소리를 듣게 하십시오.
- 시집『문의 마을에 가서』(창작과 비평,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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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북경 칭화대 연설에서 남북 국민들이 자유롭게 왕복하는 ‘새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동서독의 경우처럼 남북한 자유왕래가 실현된다면 통일은 명약관화한 기정사실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정부는 별로 노력한 것도 없이 상황만 악화시키고 말로만 설레발이치고 말았다. 그에 비해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문재인 정부는 평화통일의 꿈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서게 한 것만은 확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평양에 도착한 공연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의 방북도 통일의 물꼬를 트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나아가 막혔던 금강산 길도 뚫고 관광구역 확대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서로 오가는 발길이 잦아지고 넓어진다면 새로운 한반도 지형 위에 튼튼한 통일의 가교는 놓이리라. 통치자의 격 떨어지는 실언이기도 했지만, 하루아침에 북한체제가 붕괴되는 상황에 기대는 ‘통일 대박’은 위험천만하고 우리로서도 자칫 재앙일지 모른다. 상호신뢰를 쌓으며 관계개선이 우선되어야 점진적으로 곳곳에서의 길이 터일 것이다. 통일은 결국 어떤 사상이나 무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문화나 스포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 이번에 공연될 노래 가운데 몇 곡은 북한 인민들도 줄줄 따라 부를 정도로 이미 우리의 대중문화가 깊숙이 침투해 있지 않은가.
이번 방문 예술단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는 가수는 추가로 합류한 강산에다. 그의 대표곡 ‘라구요’에는 남다른 개인사가 숨어있다. 충청도 출신인 어머니는 함경도로 시집을 가서 1949년 첫 아이를 출산했지만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어머니는 남편과 생이별하고서 아이만 둘러업고 극적으로 흥남부두에서 배를 타고 거제까지 내려와 그곳에 정착했다. 함경도 북청 출신인 아버지 역시 전쟁 통에 처자식과 뿔뿔이 흩어진 뒤 거제에 둥지를 틀었다. 한의사였던 아버지는 같은 피란민 처지인 어머니와 새로 가정을 꾸렸고 거제에서 강산에와 그의 누나가 태어났다. 굴곡진 어머니의 삶은 곧 한국의 근현대사였고 그것을 곡으로 만들었다.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어머니 레파토리 그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남은 인생 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 어머니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 전에 꼭 한번 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북측 실무단은 강산에에게 '넌 할 수 있어'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 괜찮다고 했지만, '영걸이 왔니 무눙이는 어찌 아이 왔니 아바이 아바이 밥 잡쉈소 어 명태 명태...' 함경도 사투리가 나오는 곡으로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인 ‘명태’와 함께 ‘라구요’를 꼭 부르고 싶다고 했다.
우리의 대중문화와 상품이 저들의 삶에 자리 잡고 있는 현상이야말로 통일의 기운을 북돋우는 최적의 조짐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개방과 시장경제의 확대야말로 우리로선 가장 소망스러운 통일의 문고리가 아니랴. ‘남북을 떠도는 청청한 소금 장수’가 재현되는 날이 바로 새로운 한반도의 지형이 형성되는 그날이 아닌가. ‘라구요’가 저들의 새로운 유행가가 되고, 남북 물자교류가 활발해져 묘향산에서 직접 캔 노루궁뎅이버섯을 남한의 경동시장에 내다팔고, 남한의 전자제품 대리점이 북한 땅에 들어서 김치냉장고가 각 가정에 보급이 될 때 어느새 통일은 눈앞에 와있으리라. 시인의 아버지가 ‘하얀 소금이 떨어져서’ 돌아가신 분단시대에 우리가 계승해야할 가치도 바로 그 소금과 같은 것이 아닐까. 권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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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3.31 08:11
The earth does not belong to us..
We belong to th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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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8.03.31 11:02
척척박사님:
돌시인이 그리운 날 척척박사의 발길
마지막 한 소중한 그 때를 흡량했지요.
봄날치고 오늘 토요일 오후 내일은 부활절
이 수난 절기가 너무 환하면 안될것 같아요.
촛불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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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4.01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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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4.01 09:50
Beautiful Song..
Life fades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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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4.01 11:28
조병화. 詩 모음.
조병화
생몰-1921년 5월 2일 (경기 안성시) ~ 2003년 03월 08일 (향년 81세)
학력-쓰쿠바 대학교 물리화학과
데뷔-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
수상-1985 대한민국 예술원상 외 6건
경력-1995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외 7건
■ 늘 혹은 때때로 / 조 병 화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生氣)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世上)을 떠나는 시간(時間)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人生)다운 일인가
그로인(因)하여
적적(寂寂)이 비어있는 이 인생(人生)을
가득히
채워 나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명확(明確)한 확인(確認)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놀인가.
■ 해인사 / 조병화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믿음은 하나큰 집에 사나
작은 집에 사나
인간은 하나■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른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그는 거리에.....
한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덧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개미 / 조병화.
개미는 왜 사는 질 따지지 않는다
온 힘 다하여 부지런히 살 뿐이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병신이 되면 병신이 된 대로
그저 부지런히 살 뿐이다
개미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고달프다든가
힘들다든가
억울하다든가
배가 고프다든가
팔다리가 아프다든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부지런히 일을 할 뿐이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독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명성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출세를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민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그런 병을 앓지 않는다
혼자서 살다가
혼자서 일하다가
혼자서 죽는다
개미는 왜 사는 질 따지지 않는다
그저 대지를 열심히 살 뿐
인간이 거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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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8.04.01 15:32
척척박사님, 늘 들어도 좋은 Evergreen, 왕따를 모르는 세월
저희 동아리 이름이 Evergreen, 옛날이 생각나요! 심훈 때문이었을까요?
조병화 시인은 수학선생이었다죠? Right & Left both Brain이 다 발달됬나보죠?
시도 많이 썼고 또 좋은 시도 많네요. 조병화 시인의 저는 '의자'를 좋아해요.
가는 길 - 김소월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