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사는 목사님 - 이 아침에 -중앙일보
2018.05.25 17:47
수필 창작 - 밥사는 목사님 / 김영교
목사와 경찰관, 그리고 선생이 밥 먹으러 식당에 갔다. 오래 서로 눈치 보며 밍기적 돈 낼 생각을 하지 않자 누가 밥값을 냈을까? 모두가 공짜 밥 선호족이란 얘기다.
목사님을 지극정성 대접하는 어머니를 보며 살아왔다. 일주일을 단위로 일생동안 사귐을 가진 영적 리더 목사, 그런 주의 종 대접에 부지런한 어머니는 정성을 다했다. 많은 사람들이 밥 살 때는 마음과 뜻을 다해 성의껏 모신다. 나 또한 대접하고 나면 기쁘다. 누구나 성의 있는 사귐으로 하기 때문이다. 영적 지도자, 목사와의 만남에는 늘 가슴 찡한 설렘이 인다. 감사할 일은 대접 받을 만한 은혜로운 영적 영향력을 끼치는 목사가 주위에 많다는 점이다. 그럴 때면 대접해드리고 싶은 성정의 발로는 자연스러운 성도의 마음 아닐까.
얼마 전 주말에 우리 집에 반가운 방문이 있었다. 그 발길은 여러 차례 문의해 와 이쪽 편한 시간을 살핀 게 바로 그 날이었다. 그는 엘에이 한인타운 아파트에 살고 있는 목사다. 섬기는 교회도 시내에 있다. 아파트 단지 텃밭이 키운 무공해 상추 그리고 과일 한 상자가 동행해 함께 왔다. 대접 받는 데에만 익숙한 목사가 주위에 많은 게 주지의 사실이다. 매일 이것 달라 저것 달라, ‘달라’에 익숙한 교인들도 문제 있다. 나도 그중의 하나인지 살펴본다. 골치가 많이 아프겠다, 코리안의 하나님은.... 그런 생각에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마침 이웃에 건강 식당이 있어 작은 예배 후 그날 우리 일행 여섯 명운 그리로 자리를 옮겼다. 나보다 앞서 지불카드를 계산대에 먼저 맡긴 그 목사님은 진지했다. 오늘 밥값을 성의껏 부담한 그 목사의 배품은 대화부터 울림이 있었다. 내 속마음은 놀라워했고 진정성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와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다. 오늘 이렇게 '밥 사'목사를 만난 것은 의외의 사건이었다. 오랜 세월 고착된 나의 선입견, 그것은 수정을 거부하고 고성처럼 우뚝했다. '오늘 이런 목사도 있구나!' 비뚤어진 나의 중증 편견이 허물러지며 드디어 안목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부드럽게 물렁해진 뻣뻣했던 고정관념의 외투, 햇볕이 벗긴 것이었다.
그 후 기회 있을 때 마다 챙겨주는 목사님의 정겨운 코이노니아! 하늘마음이 아니고서야 기쁨으로 해 낼 수가 있을까 싶었다. 이웃에게 철따라 형편 따라 퍼주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그 목사가 하나님 말씀을 대언할 때 교인들은 분명 일심동체 영적 관계의 가족이라 여겨졌다.
기도할 때면 울고 때 쓰기가 나의 전문분야였다. 주님도 답답했을 것이다. 나의 고정관념이 이렇게 수리되고 나서 그토록 어처구니없이 생 때 쓰던 기도가 방향이 바뀌어졌다. 살다보면 약해지고 병도 든다. 어떤 형편에 있던지 살아있어 그저 감사할 뿐이다. 감사하는 눈에 보이는 주위의 아름다운 것 들,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해답은 식당 주인! 우시게 얘기 치곤 씁쓸한 뒷맛이 찌르는 데가 있다.
중앙일보 5월 24일 목 < 이 아침에 >
친구 홍승표작품 - 라일락꽃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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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ul
2018.05.2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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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8.05.27 07:01
노을님; 기척, 언제나 반갑습니다. 고맙게도 연후가 밝고 눈부십니다. 실내 컴 앞에 앉아
발송할 원고, 준비하다 뛰어왔어요. 늘 성원의 눈빛으로 읽어주시고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창작도 열의있게 하시네요,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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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5.26 01:44
수많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비상등을 번쩍이며 리무진으로 대로를 질주하는 대신 혼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골목길을 즐겨 오르내리는 맑은 명주 두루마기를 받쳐입고 낭랑히 연두교서를 읽기도하고, 고운 마고자 차림으로 외국의 국빈들을 환하게 맞기도 하는
더러는 호텔이나 별장에 들었다가도 아무도 몰래 어느 소년 가장의 작은 골방을 찾아 하룻밤 묵어 가기도 하는
말많은 의회의 건물보다는 시민들의 문화관을 먼저 짓고, 우람한 경기장보다도 도서관을 더 크게 세우는
가난한 시인들의 시집도 즐겨 읽고, 가끔은 화랑에 나가 팔리지 않은 그림도 더러 사 주는
발명으로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좋은 상품으로 나라를 기름지게 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서는 육자배기 한 가락쯤 신명나게 뽑아대기도 하는
정의로운 사람들에게는 양처럼 부드럽고 불의의 정상배들에겐 범처럼 무서운
야당의 무리들마저 당수보다 당신을 더 흠모하고, 모든 종파의 신앙인들도 그들의 교주보다 당신을 더받드는
정상들이 모이는 국제회의장에서는 어려운 관계의 수뇌들까지도 서로 손을 맞잡게 하여 세계의 환호를불러일으키는
어느 날 청와대의 콩크리트 담장들이 헐리고 개나리가 심어지자 세상의 담장이란 담장들은 다 따라 무너져 내리기도 하는
더 더욱 재미있는 것은
당신이 수제비를 좋아하자, 농부들이 다투어 밀을 재배하는 바람에 글쎄, 이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밀 생산국이 되기도 하는
어떠한 중대 담화나 긴급 유시가 없어도 지혜로워진 백성들이 정직과 근면으로 당신을 따르는
다스리지 않음으로 다스리는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그리고 아, 동강난 이 땅의 비원을 사랑으로 성취할
그러한 우리들의 새 대통령
당신은 지금 어디쯤 오고 있는가?
시인의 본명은 강홍기, 임보라는 필명은 ‘숲을 거니는 사람’이란 뜻으로 청년 시절 프랑스 시인‘랭보’가 좋아서 비슷하게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까닭은 얼마전 한국대통령 취임식에서 김XX라는 시인이 써바친 심하게 황홀하여 세계에 웬 성인이라도 나타난 것 같은 시와는 다르게 평범한 사람들의 소망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 시대에도 요순임금같은 대통령을꿈꾸고 있나보다. 시인은 꿈을 꾸고 그 꿈은 세상으로 전이된다. 그리고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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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8.05.27 07:09
척척박사님:
감미로운 b/m을 들으며 임보시인의 시에 젖어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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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5.26 04:05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육십이 넘은 어느 노부부가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을 했습니다.
성격차이로 이혼하게 된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혼한 그 날,
이혼 수속을 부탁했던
변호사와 함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통닭 집에서 했습니다.
주문한 통닭이 나오자
할아버지는 평소에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던 날개 부위를 찢어
할머니에게 권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닭고기를 권하는 모습이 어떻게나
진지하고 정성스럽게 보였는지
어쩌면 이 노부부가 다시 화해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변호사가 생각하는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아주 기분이 상한 표정으로
할머니가 마구 화를 내며 소리를
쳤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지난 삼십 년 간 늘 그래 왔어~!
항상 자기 중심적으로만 생각하던
그 버릇이 이혼하는 날까지도
변함이 없으니.
난 다리 부위를 좋아하는데 또
다시 날개를 주는 것을 보니 말이야.
당신은 지금까지
내가 어떤 부위를 좋아하는지
한번이라도 물어본 적도 없어.
당신은
역시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왔던
그대로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야~!"
할머니의 말이 끝나자 마자
이번엔 할아버지가 소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뭐라구! 날개 부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였어!
나는 내가 먹고 싶은 부위를
삼 십여 년 간이나 꾹 참고
항상 당신에게 먼저 건네준 건데
어떻게 이혼하는 날까지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화가 난 노부부는 서로 씩씩대며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각자의 집으로 가버렸습니다.
집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자꾸만
할머니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아내에게 무슨 부위를 먹고 싶은가?
물어본 적이 없었구나.
그저 내가 좋아하는
부위만 주면 아내도 좋아하겠거니
짐작으로만 생각했지.
내가 먹고 싶은 부위를
떼어내 주어도 항상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아내에게
그 동안 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곰곰이 돌이켜 보니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던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나는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과라도 해서 아내 마음이나 풀어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핸드폰에 찍힌 번호를 보고
할아버지로부터 온 전화임을 안
할머니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는 마음에
전화를 받지 않고 끊어 버렸는데
또다시 전화가 걸려와 이번에는
아예 밧데리를 빼 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난 할머니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지난 삼십 년 동안을
함께 살아오면서도 남편이 날개부위를
그렇게 좋아하는 줄도 몰랐네.
자기가 좋아하는 부위를 그렇게
나에게 먼저 떼어주었는데도
그 마음을 몰라주고
그저 뾰로통한 얼굴만 보여주었으니
얼마나 섭섭했을까?
나에게 그렇게 마음을 써주는
줄은 몰랐구나.
아직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인데
헤어지긴 했지만
늦기 전에 사과라도 해서
섭섭했던 마음이나 풀어주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한 할머니가
큰 마음을 먹고 할아버지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할아버지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화가 났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낯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간 밤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 집으로 달려간
할머니는 핸드폰을 손에 쥐고
죽어있는 남편을 보았습니다.
그 핸드폰에는
남편이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보내려고 찍어둔 문자 메세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배려가 없다면
유지될수 없다고 합니다~^^*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를
실천하는 성공의 하루를 시작합시다.
사랑 합니다..
좋은글이라 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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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8.05.27 07:20
척척박사님: 5월의 편지 다음이 <님 그림자> - 친구의 favorite, 지금 친구는 가고
멜로디는 남아 내 곁에.....
건강하시지요? 댓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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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8.05.28 00:44
괴로움과 행복에 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언들 ~○ 인간이 불행한 것은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유는 단지 그것뿐이다. 그것을 자각한 사람은 곧 행복해진다. 일순간에.
○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 인생에 괴로움이 없다면 무엇으로써 또한 만족을 얻을 것인가?
○ 만약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인간이 그것을 만들어낸 것이 된다. 그렇다면 인간은 분명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도록 악마를 만들었을 것이다.
○ 불행은 전염병이다. 불행한 사람과 병자는 따로 떨어져서 살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그 병을 전염시키지 않기 위하여.
○ 인간의 그 강한 생명력! 인간은 어떠한 것에도 곧 익숙해지는 동물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최상의 정의다.
○ 거침없이 남을 비난하기 전, 먼저 자신을 살리는 법부터 찾아야 한다.
○ 돈이 있어도 이상(理想)이 없는 사람은 몰락의 길을 걷는다.
○ 많은 불행은, 난처한 일과 말하지 않은 채로 남겨진 일 때문에 생긴다.
○ 가장 가혹한 형벌은 전혀 무익하고 무의미한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실패했다고 낙담하지 않고, 성공했다고 기뻐 날뛰지 않는 것.
1881년 오늘은 러시아의 최고 문호, ‘넋의 리얼리즘’을 완성한 도스토예프스키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간질, 폐기종 등으로 고생하다 오늘 폐동맥이 파열돼 괴롭게 눈을 감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아시다시피 롤러코스트와 같은 삶을 삽니다. 28세 때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사회주의 동아리에 가입했다가 사형 언도를 받습니다. 그는 사형 집행 광장에서 ‘만약 신의 가호가 있어 살수가 있다면 1초라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죽음을 기다리다가 총살 직전 기적과 같이 황제의 감형을 받습니다. 그리고 4년 동안 시베리아에서 5㎏의 쇠고랑을 차고 유배생활을 하지요.
아내의 죽음과 재혼, 출판사의 파산을 거치며 막다른 골목까지 몰렸으며 자신처럼 간질을 앓던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매일, 매일을 죽음을 앞둔 날처럼 지냈습니다. 자신이 너무 편해지고 나태해진다고 느끼면 카지노로 가서 돈을 모두 탕진하고 ‘사지’(死地)로 되돌아왔다고 합니다.
오늘은 극심한 고통을 벗 삼아 지내며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등 인류의 대작을 완성한 대문호가 삶의 괴로움과 행복에 대해 내놓은 명언들을 음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불행해 보이는 세상에서 행복을 위해서….
시인님의 글 - 어떠한 처지에 있든, 우리는 늘 감사할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살아야 할 일이다 -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노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