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作 詩抄 2題
‘그 꽃’
산책길 벤치에서 지팡이가 자빠졌다.
지팡이 줍느라고 허리 굽힌 잔디 밭 속
작은 꽃 하나
오종종
꽃술이 떨고 있다
고은의 ‘그 꽃’과 다름이 없다
그이의 그것은
‘순간의 꽃’이었지만
나의 그것은
외로움
매일 지나쳐도 못 보았던
그 꽃
잔디가 깊어서였나
나에겐 왜
이제서 보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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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친구가 불평을 했다.
어제보다 오늘이 못하다고
돈도 있고
집도 크고
마누라도 건강하고
겉보기엔 멀쩡한데
그래도 왠지
삶이 그렇다고,
세상이 지겹다고 불평을 한다
왜일까
복에 겨워일까
삶이 그렇다고?
삶이 그런 거...허, 이제 알았나
전화를 끊고
소리 없이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