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白手) / 성백군
열심히 살았는데
와 보니, 천 길 낭떠러지라
브레이크(brake)를 밟았는데
80마일 과속이 멈추지 않아
여기저기로 튀어 오르는
백수(白手)
퇴직에, 자식들 분가에, 홀아비·홀어미,
혼자라 할 일이 없다만
먼저 간 친구들 뒤따르기엔
아직 여력이 남아
지인들 찾아다니며 기웃거려 보지만
이제, 그만 쉬란다. 무얼 어떻게
만들어라
자신만을 위해서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 해보며 득도하자
들로, 산으로 쉬엄쉬엄 걸으며
바삐 사느라 놓친 것 살펴보고
후미진 곳 무관한 사람들 찾아 잔양(殘陽)을 보태면
남몰래 기쁨이 찾아오느니
백수(白手)는 백(百) 가지 수(數)다
시간이 늙음에 베푸는 마지막 배려
놓치지 말고, 넘치도록 채워
천수를 누리자
1468 - 0220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