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8 19:20
꽃피는 언덕에서 - 이만구(李滿九)
세월 덧없이, 또 한해의 봄날은 가고
유월 회향초가 산언덕에 화사하게 피어있다
파도가 넘나드는 해안을 끼고 피어난다던
그 꽃은 어디에서 와 여기 피어있는가
한가로이 긴 잎사귀 펄럭이는 들풀의
사랑 하나 품고 피어난 노란 꽃의 향연
지금도 기억에 남은 한 여류시인 마음에도
바다 건너 가고픈 고향은 아득히 먼데,
저리도 환히 피어나 더 사무치게 그리움 인다
버클리 해변에서 만난 성자의 꽃이시라던
갯바람 스쳐가는 한적한 산기슭 풍경
사슴 가족 모여 와 마지막 전별을 하는
마음벽에 비친 그 울음 사진 한 장 간직하셨지
다시 찾아와 보는 해거름이 진 언덕에는
예전처럼 팔 벌린 메마른 가지들 덩그러니
그때처럼 떠나가는 목이 긴 순한 사슴들
줄을 지어 늘어 서 수북한 수풀 헤치며
가을 속 회향초의 흔적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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