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12:41
길가의 소나무 - 이만구(李滿九)
청솔가지 사이로 흰 구름 흘러가고
나무 끝 스치는 청아한 바람소리
고향의 앞산 그 유월 하늘은 마냥 푸르렀다
이국의 건조한 남가주 초여름 산숲
그때 생각하며 걷는 소나무길
거북등처럼 갈라진 껍질 덮인 아람들이 외송의
잔가지 마냥 싱그럽게 늘어져 있다
잠시, 길가의 콘그리트 벤치에 앉아
보기 드문 큰 소나무 가로수
등바침 유리 위에 쓰여있는 '황혼의 초록'
저녁산 그림터치에 등 기대어 본다
커다란 날개 펼치는 검은 갈까마귀
낮은 소리로 까옥거리고
셀폰의 클래식 채널, 엘에이 오케스트라 연주
토요일 아침 감미로운 선율 흐른다
비지터 센터까지 걷다 오는 주말 산책
귀에 익은 달콤한 음악 들으며
고향 같이 포근한 소나무길 따라 집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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