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 15:25
봄의 자리 - 이만구(李滿九)
눈 내리지 않는 뜨락에 봄이 찾아와
뜻밖의 우박이 할퀴고 간 자리
상심한 몇 날이 지나서야
가지사이 목화송이처럼 뭉쳐
하늘에 비친 햇살 속 다시 하얀 배꽃 핀다
나는 돌아온 봄의 자리에 누어
바람의 숨결 내 마음 그 가지 끝마다
심술궂게 흔들어 놓고
어김없는 세월, 봄소식 훔치어 본다
안경 너머 초점 속 어린 하늘빛
붓으로도 터치할 수 없는
흰꽃 사이로 흐르는 새털구름
벌써 무얼 구하려나 벌들 날아와 분주하다
옛날 티브이 속 텔레토비가 내려올 듯
푸르러지는 캘리포니아 봄산
오늘 하루, 세월을 깔고 누어
새 봄 오는 하늘에 작은 종달새들
꽃샘추위 모른 체 봄의 춤사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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