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 13:09
만추 - 이만구(李滿九)
텅 빈 고궁, 발아래 낙엽은 뒹굴었다
휩쓸고 지치는 바람 옷깃 여미며
벤치 위 가슴 아픈 이별만 남기고
돌아서는 쓸쓸한 발길이었다
절망의 긴 한숨 흐느낌 속에서
창살에 비친 새벽 푸른 샛별
벼린 칼날 같은 초승달 떠오를 때면
운명이란 이름의 죄로
깊게 목놓아 울었다
서로가 상처받은 영혼이었기에
짧은 만남 속 그 긴 이야기
당신이 주고 간 손목시계
심장의 고동처럼 흐르는데
꿈은 멀어져 가고 찬 바람 스쳤다
따스하던 당신의 미소와 손길
눈부신 가을 오후 담벼락에 기대어
금빛 사랑이었기에 운명이라고
만추 햇살 아래 젖은 눈망울로 맺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1 | 노을 시선 100편 | Noeul | 2024.11.02 | 28 |
100 | 봄의 자리에 | Noeul | 2024.11.02 | 29 |
99 | 낙산, 그 푸른 파도여! | Noeul | 2024.11.02 | 33 |
» | 만추 | Noeul | 2024.11.02 | 29 |
97 | 장미꽃은 지고 | Noeul | 2024.11.02 | 36 |
96 | 타인의 해후 | Noeul | 2024.11.01 | 33 |
95 | 도시의 자유인 | Noeul | 2024.11.01 | 34 |
94 | 자카란다꽃 | Noeul | 2024.11.01 | 31 |
93 | 길가의 소나무 | Noeul | 2024.11.01 | 36 |
92 | 토끼와 씀바귀 | Noeul | 2024.10.31 | 36 |
91 | 산그림자 길 | Noeul | 2024.10.31 | 44 |
90 | 프리지어꽃 | Noeul | 2024.10.31 | 37 |
89 | 눈 오길 기다리며 | Noeul | 2024.10.30 | 59 |
88 | 익모초 들꽃 | Noeul | 2024.10.30 | 59 |
87 | 마지막 편지 | Noeul | 2024.10.29 | 59 |
86 | 꽃피는 언덕에서 | Noeul | 2024.10.28 | 58 |
85 | 산그늘, 저 등걸아! | Noeul | 2024.10.27 | 54 |
84 | 오늘의 그네 | Noeul | 2024.10.27 | 52 |
83 | 자기야, 꽃 봐라! | Noeul | 2024.10.26 | 55 |
82 | 나무와 해 | Noeul | 2024.10.16 | 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