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시인
이월란(10/01/06)
씨발, 무슨 말인지 한 개도 모르겠네 사는 것도 골 아픈데 니네들 주절거림까지 찬찬히 읽고 골을 더 때려라? 육두문자에 마른 입술을 흠뻑 적신 그는 지난밤 쓰리해온 모니터 앞에 앉아 피해자의 마지막 파일을 연다 여백을 채워나가는 사이 저장시킨 활자들은 어느새 장물을 닮아 있다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자기도 모르겠다 걸핏하면 고상하게 찝쩍대는 뒷골목 보스에게로 달려가 난해한 주먹을 마구 휘둘렀다 죽지 않을만큼 얻어터졌다 그가 여지껏 뜨겁게 지켜낸 피, 골이 녹아든 피가 세상 밖으로 흘러내리며 식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