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생리하는 여자
이월란(10/01/07)
시의 행간마다 어설픈 관능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억지로 쑤셔박고 울퉁불퉁 꿰매 넣은 자국이 선명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생리 중이다
달거리 중에는 퇴고를 하지 말까
도벽이나 거짓말쟁이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다
착상하지 못한 태아들의 반란
배꼽 밑에서 머리로 전염된 독소는
200그램 만으로도 전 인류가 사멸할 수 있다는
보툴리누스균처럼 순진한 뇌파를 조종하고 있다
불경한 피가 빠져나가며 겪는 죄의 금단현상
나보다 훨씬 아래인 그녀는 작년에
자궁을 들어내고 성녀가 되었다던데
난 자궁이 머리 속에 들어 앉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