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3
이월란(10/01/10)
날개의 히스테리가 돋친 듯 팔리면
내력을 읽어내기 위한 것처럼
어린 날짐승의 날개띠를 헤아려
나의 개체를 가려주세요
날개의 교각이 부서져내리고
맞바람에 눈이 감기는 뒷모습을 보내고도
힘살이 자라는
무늬 없는 비상의 맥을 짚어 주세요
세상의 외로움을 다 삼켜버린
당신의 눈물로 목을 적시며
포수의 총부리같은 그리움에 쫓기는
죄수의 시간을 헤아려 주세요
관절이 마르는 죽지를 흔들며
유령선 같은 기차를 타고
도시의 늪을 지나
길조차 없는 하늘 끝으로 가고 싶은
나는
전생에 한 마리 새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