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명절 설날은 다가 오는데...

2004.01.19 09:58

오정방 조회 수:690 추천:173

그렇군
이민 가방 속에
다 넣고오지 못한 것이
어디
하나 둘인가

설, 두고 온 설
언젠가
가야할 고국에서
갖고오지 못한
잊을 수 없는 우리 명절

- 졸시 ‘가야할 고국에 두고 온 설’ 전문


이제 이틀이 지나면 까치설날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우리의 고유
명절인‘설’이 된다. 고국에서는 수,목,금 3일간 연휴에 토요일과
주일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황금연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고향을
찾는 민족대이동이 일어나고 그래서 교통난이 심심찮게 뉴우스가
되기도 한다.
이젠 우리나라도 살기가 좋아져서 더러는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소식이다.
옛날에는 양력 1월 1일을 신정이라 하고, 음력 1월 1일을 구정이라
하여 지키게 되므로 부득이 이중과세를 지내는 수가 있었지만 이제는
첫날에 하루만 공휴이고 그 대신 ‘설날’ 앞 뒤를 합해 3일간 연이어
쉬게 되므로 신정이 없어졌으니 자연히 구정이란 말도 사라져버린 셈이
된다.

위의 졸작은 작년 이 무렵에 쓴 것인데 미국에 이민 온 뒤 설날이라
하여 특별히 지낸 기억이 별로 없다. 한국동포들이 많은 엘에이는
또 모르겠으나 이곳만 해도 동포들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주위에서
설날이라하여 특별히 설빔을 따로 준비한다는 얘기를 별로 듣지
못하였다.
지난 년초에는 한복이라도 입었는데 이 번 설날은 평일과 달리 지낼
계획이 없으므로 한복조차 입을 기회가 없을 것 같다.
고향친지들에게 전화문안이나 좀 하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이-멜 정도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덕담이나 몇마디 나누면 고작이겠다. 이것이
고향을 그리는 한 이민자의 삶이다.
‘….
가야할 고국에서 / 갖고오지 못한 / 잊을 수 없는 우리 명절’

설, 고국에 두고온 설.

<200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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