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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시의 생명을 노래하십시오 - 최선호
2016.12.09 15:42
<축사>
시의 생명을 노래하십시오
시에는 분명한 생명이 있습니다. 생명에는 아무렇게나 취급해서는 안 되는 귀한 절대성이 있습니다. 이는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시를 쓰는 사람들은 시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놀라운 은사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시에는 생명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시의 정의를 한 마디로 내릴 수가 없습니다. 생명이 있으므로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니다. 그러므로 시의 정의는 그 갈래가 여러가지입니다.
시의 생명은 감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감동은 바로 시의 생명과 같은 것입니다. 감동이 없는 시는 생명이 없으므로 죽은 시입니다.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은 시인이 아닙니다.
시문학회 회원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생명 있는 시를 쓰시는 시인들이시지요? 그러므로 여러분은 창조자이십니다. 문예를 창작하는 사람들을 문예부흥 이후로는 창조자 Creator라 불러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이 계열에 서 계시는 분들입니다. 여러분이 창작한 시들을 모아 이렇게 귀한 시집을 발간하심에 깊은 감사와 아울러 축하를 드립니다. 시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인생을 풍부하게 합니다. 그렇치 못한 시에는 시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글이란 모두 인생에게 유익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장난삼아 시를 써서는 안 됩니다. 인생관과 우주관과 자기의 생활 속에서 진정으로 흘러나오는 순수한 고백이어야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살이나 뼈가 아니라 심장에서 끓어 나오는 붉은 피와 같은 것입니다. 이런 시에는 분명히 생명이 존재합니다. 그 생명에는 반드시 감동이 흐르게 마련입니다. 이래서 시를 <문학의 꽃>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넓은 꽃밭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시는 정원사들이시지요? 그래서 여러분이 피운 꽃을 이렇게 꽃묶음 시집으로 내 놓으셨지요? 여러분의 그 정성에 축하를 드립니다. 진정으로 축하를 받는 일은 그만큼 값진 일입니다. 왜냐하면 내 시에는 내 생명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내 시가 100 편이라면 또 다른 100의 내가 살아서 약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지어진 시는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내 이름과 함께 도랑물이 되고,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 넓은 바다로 흘러들어 우주의 한 구석에서 출렁이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하늘로 떠올라 비가 되어 다시 내려오듯 우리들의 시도 날씨 좋은 날 하늘로 증발했다가 다시 우리들의 심령 속으로 비 내리듯 내려와 우리의 삶을 촉촉히 적셔 주기도 합니다. 이토록 귀한 작업은 시문학회 회원 여러분의 몫입니다.
더욱 분발하십시오, 삽을 들고 괭이를 메고 호미를 쥐고 여러분의 삶의 꽃밭을 가꾸십시오. 물을 주고 흙을 고루어 이랑을 내고 그 위에 꽃씨를 뿌리십시오.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여러분의 꽃밭은 더욱 황홀하고 향기 높은 터전으로 자리바꿈할 것입니다.
여러분! <미주시문학회>란 이름을 제가 지어 모든 회원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
높은 시의 꽃밭으로 번성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습니다. 십 수년이 흐른 지금도 마찬가지 마음입니다. 계속 맛있는 꿀을 내는 꿀벌처럼 시의 정성을 모아 단맛을 내는 생명어린 꽃밭을 기꿔주십시오. 여러분의 아름다운 노고에
감사와 축하를 큰 박수와 함께 보냅니다.
(2014년 미주시문학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