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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께 드리는 글 - 최선호
2016.12.10 09:36
손봉호 교수께 드리는 글
지난 5일자 모 일간지 종교 면의 "한국 기독교계 부패상 질타 손봉호 교수 인터뷰"기사를 읽었습니다. "손봉호 교수(63, 서울대사범대 교육학과)는 한국교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평생 정직하고 투명하며 청렴결백한 삶을 살아온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그리스도 인으로 존경받고 있어 그가 하는 말은 기독교계에서 양심의 소리, 선지자적 외침으로 받아들여진다.…(중략)"는 전제의 글과 함께 실린 내용 중 -붉은 악마 응원단의 이름을 놓고 이곳에서는 아직도 찬반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란 기자의 말에 이어 손 교수는 "그런 것 갖고 신경 쓸 때입니까? 훨씬 더 비판할 것이 많은데 그런 것은 한 마디 안 하면서 애칭이나 갖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소아병적입니다. 상업적인 문화 전체에 열광하고 16 강에 들게 해 달라는 한심한 기도나 하는 목회자들에게 차라리 피파에 대해 비판하라고 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교회 안에 문제들이 있음을 봅니다. 그러나 필자는 손 교수와 같은 시기에 태어나서 같은 시대를 살아오고 있지만 손 교수의 의견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습니다. LA에 체류 중인 줄 알고 손 교수를 만나 뵈려고 몇 군데 알아보았으나 알 길이 없기에 몇 자 적습니다.
「붉은 악마」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또는 문화적 차원에서 수용하고 용납하는 뜻이라고 손 교수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실수를 하였습니다. 실수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손 교수는 사회교육을 강의하는 교수일 뿐, 그리스도 인이라고 부르기가 어렵습니다. 어찌 「붉은 악마」를 애칭이라 하였습니까? 이런 말을 책임 없이 조장해 내는 자가 과연 누구입니까? 손 교수가 믿는 하나님은 평강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악마는 난폭하고 간교하기 짝이 없는 존재입니다. 악마는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싸움을 겁니다. 분쟁을 일으킵니다. 부부를 갈라 세우고, 형제가 싸우도록 합니다. 서로 미워하고 다투고 시기하고 질투하게 만듭니다. 교회 안에서도 분쟁을 일으킵니다. 악과 불의를 나타낸 요괴(妖怪)이며, 신의 대적자, 마귀(魔鬼), 마신(魔神), 남을 못 살게 구는 아주 악독한 사람이나 악령을 이르는 말인데 이를 어찌 누가 무슨 권세로 애칭이라 하였습니까? 손 교수는 이런 '악마' 앞에 '붉은'을 넣어 '붉은 악마'를 사랑스런 이름(愛稱)으로 부른단 말입니까? 종교적 차원 말고 문화적 차원만으로 보더라도 악마를 애칭이라 하여 대중을 오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민족의 품위를 상정할 때 가장 확실한 근거는 그 나라의 언어입니다. "언어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보다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언어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J. G. 피이테의 말을 빌지 않아도 "언어는 인간을 만들고 사회를 만들고 민족을 형성하고 국가를 지킨다"는 이치에서 본다면 악마의 말을 하면 틀림없이 악마가 나타나고(Speak of the devil, and he's sure to come), 악마는 악마를 만든다(One devil knows another)는 경구를 간과해선 안 됩니다. 애칭이라 하여 「붉은 악마」를 자손 만대에 물려 줄 문화유산으로 삼겠다는 말입니까? 얼마든지 좋은 말이 많은데 하필 「붉은 악마」입니까?
아직도 4 강의 기쁨이 충천한 이때, 이 일을 바로 잡는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잘못 된 것을 묵인하는 일은 지도자적이 아닙니다. 만인이 옳다 해도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해야 합니다.
손 교수는 이런 문제가 작은 일이라 하였는데 이것이 작다면 더 큰 것은 무엇입니까? 문화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설령 작은 문제라 해도 "작은 일에 충성하라"는 말씀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바늘구멍에 제방 무너진다는 교훈을 다시 새기기 바랍니다.
이만 줄이면서 성경(롬16:17∼18) 말씀을 드립니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교훈을 거스려 분쟁을 일으키고 거치게 하는 자들을 살피고 저희에게서 떠나라 이 같은 자들은 우리 주 그리스도를 섬기지 아니하고 다만 자기의 배만 섬기나니 공교하고 아첨하는 말로 순진한 자들의 마음을 미혹하느니라" (AUG. 4. 2002. 크리스천헤럴드) 최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