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면서 머물면서/손해일

2019.01.24 12:07

박영숙영 조회 수:76

흐르면서 머물면서




아래로 아래로
낮은 음자리표가 흘러간다
누가 부질없다 하리
만상이 흐르는 융융한 일렁임을

여울목에 좌초된
더러는 거품으로 스러지고
더러는 앙금으로 가라앉고
더러는 수렁 속에 썩고 썩지만
무심한 버릇으로 흐르다 보면
머무는 또한
어려운

빛나는 아침의 출정에도
손뿐인 귀로
아닌 나를 만난다
수없는 자맥질에
우리의 물배는 얼마나 부르고
맨살은 얼마나 부르텄는가
잠시 감으면

잊혀질 것들을 위하여
우린 얼마나 흘러가야 하는가
하릴없는 뗏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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