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시哭詩 / 문정희

2019.02.13 14:32

박영숙영 조회 수:376

곡시哭詩 /  문정희

—탄실 김명순*을 위한 진혼가

 

 

한 여자를 죽이는 일은 간단했다.

유학 중 도쿄에서 고국의 선배를 만나 데이트 중에

짐승으로 돌변한 남자가

강제로 성폭행을 한 그날 이후

여자의 모든 것이 끝이 났다.

출생부터 더러운 피를 가진 여자!  처녀 아닌 탕녀!

처절한 낙인이 찍혀 내팽개쳐졌다.

자신을 깨워, 큰 꿈을 이루려고 떠난 낯선 땅

내 나라를 식민지로 강점한 타국에서

그녀는 그때 열아홉 살이었다.

뭇 남자들이 다투어 그녀를 냉소하고 조롱했다.

그것도 부족하여 근대 문학의 선봉으로

새 문예지의 출자자로 기생집을 드나들며

술과 오입의 물주였던 당대의 스타 김동인은

그녀를 모델로 '문장' 지에

소설 '김연실전'을 연재했다.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성폭력,

비열한 제2의 확인 사살이었다.

이성의 눈을 감은 채, 사내라는 우월감으로

근대 식민지 문단의 남류(男流)들은 죄의식 없이

한 여성을 능멸하고 따돌렸다.

창조, 개벽, 매일신보, 문장, 별건곤, 삼천리, 신여성,

신태양, 폐허, 조광**의 필진으로

잔인한 펜을 휘둘러 지면을 채웠다.

염상섭도, 나카니시 이노스케라는 일본 작가도 합세했다.

그리고 해방이 되자 그들은 책마다 교과서마다

선구와 개척의 자리를 선점했다.

인간의 시선은커녕 편협의 눈 하나 교정하지 못한 채

평론가 팔봉 김기진이 되었고

교과서 편수관, 목사, 소설가 늘봄 전영택이 되었고

어린이 인권을 앞세운 색동회의 소파 방정환이 되었다.

김동인은 가장 큰 활자로 문학사 한가운데 앉았다.

처음 그녀를 불러내어 데이트 강간을 한

일본 육군 소위 이응준은

애국지사의 딸과 결혼하여 친일의 흔적까지 무마하고

대한민국 국방 경비대 창설로, 초대 육군 참모총장으로

훈장과 함께 지금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탄실 김명순은 피투성이 알몸으로 사라졌다.

한국 여성 최초의 소설가, 처음으로 시집을 낸 여성 시인,

평론가, 기자, 5개 국어를 구사한 번역가는

일본 뒷골목에서 매를 맞으며 땅콩과 치약을 팔아 연명하다

해방된 조국을 멀리 두고 정신병원에서 홀로 죽었다.

소설 25편, 시 111편, 수필 20편, 희곡평론 등 170여 편에

보들레르, 에드거 앨런 포를 처음 이 땅에 번역 소개한

그녀는 처참히 발가벗겨진 몸으로 매장되었다.

꿈 많고 재능 많은 그녀의 육체는 성폭행으로

그녀의 작품은 편견과 모욕의 스캔들로 유폐되었다.

이제, 이 땅이 모진 식민지를 벗어난 지도 칠십여 년

아직도 여자라는 식민지에는

비명과 피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조선아, 이 사나운 곳아, 이담에 나 같은 사람이 나더라도

할 수만 있는 대로 또 학대해보아라.

피로 절규한 그녀의 유언은 오늘도 뉴스에서 튀어나온다.

탄실 김명순!  그녀 떠난 지 얼마인가.

이 땅아!  짐승의 폭력, 미개한 편견과 관습 여전한

이 부끄럽고 사나운 땅아!

 

 

* 김명순(1869~1951) 호 탄실. 1917년 춘원 이광수에 의해 등단한 소설가. 많은 작품을 썼지만 일본 유학 중 열아홉 살에 고향 선배로부터 데이트 강간을 당한 후 조롱과 따돌림을 당하고, 역시 고향 선배인 김동인의 소설 '김연실전'의 실제 인물로 알려져 문단에서 유폐된 한국 여성 최초의 작가.

** 김명순을 소재로 냉소와 멸시의 글이 실린 잡지들.

 

 

 

                          ㅡ《문예중앙》 2016년 겨울호



<문정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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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출생.

*동국대 국문과와 同 대학원 졸업.

*서울여대 신학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 받음.

*1969년 《월간문학》신인상 당선을 통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찔레』, 『아우내의 새』, 『남자를 위하여』를 비롯하여

*한국 대표시인 100인 시선집 『어린 사랑에게』과

*시극집 『도미』등 다수 있음.

*'현대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을 수상.

*현재: 동국대 명예교수





*미당 서정주 시인의 수제자중 한사람



화장化粧을 하며 / 문정희

입술을 자주색으로 칠하고 나니
거울 속에 속국의 공주가 남아 있다
내 작은 얼굴은 국제 자본의 각축장
거상들이 만든 허구의 드라마가
명실공히 그 절정을 이룬다
좁은 영토에 만국기가 펄럭인다

금년 가을 유행 색은 섹시 브라운
샤넬이 지시하는 대로 볼연지를 칠하고
예쁜 여자의 신화 속에
스스로를 가두니
이만하면 음모는 제법 완성된 셈
가끔 소스라치며
자신 속의 노예를 깨우치지만
매혹의 인공 향과 부드러운 색조가 만든
착시는 이미 저항을 잃은 지 오래이다

시간을 손으로 막기 위해 육체란
이렇듯 슬픈 향을 찍어 발아야 하는 것일까
안간힘처럼 에스테로더의 아이 라인으로
검은 철책을 두르고
디올 한 방울을 귀밑에 살짝 뿌려 마무리한 후
드디어 외출 준비를 마친 속국의 여자는
비극배우처럼 몸을 일으킨다  

 

 

즐거운 밀림의 노래 / 문정희


백화점마다 모피 세일을 한 후
거리에는 때아닌 짐승들이 밀려나와
소란을 떨었다.

빌딩 사이로 밍크가 재빨리 사라지는가 하면
지하실에는 양 한 마리가 석간신문을 사고 있었다.
오리들은 남의 이불 속까지 숨어들었다지.
아이구 재미있어라, 심지어 악어들조차
젊은 계집애의 겨드랑이에 끼어서 이를 악물고 있었다.
뱀들은 요즘엔 주로 살찐 사내들의 허리를 노린다는군.

비야 오지 마라.
이 도시가 무서운 밀림이 되고 말리라.
나이 어린 여우 두 마리가 열렬히 교미를 하며
호텔문을 나서는 것을 보아라.
네거리에 멈춰선 자동차 안에도
신호등을 노려보는 낙타의 검은 눈이 있다.
주름살 수술을 하고 돌아가는 중년여자의
목을 애무하는 살쾡이들.
쥐나 토끼들도 털을 세운 채
택시를 기다리는 청년의 호주머니를
슬슬 덮치고 있다.
그렇잖아도 짐승이 많아 늘 체증이던
이 도시엔 백화점 세일 후 퍼져나온 짐승들로
더욱더 스산해지고 있다. 정글이 되어가고 있다. 

 

  

남자를 위하여 / 문정희


남자들은
딸을 낳아 아버지가 될 때
비로소 자신 속에서 으르렁거리던 짐승과
결별한다.
딸의 아랫도리를 바라보며
신이 나오는 길을 알게 된다.
아기가 나오는 곳이
바로 신이 나오는 곳임을 깨닫고
문득 부끄러워 얼굴 붉힌다.
딸에게 뽀뽀를 하며
자신의 수염이 때로 독가시였음도 안다.
남자들은
딸을 낳아 아버지가 될 때
비로소 자신 속에서 으르렁거리던 짐승과
화해한다.
아름다운 어른이 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마흔 살의 시 / 문정희


숫자는 시보다도 정직한 것이었다
마흔살이 되니
서른아홉 어제까지만 해도
팽팽하던 하늘의 모가지가
갑자기 명주솜처럼
축 처지는 거라든가

황국화 꽃잎 흩어진
장례식에 가서

검은 사진테 속에
고인 대신 나를 넣어놓고
끝없이 나를 울다 오는 거라든가

심술이 나는 것도 아닌데 심술이 나고
겁이 나는 것도 아닌데 겁이 나고 비겁하게
사랑을 새로 시작하기보다는
잊기를 새로 시작하는 거라든가.

마흔살이 되니
웬일인가?

이제가지 떠돌던
세상의 회색이란 회색
모두 내게로 와서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
새옷을 예약하는 거라든가

아, 숫자가 내 기를 시든 풀처럼
팍 꺾어놓는구나.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 문정희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
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
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
나의 운명과는 상관도 없지만
별!을 나는 좋아한다.

별이라고 말하며 흔들린다. 아무래도
나는 사물보다 말을 더 좋아하는가보다.
혼자 차를 마시면서도
차를 마시고 싶다라는 말을 하고 싶고
여행보다
여행 떠나고 싶다라는 말을
정작 연애보다는
사랑한다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어쩌면 별도 사막일지 몰라
결국 지상에는 없는 불타는 지점
하지만 나는 별을 좋아한다.
나의 조국은 별같은 말들이 모여서 세운
시의 나라
나를 키운 고향은 책인지도 몰라 
  

 

 

남편 /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되지 하고
돌아 누워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나에게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 준 남자
  

 

 

물 만드는 여자 / 문정희 

 

딸아, 아무 데나 서서 오줌을 누지 말아라
푸른 나무 아래 앉아서 가만가만 누어라
아름다운 네 몸 속의 강물이 따스한 리듬을 타고
흙 속에 스미는 소리에 귀 기울려 보아라
그 소리에 세상의 풀들이 무성히 자라고
네가 대지의 어머니가 되어가는 소리를
때때로 편견처럼 완강한 바위에다
오줌을 갈겨 주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제의를 치르듯 조용히 치마를 걷어올리고
보름달 탐스러운 네 하초를 대지에다 살짝 대어라
그리고는 쉬이 쉬이 네 몸 속의 강물이
따스한 리듬을 타고 흙 속에 스밀 때
비로소 너와 대지가 한 몸이 되는 소리를 들어보아라
푸른 생명들이 환호하는 소리를 들어보아라
내 귀한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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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큰 여자 / 문정희  

 

저 넓은 보리밭을 갈아엎어
해마다 튼튼한 보리를 기르고
산돼지 같은 남자와 씨름하듯 사랑을 하여
알토란 아이를 낳아 젖을 물리는
탐스런 여자의 허리 속에 살아 있는 불
저울과 줄자의 눈금이 잴 수 있을까
참기름 비벼 맘껏 입 벌려 상추쌈을 먹는
야성의 핏줄 선명한
뱃가죽 속의 고향 노래를
젖가슴에 뽀얗게 솟아나는 젖샘을
어느 눈금으로 잴 수 있을까

 

몸은 원래 그 자체의 음악을 가지고 있지*
식사 때마다 밥알을 세고 양상추의 무게를 달고
그리고 규격 줄자 앞에 한 줄로 줄을 서는
도시 여자들의 몸에는 없는
비옥한 밭이랑의
왕성한 산욕(産慾)과 사랑의 노래가

 

몸을 자신을 태우고 다니는 말로 전락시킨
상인의 술책 속에
짧은 수명의 유행 상품이 된 시대의 미인들이
둔부의 규격과 매끄러운 다리를 채찍질하며
뜻없이 시들어가는 이 거리에
나는 한 마리 산돼지를 방목하고 싶다
몸이 큰 천연 밀림이 되고 싶다 
 

 

* 미국의 심리분석학자 클라리사 P. 에스테스가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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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 문정희 

 

이제부터 세상의 남자들을
모두 오빠라고 부르기로 했다.

 

집안에서 용돈을 제일 많이 쓰고
유산도 고스란히 제몫으로 차지한
우리집의 아들들만 오빠가 아니다.

 

오빠!
이 자지러질 듯 상큼하고 든든한 이름을
이제 모든 남자를 향해
다정히 불러주기로 했다.

 

오빠라는 말로 한방 먹이면
어느 남자인들 가벼이 무너지지 않으리
꽃이 되지 않으리.

 

모처럼 물안개 걷혀
길도 하늘도 보이기 시작한
불혹의 기념으로
세상 남자들은
이제 모두 나의 오빠가 되었다.

 

나를 어지럽히던 그 거칠던 숨소리
으쓱거리며 휘파람을 불러주던 그 헌신을
어찌 오빠라 불러주지 않을 수 있으랴

 

오빠로 불리워지고 싶어 안달이던
그 마음을
어찌 나물 캐듯 캐내어 주지 않을 수 있으랴

 

오빠! 이렇게 불러주고 나면
세상엔 모든 짐승이 사라지고

헐떡임이 사라지고

오히려 두둑한 지갑을 송두리째 들고 와
비단구두 사주고 싶어 가슴 설레이는
오빠들이 사방에 있음을
나 이제 용케도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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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등이 있는 풍경 / 문정희  


이내 조등이 걸리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무도 울지 않았다

어머니는 80세까지 장수했으니까

우는 척만 했다

오랜 병석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머니가 죽었다

내 엄마, 그 눈물이

그 사람이 죽었다

저녁이 되자 더 기막힌 일이 일어났다

내가 배가 고파지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죽었는데

내 위장이 밥을 부르고 있었다

누군가 갖다준 슬픈 밥을 못 이긴 척 먹고 있을 때

고향에서 친척들이 들이닥쳤다

영정 앞에 그들은 잠시 고개를 숙인 뒤

몇 십 년만에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아니, 이 사람이 막내 아닌가? 폭 늙었구려."

주저없이 나를 구덩이 속에 처박았다.

이어 더 정확한 조준으로 마지막 확인 사살을 했다

"못 알아보겠어.

꼭 돌아가신 어머니인 줄 알았네"   

 

탯줄 / 문정희  

 

대학병원 분만실 의자는 Y자였다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새끼 밴 짐승으로
두 다리 벌리고 하늘 향해 누웠다

 

성스러운 순간이라 말하지 말라
하늘이 뒤집히는
날카로운 공포
이빨 사이마다 비명이 터져 나왔다
불인두로 생살 찢기웠다

 

드디어
내 속에서 내가 분리되었다
생명과 생명이 되었다

두 생명 사이에는
지상의 가위로는 자를 수 없는
긴 탯줄이 이어져 있었다

 

가장 처음이자
가장 오래인 땅 위의 끈
이보다 확실하고 질긴 이름을
사람의 일로는 더 만들지 못하리라

 

얼마 후
환속한 성자처럼
피 냄새 나는 분만실을
한 어미와 새끼가
어기적거리며 걸어 나왔다 
  

 

나의 아내 / 문정희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봄날 환한 웃음으로 피어난
꽃 같은 아내
꼭 껴안고 자고 나면
나의 씨를 제 몸 속에 키워
자식을 낳아주는 아내
내가 돈을 벌어다 주면
밥을 지어주고
밖에서 일할 때나 술을 마실 때
내 방을 치워놓고 기다리는 아내
또 시를 쓸 때나
소파에서 신문을 보고 있을 때면
살며시 차 한잔을 끓여다주는 아내
나 바람나지 말라고*
매일 나의 거울을 닦아주고
늘 서방님을 동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내 소유의 식민지
명분은 우리 집안의 해
나를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만들어주고
내 성씨와 족보를 이어주는 아내
오래 전 밀림 속에 살았다는 한 동물처럼
이제 멸종되어간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아직 절대 유용한 19세기의 발명품 같은**
오오,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미당의 시

**매릴린 옐름,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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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고백 / 문정희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의 손이 언제나 욕망을 쥐는 데만
사용되고 있다는 말도 거짓임을 압니다
솨아솨아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 보면
무엇을 쥐었을 때보다
그저 흘려보낸 것이 더 많았음을 압니다
처음 다가든 사랑조차도
그렇게 흘러보내고 백기처럼
오래 흔들었습니다
대낮인데도 밖은 어둡고 무거워
상처 입은 짐승처럼
진종일 웅크리고 앉아
숨죽여 본 사람은 압니다
아무 욕망도 없이 캄캄한 절벽
어느새 초침을 닮아버린 우리들의 발걸음
집중 호우로 퍼붓는 포탄들과
최신식 비극과
햄버거처럼 흔한 싸구려 행복들 속에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생매장된 동물처럼
일어설 수도 걸어갈 수도 없어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솨아솨아 흘려보낸 작은 오솔길이
와락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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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시계 사이 / 문정희 

 

이 아침 고장 난 시계 속에 눈을 뜬다
고장 난 시계가 이를 닦고
고장 난 시계가 밥을 먹고
고장 난 시계가 나이를 먹는다
그래도 어딘가 맞는 시계가 있으리라
나는 그런 시계를 하나 갖고 싶다
나는 CNN을 본다. CNN은 당황하여
고장 난 시계가 있는 곳에 특파원을 파견하고
꼬리를 잘 흔들고 손을 싹싹 비비고 눈치를 살핀다
고장 난 시계에다 총구를 갖다 댄다
고장 난 시계를 고치러 다니는 사람들을
대화라든가 외교라는 말로 보도한다
결국 모두가 제 힘으로 살다 가는 것
세상의 모든 시계를 똑같게 고칠 수는 없나 보다
너와 나 사이에는 어차피 시차가 있다
고장 난 시계로 길을 걷다가
교차로에 서서 시계탑을 본다
나의 시계가 맞는지 교차로의 시계가 맞는지
알 수 없다
모든 시계는 나이가 없다
제각기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 응 " /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 응 "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네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 응 "
  

 


 

파 뿌리 / 문정희  

 

크고 뭉툭한 부엌칼로 파 뿌리를 잘라낸다
마지막까지 흙을 움켜쥐고 있는
파 뿌리를 잘라내며 속으로 소리지른다
 

결혼은 왜 시를 닮으면 안되는가
질기게 붙잡고 늘어져야 하는가
뿌리 없이 가볍게 날아다니는 깃털이란
그토록 두렵고 불안하기만 한 것인가
언제나 정주(定住)만을 예찬해야 하는가
가축처럼 번식과 무리를 필요로 하고
영원히 동반이어야 하는가
검은 머리는 언제 파뿌리가 되는가
 

나 오늘 파 뿌리를 잘라낸다
부엌칼 중 제일 크고 뭉툭한 칼로
남은 파를 술술 썰어
펄펄 끓는 찌개에 쓸어 넣는다 
  

 

 

아침 이슬 / 문정희  


지난밤 무슨 생각을 굴리고 굴려
아침 풀잎 위에
이렇듯 영롱한 한 방울의 은유로 태어났을까
고뇌였을까, 별빛 같은
슬픔의 살이며 뼈인 생명 한 알
누가 이리도 둥근 것을 낳았을까
고통은 원래 부드럽고 차가운 것은 아닐까
사랑은
짧은 절정, 숨소리 하나 스미지 못하는
순간의 보석
밤새 홀로 걸어와
무슨 말을 전하려고
아침 풀잎 위에
이렇듯 맑고 위태한 시간을 머금고 있는가 
 

 


 

키 큰 남자를 보면 / 문정희 

  

키 큰 남자를 보면

가만히 팔 걸고 싶다
어린 날 오빠 팔에 매달리듯
그렇게 매달리고 싶다
나팔꽃이 되어도 좋을까
아니, 바람에 나부끼는
은사시나무에 올라가서
그의 눈썹을 만져 보고 싶다
아름다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그의 눈썹에
한 개의 잎으로 매달려
푸른 하늘을 조금씩 갉아먹고 싶다
누에처럼 긴 잠 들고 싶다
키 큰 남자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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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시대 / 문정희 

 

어떻게 하지? 나 그만 부자가 되고 말았네
대형 냉장고에 가득한 음식
옷장에 걸린 수십 벌의 상표들
사방에 행복은 흔하기도 하지
언제든 부르면 달려오는 자장면
오른발만 살짝 얹으면 굴러가는 자동차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기만 하면
나 어디든 갈 수 있네
나 성공하고 말았네
이제 시만 폐업하면 불행 끝
시 대신 진주목걸이 하나만 사서 걸면 오케이
내 가슴에 피었다 지는 노을과 신록
아침 햇살보다 맑은 눈물
도둑고양이처럼 기어오르던 고독 다 귀찮아
시 파산 선고
행복 벤처 시작할까
그리고 저 캄캄한 도시 속으로
폭탄같이 강렬한 차 하나 몰고
미친 듯이 질주하기만 하면
             

  

 

 

제비를 기다리며 / 문정희 

 

제비들을 잘 돌보는 것은 우리집 가풍
말하자면 흥부의 영향이지만, 솔직히
제비보다는 박씨, 박씨보다는
박씨에서 쏟아질 금은보화 때문이지만
아시다시피 나는 가풍을 잘 이어가는 착한 딸
처마 밑에 제비들을 두루 잘 키우고 싶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강남에도
제비들이 좀체 나타나지 않아
지하철역에서 복권을 사서
주말이면 허공으로 날리기도 하고
참다못해 빈 제비집에 손을 넣었다가
뜻밖에 숨은 뱀에게 물리기도 한답니다
포장마차에서 죽은 제비다리를 구워먹으며
시름을 달래며
솔직히 내가 기다리는 것은
박씨거나 박 속에서 쏟아질 금은보화가 아니라
물찬 제비!
날렵하게 사모님처럼 허리를 감고
한바퀴 제비와 함께 휘익! 돌고싶은 것은
누구보다 당신이 더 잘 아시겠지 
 

  

 

 

 러브호텔  / 문정희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다
   나는 그 호텔에 자주 드나든다
   상대를 묻지 말기 바란다
   수시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내 몸 안에 교회가 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교회에 들어가 기도한다
   가끔 울 때도 있다
   내 몸 안에 시인이 있다
   늘 시를 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아주 드물다
   오늘, 강연에서 한 유명 교수가 말했다
   최근 이 나라에 가장 많은 것 세 가지가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라고
   나는 온몸이 후들거렸다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내 몸 안이었으니까
   러브호텔에는 진정한 사랑이 있을까
   교회와 시인 속에 진정한 꿈과 노래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는 것은
   교회가 많고, 시인이 많은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오지 않는 사랑을 갈구하며
   나는 오늘도 러브호텔로 들어간다
 

  

    

밤(栗) 이야기 / 문정희  


내 어머니는 분명 한쪽 눈이 먼 분이셨다
어릴 적 운동회 날, 실에 매단 밤 따먹기에 나가
알밤은 키 큰 아이들이 모두 따가고
쭉정이 밤 한 톨 겨우 주워온 나를
이것 봐라, 알밤 주워왔다! 고 외치던 어머니는
분명 한쪽 눈이 깊숙이 먼 분이셨다
어머니의 노래는 그 이후에도
30년도 더 넘게 계속되었다
마지막 숨 거두시는 그 순간까지도
예나 지금이나 쭉정이 밤 한 톨
남의 발밑에서 겨우 주워오는
내 손목 치켜세우며
이것 봐라, 내 새끼 알밤 주워왔다! 고
사방에 대고 자랑하셨다
  

 

 

석남꽃 / 문정희 

 

새벽 두 시인데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나 아무래도 잘못한 것 같아요
저녁 때 사거리에서
청담사거리를 묻는 노인에게
그만 봉은사거리를 가리키고 말았어요
그 노인은 지금쯤 어디를 헤매고 있을까요

 

청담사거리를 찾다 지쳐
수천 마리 귀뚜라미들을 데리고 쓰러져 있을까요
외줄에서 떨어진 줄광대처럼
산발한 어둠 속에 떨고 있을까요
정육점의 불빛처럼 충혈된 밤
사방에서 컹컹 내지르는 짐승소리를 들으며
모래바람 날리는 자동차들 속에
털썩 무릎을 끓고 앉아
성직자처럼 기도를 올리고 있을까요

 

죽어서도 석남꽃 머리에 꽂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온 신라의 남자처럼
벌써 죽어 아름다운 관에 누워 있을까요

 

내 불면의 가지 끝에 검은 눈썹달이
갈매기처럼 끼룩거리고 있어요

 

세상에는 왜 이리 길을 묻는 사람이 많을까요
여보, 나침반과 지도는 모두 어디에 있지요
  

 



먼 길

 

문정희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 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 강가에 앉아

저 물살 같은 자유를 배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지만

삶이란 비상을 거부한

가파른 계단

 

나 오늘 이 먼곳에 와 비로소

두려운 이름 신이여!를 발음해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 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사법 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 전수안 대법관은 지난달 취임사 말미에서 문정희 시인의 시'먼길'을 낭독했다. 그 어떤 글이 여성으로서 대법관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까. 등단 37년째, 시인이야말로 '먼길'을 걸어왔다.    - 2017년 2월 중앙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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