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2015.06.14 16:48

박영숙영 조회 수:97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누눔ㅁㄹ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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