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 /나태주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
아내 없으면
밥 안 먹는 사람
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아내는 서울 딸네 집에도
못 가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
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
 

★ 접목接木복효근
 
늘그막의 두 내외가
손을 잡고 걷는다
손이 맞닿은 자리, 실은
어느 한쪽은 뿌리를 잘라낸
다른 한쪽은 뿌리
윗부분을 잘라낸
두 상처가 맞닿은
곳일지도 몰라
 
혹은 예리한 칼날이
내고 간 자상에
또 어느 칼날에도
도리워진 살점이 옮겨와
서로의 눈이
되었을지도 몰라
 
더듬더듬
그 불구의 생을
부축하다보니
예까지 왔을 게다
이제는 이녁의
가지 끝에 꽃이 피면
제 뿌리 환해지는,
제 발가락이 아플 뿐인데
이녁이 몸살을 앓는,
어디까지가 고욤나무고
어디까지가
수수감나무인지
구별할 수 없는 저 접목
대신 살아주는 생이어서
비로소 온전히 일생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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