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우리 집 10대 뉴스
2005.12.10 09:55
오늘보다 내일, 올해보다 내년이 있기에
-2005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 최정자
2005년 한해가 가는 길목에 서있다. 우리 집 10대 뉴스를 정하려니 막상 떠오르는 뉴스거리가 없는 것 같다. 편안한 것 같았지만 편안하지 않았던 한해였다. 졸졸졸 흘러내리는 깊은 산 속의 샘물처럼 조용히 흘러가는 우리 집의 한해를 되짚어 본다.
*첫 번째 뉴스, 거제도 해돋이 가족여행.
새해 연휴를 맞아 경남 거제도로 가족 해돋이 여행을 다녀왔다. 거제도 푸른 바다에 뜨겁게 떠오르는 2005년 새해를 보며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만 같다. 아쉬웠던 한 가지가 있었다면 한참 떴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엔딩 장소로 유명했던 '외도' 화장실 변기통 속에 새로 구입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최신형 핸드폰을 빠뜨려 버렸다. 어이없이 빠져버린 휴대폰 때문에 오랫동안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두 번째 뉴스, 시부모님의 금강혼식
시부모님 두 분이 만나 결혼한 지 64년이다. 지난 5월 8일 5남2녀와 손자·손녀들을 모아놓고 다시 치러진 두 분의 금강혼식을 올렸다. 아버님은 사모관대 차림이고 어머님은 연지곤지 찍고 원삼쪽두리 쓰시니 신랑신부였다. 부모님들의 수줍어하시는 모습이 마치 처녀총각 같았다. 오랫동안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계시기를 빈다.
*세 번째 뉴스, 시어머님의 입원
86세! 적지 않은 연세이신 어머님이 한달 동안이나 피를 쏟으셨단다.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말도 못하시고 혼자 끙끙 앓아오셨던 어머님이 결국엔 쓰러지셔서 입원하셨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란다. 대장에 염증이 심해서 꾸준히 치료하고 약을 잘 먹으면 된단다. 한 달 동안 많이 긴장하고 많이 걱정했다.
*네 번째 뉴스, 나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등록
학교 공부를 놓은 지 15년 만에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기초반에 등록하여 다시 배울 수 있는 학생이 되었다. 나 자신도 모르는 내 안의 나를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쁨을 알게 되었기에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이 한 학기를 마무리지었다. 수필과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다. 교수님이 주지 않는 개근상장을 나 스스로 챙겨야 할 것 같다.
*다섯 번째 뉴스, 전주 서신동자전거동호회 입회
헬스클럽에 다닐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차를 타고 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향기와 아름다운 정취를 마음껏 누리며 두 바퀴로 달리는 멋진 운동이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자전거로 달리고 싶다.
*여섯 번째 뉴스, 주말부부가 되다
한동안 한가했던 남편의 일이 갑자기 바빠졌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이 무주에 일이 생겨 12월이 다 갈 때까지는 주말 부부로 지내야만 한다. 처음엔 쓸쓸하고 외롭기도 했지만 지금은 혼자 있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을 마음껏 즐기며 살고 있다. 3개월 동안 참 행복하고 좋았었는데……. 12월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 남편의 자리를 지금부터 비워놓아야겠다.
*일곱 번째 뉴스, 친정 어머님 댁에 연탄보일러 설치
항상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마음놓고 기름보일러 한 번 틀지 못하신 어머님께 연탄보일러를 놓아 드렸다. 하루 연탄 석 장이면 구들장이 뜨끈뜨끈하다는 어머님께 그 무엇보다 좋은 선물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연탄보일러를 '효도보일러'라고 이름 붙였다.
*여덟 번째 뉴스, 아들 희승이의 유치원 졸업여행
마냥 아기 같던 아들이 벌써 일곱 살. 그런 아들이 엄마 품을 떠나 1박 2일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돌도 되기 전부터 병치레가 유난히 많았던 아이였다. 병원에서 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할 정도로 나의 애간장을 태웠던 아이가 벌써 커서 엄마 품을 떠나 첫 여행을 한 것이다. 대견스럽고 기특한 마음도 있지만 허전한 마음 또한 없지 않았다.
*아홉 번째 뉴스, 행촌수필문학회 수필가족의 송년모임 참가
참가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다. 내 자리가 아닌 것만 같고 어색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고민했지만 가보고 싶었기에 참가했다. '2005년 송년 수필의 밤 및 행촌수필8호 출판기념회' 뜻 깊은 행사였다. 역시 글을 쓰시는 분들은 다방면에 끼가 있었다. 연세가 드신 선생님들의 들끓는 열정에 놀랐고, 너무 밝고 행복해 하는 모습에 또 놀랐다. 내년 내후년에도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이 계속 찾아왔으면 좋겠다.
*열 번째 뉴스, (……)
비워 놔야 할 것 같다. 20여일 남은 2005년에 더 멋진 뉴스가 생길 것만 같아 잠시 미뤄 놔야겠다. 이 빈칸은 12월 31일 자정에 써넣어야겠다. 그래야 독자들도 궁금해하겠지?
다사다난했던 2005년 한해가 간다. 좋았던 일보다 속상하고 가슴아팠던 일이 더 많았던 한해였지만 더 나은 내일의 행복을 꿈꾸고 있기에 실망하지 않고 미련 없이 2005년을 보내련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파이팅을 외치는 것이다.~^^*
-2005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 최정자
2005년 한해가 가는 길목에 서있다. 우리 집 10대 뉴스를 정하려니 막상 떠오르는 뉴스거리가 없는 것 같다. 편안한 것 같았지만 편안하지 않았던 한해였다. 졸졸졸 흘러내리는 깊은 산 속의 샘물처럼 조용히 흘러가는 우리 집의 한해를 되짚어 본다.
*첫 번째 뉴스, 거제도 해돋이 가족여행.
새해 연휴를 맞아 경남 거제도로 가족 해돋이 여행을 다녀왔다. 거제도 푸른 바다에 뜨겁게 떠오르는 2005년 새해를 보며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만 같다. 아쉬웠던 한 가지가 있었다면 한참 떴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엔딩 장소로 유명했던 '외도' 화장실 변기통 속에 새로 구입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최신형 핸드폰을 빠뜨려 버렸다. 어이없이 빠져버린 휴대폰 때문에 오랫동안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두 번째 뉴스, 시부모님의 금강혼식
시부모님 두 분이 만나 결혼한 지 64년이다. 지난 5월 8일 5남2녀와 손자·손녀들을 모아놓고 다시 치러진 두 분의 금강혼식을 올렸다. 아버님은 사모관대 차림이고 어머님은 연지곤지 찍고 원삼쪽두리 쓰시니 신랑신부였다. 부모님들의 수줍어하시는 모습이 마치 처녀총각 같았다. 오랫동안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계시기를 빈다.
*세 번째 뉴스, 시어머님의 입원
86세! 적지 않은 연세이신 어머님이 한달 동안이나 피를 쏟으셨단다.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말도 못하시고 혼자 끙끙 앓아오셨던 어머님이 결국엔 쓰러지셔서 입원하셨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란다. 대장에 염증이 심해서 꾸준히 치료하고 약을 잘 먹으면 된단다. 한 달 동안 많이 긴장하고 많이 걱정했다.
*네 번째 뉴스, 나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등록
학교 공부를 놓은 지 15년 만에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기초반에 등록하여 다시 배울 수 있는 학생이 되었다. 나 자신도 모르는 내 안의 나를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쁨을 알게 되었기에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이 한 학기를 마무리지었다. 수필과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다. 교수님이 주지 않는 개근상장을 나 스스로 챙겨야 할 것 같다.
*다섯 번째 뉴스, 전주 서신동자전거동호회 입회
헬스클럽에 다닐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차를 타고 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향기와 아름다운 정취를 마음껏 누리며 두 바퀴로 달리는 멋진 운동이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자전거로 달리고 싶다.
*여섯 번째 뉴스, 주말부부가 되다
한동안 한가했던 남편의 일이 갑자기 바빠졌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이 무주에 일이 생겨 12월이 다 갈 때까지는 주말 부부로 지내야만 한다. 처음엔 쓸쓸하고 외롭기도 했지만 지금은 혼자 있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을 마음껏 즐기며 살고 있다. 3개월 동안 참 행복하고 좋았었는데……. 12월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 남편의 자리를 지금부터 비워놓아야겠다.
*일곱 번째 뉴스, 친정 어머님 댁에 연탄보일러 설치
항상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마음놓고 기름보일러 한 번 틀지 못하신 어머님께 연탄보일러를 놓아 드렸다. 하루 연탄 석 장이면 구들장이 뜨끈뜨끈하다는 어머님께 그 무엇보다 좋은 선물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연탄보일러를 '효도보일러'라고 이름 붙였다.
*여덟 번째 뉴스, 아들 희승이의 유치원 졸업여행
마냥 아기 같던 아들이 벌써 일곱 살. 그런 아들이 엄마 품을 떠나 1박 2일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돌도 되기 전부터 병치레가 유난히 많았던 아이였다. 병원에서 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할 정도로 나의 애간장을 태웠던 아이가 벌써 커서 엄마 품을 떠나 첫 여행을 한 것이다. 대견스럽고 기특한 마음도 있지만 허전한 마음 또한 없지 않았다.
*아홉 번째 뉴스, 행촌수필문학회 수필가족의 송년모임 참가
참가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다. 내 자리가 아닌 것만 같고 어색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고민했지만 가보고 싶었기에 참가했다. '2005년 송년 수필의 밤 및 행촌수필8호 출판기념회' 뜻 깊은 행사였다. 역시 글을 쓰시는 분들은 다방면에 끼가 있었다. 연세가 드신 선생님들의 들끓는 열정에 놀랐고, 너무 밝고 행복해 하는 모습에 또 놀랐다. 내년 내후년에도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이 계속 찾아왔으면 좋겠다.
*열 번째 뉴스, (……)
비워 놔야 할 것 같다. 20여일 남은 2005년에 더 멋진 뉴스가 생길 것만 같아 잠시 미뤄 놔야겠다. 이 빈칸은 12월 31일 자정에 써넣어야겠다. 그래야 독자들도 궁금해하겠지?
다사다난했던 2005년 한해가 간다. 좋았던 일보다 속상하고 가슴아팠던 일이 더 많았던 한해였지만 더 나은 내일의 행복을 꿈꾸고 있기에 실망하지 않고 미련 없이 2005년을 보내련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파이팅을 외치는 것이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74 | 온돌방의 맛 | 김학 | 2005.12.25 | 138 |
| 173 | 동짓날 팥죽을 끓이며 | 박은희 | 2005.12.23 | 85 |
| 172 | 쓰레기들의 이야기 | 김영옥 | 2005.12.22 | 102 |
| 171 | 100번째 습작 | 정현창 | 2005.12.20 | 91 |
| 170 | 예순을 넘어 일흔으로 가는 마지막 길목 | 김병규 | 2005.12.17 | 94 |
| 169 | 2005 황혼의 10대 뉴스 | 이기택 | 2005.12.17 | 90 |
| 168 | 동지팥죽 | 정현창 | 2005.12.17 | 70 |
| 167 | 선택의 고민 | 김학 | 2005.12.12 | 95 |
| 166 | 2005년,아내가 뽑은 우리 집 10대 뉴스 | 양용모 | 2005.12.11 | 83 |
| » | 2005년 우리 집 10대 뉴스 | 최정자 | 2005.12.10 | 63 |
| 164 | 2005년 우리 집에서 뽑은 10가지 이야기 | 신영숙 | 2005.12.08 | 54 |
| 163 | 2005년 우리 집의 10대 뉴스 | 김정자 | 2005.12.08 | 55 |
| 162 | 첫눈이 내린 뜻은 | 조종영 | 2005.12.04 | 64 |
| 161 | 여자이름으로 사는 남자 | 박정순 | 2005.12.04 | 62 |
| 160 | 2005 우리 집 빅 뉴스 | 정현창 | 2005.12.02 | 48 |
| 159 | 11월의 마지막 밤 | 박정순 | 2005.11.30 | 64 |
| 158 | 수입 감사절 | 정현창 | 2005.11.23 | 64 |
| 157 | 용광로 | 정현창 | 2005.11.11 | 43 |
| 156 | 노 교수의 전화 | 김지중 | 2005.11.09 | 71 |
| 155 | 산책하며 생각하며 | 최옥자 | 2005.11.07 | 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