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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4시집
2025.05.17 12:07

클래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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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바* / 이월란

 

 

 

늙은 아들이 칠순 노모를 모시고 왔다

젊을 때 발레를 하셨어요, 잘 따라 하실 거예요

 

아빠처럼 뒤돌아보는 시선과

어린 딸처럼 남겨진 시선이 무대를 가른다

흘끔거리던 조명이 눈을 깜빡이고

 

엉거주춤 휘말리다 일인용 바에 매달린 꿈

한때 발레리나를 꿈꾸었지

어린 딸에게 토슈즈를 신겨도 보았지

객석이 아닌 무대이고픈

 

보랏빛 레오타드가 앙상하다

한 번 넘어지면 결코 다신 일어나지 못해

아직 세상이 남아 있어요

외발로 쳐든 고통은 아직도 안전해요

 

무덤가로 날아간 튜튜를 허리춤에 단단히 묶고

뱅그르르 협곡을 돌아 나오는 기나긴 꿈

아라비안 소녀처럼 아라베스크**

인중 아래 숨이 멎는다

 

슬퍼서 가엾다면 백조로 변하게 해 주세요

이미 뛰어내릴 절벽은 없어요

 

파르르르 파문이 퍼지면

혼돈의 호수에 빠진 백조의 꿈을 건지러

돌아온 아빠의 깃털이 어린 노모를 덮었다

 

 

*현대무용, 발레, 필라테스, 요가, 모던 댄스를 접목한 운동
**발레 기교의 하나(한 쪽 다리로 서서 다른 쪽 다리는 곧게 뒤로 뻗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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