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7
어제:
4,487
전체:
5,870,601

이달의 작가
제4시집
2025.05.17 12:25

미로아

조회 수 3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로아 / 이월란

 

 

 

잃어버린 아이가 있다

어딘가에 잃어버린 아이가 있다

 

그것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빈속에 공기를 불어 넣듯 팽팽해지다

갑자기 빠져나간 바람처럼 철퍼덕 주저앉는다

 

불안은 중립적이다

기울어지는 쪽에서 다시 자란다

더없이 좋은 날 끼어드는 완벽한 죽음처럼

 

햇살이 몰핀처럼 퍼질 때

혼수에서 깨어난 바람이 일어설 때

문이 열리면 전투가 시작되는 격납고의 적막

섬망에 걸린 관절에 마비가 시작된다

 

내가 엄마였을까

 

어제는 반찬을 눈앞에 둔 채 허술한 밥을 먹었다

수많은 어제는 미아들의 밥상

까맣게 잊은 것들이 텀블위드처럼 굴러다닌다

일기를 쓰다 보면 잃어버린 이목구비가 전단지처럼 날아다닌다

모니터 속 광고는

잃어버린 아이를 찾습니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습니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한 신제품들로 어지럽다

 

잃어버린 아이가

잃어버린 아이에 대해 생각한다

 

분실물 센터, 거대한 팻말로 열리는 길

미로의 보폭이 짧아진다

보이지 않는 눈 속의 눈이 흘러내린다

아이는 어제만 살다 사라졌으므로

 

아이의 동선을 공유하는 사이트에 헤살이 넘친다

길 없는 곳에 비명처럼 세워진 Dead End

화살표 방향으로 좀비들이 달려든다

 

아이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매일 늘어난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77 제4시집 우유베개 이월란 2025.05.17 480
1676 제4시집 그것 이월란 2025.05.17 451
1675 제4시집 다크 투어리즘 이월란 2025.05.17 470
» 제4시집 미로아 이월란 2025.05.17 399
1673 제4시집 차오르는 방 이월란 2025.05.17 457
1672 제4시집 두 개의 공원 이월란 2025.05.17 458
1671 제4시집 조우 이월란 2025.05.17 450
1670 제4시집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월란 2025.05.17 464
1669 제4시집 그루밍 이월란 2025.05.17 479
1668 제4시집 물의 도시 이월란 2025.05.17 378
1667 제4시집 딱정벌레 도시 이월란 2025.05.17 470
1666 제4시집 멀고 먼 가방 이월란 2025.05.17 463
1665 제4시집 Don’t Judge Me 이월란 2025.05.17 452
1664 제4시집 아기 감옥 이월란 2025.05.17 395
1663 제4시집 피오르드를 건너는 시간 이월란 2025.05.17 454
1662 제4시집 악마학 개론 이월란 2025.05.17 416
1661 제4시집 혼자 수영하지 마시오 이월란 2025.05.17 470
1660 제4시집 클래스 바 이월란 2025.05.17 497
1659 제4시집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5.05.17 486
1658 제4시집 얼룩무늬 아이가 태어났다 이월란 2025.05.17 48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