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6
어제:
4,487
전체:
5,870,640

이달의 작가
제4시집
2025.05.17 12:11

악마학 개론

조회 수 4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악마학 개론 / 이월란

-나는 악마를 모른다-

 

 

천사가 강림하신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어제의 다리를 건너면 무지개가 되는 이야기

 

입을 열면 불이 뿜어져 나오고 손을 뻗으면 빛나는 화살이 당겨지는 악마를 보았다

 

세포분열처럼 갈라지는 얼굴 하나씩 표적으로 세워두면

나를 버린 엄마가 제일 먼저 쓰러진다

하나의 악마를 둘러싼 수많은 천사들은

지구를 둘러싼 UFO처럼 증인과 소문에 휘둘리는 진실이 되고

스스로 타락하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러운 과정

식탁에 올라 허기를 먹어 치운 거대한 짐승은

사막이 먹어 치우는 순서에 따라 오묘한 이름들을 남기고 사라졌다

 

달콤한 이교신은 타락한 진실의 아버지

고발하는 입

비방하는 입

을 벌리면 새로운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번개처럼 떨어지는 사탄을 받아먹은 것은

분노의 입

 

중세 말의 벽화에서는 믿지 않는 아기들이 태어나고

해피엔딩을 추앙하며 서로의 눈을 멀게 한다

악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음을 쓰다듬듯 잊어준다

악역 배우의 인지도가 가장 빨리 올라가는 눈부신 스크린

파고든 어둠의 안식은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

 

조건을 단 사랑에 조건을 지웠더니 사랑도 사라졌다

가장 좋아하는 옷은 악마의 두 손으로 짜인 섬세한 종말

삭이지 못한 화가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는 망상으로

자기복제를 깨닫는 순간

개연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린다

그릇에 담긴 파도소리가 증발한다

네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의 차이가 만든 세상은 자꾸만 더 넓어지고

범인이 없는 사건이 매일 터진다

애매한 위치가 서로의 주소가 되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77 제4시집 우유베개 이월란 2025.05.17 480
1676 제4시집 그것 이월란 2025.05.17 451
1675 제4시집 다크 투어리즘 이월란 2025.05.17 470
1674 제4시집 미로아 이월란 2025.05.17 399
1673 제4시집 차오르는 방 이월란 2025.05.17 457
1672 제4시집 두 개의 공원 이월란 2025.05.17 458
1671 제4시집 조우 이월란 2025.05.17 450
1670 제4시집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월란 2025.05.17 464
1669 제4시집 그루밍 이월란 2025.05.17 479
1668 제4시집 물의 도시 이월란 2025.05.17 378
1667 제4시집 딱정벌레 도시 이월란 2025.05.17 470
1666 제4시집 멀고 먼 가방 이월란 2025.05.17 463
1665 제4시집 Don’t Judge Me 이월란 2025.05.17 452
1664 제4시집 아기 감옥 이월란 2025.05.17 395
1663 제4시집 피오르드를 건너는 시간 이월란 2025.05.17 454
» 제4시집 악마학 개론 이월란 2025.05.17 416
1661 제4시집 혼자 수영하지 마시오 이월란 2025.05.17 470
1660 제4시집 클래스 바 이월란 2025.05.17 497
1659 제4시집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5.05.17 486
1658 제4시집 얼룩무늬 아이가 태어났다 이월란 2025.05.17 48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