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72
어제:
8,931
전체:
5,866,379

이달의 작가
제4시집
2025.05.17 12:44

경계

조회 수 6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경계 / 이월란 

 

 

경계를 물색 중이다

두 장의 사진 사이에서 발을 빼는 중

어느 한 쪽에 무게가 실린다면

눈 내리는 왼쪽과 파도 소리 선명한 오른쪽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옳고 그름의 경계는 경계해야 한다

 

두 눈 사이 세 번째 눈이 있다

헛것을 본 듯

헛것을 보듯

소복소복 지워지고 있는

사진 속의 눈도 벌써 새 눈 아래 덮여 있어

관계 사이에서 애매한 존재가 되어간다

센서등의 반경에 들어온 듯

착각이 깜빡일 때마다 파도 소리가 들릴 것이다

 

여섯 시간의 비행처럼 밀물이 밀려나기 전에

망가진 전화기 속에서 건져낸 와이키키 해변이 다시 업로드되었다

겨울 눈밭에서 여름을 보는 것은

북극에서 펭귄을 찾는 것만큼이나

남극에서 곰을 찾는 것만큼이나

그 이상의 꿈이 되었다

그렇게 방전된 전화기처럼 폐기되었다

 

과거는 기억의 경계를 넘지 못한다

눈 밑에서 눈이 녹아내리고 있다

밟아 온 모래밭이 인공 해변이라는 가이드의 말이 씨가 되어

푸르게 찰랑이는 수평선과 하얗게 삭제되고 있는 지평선 사이

천 개의 사진은 천 일의 꿈처럼 더 이상 인화되지 않는다

마우이 섬의 거북이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눈밭과 모래밭 사이

차별 없이 공존하는 세 번째 눈이 밝아지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7 제4시집 시집 해설_김학중 시인 file 이월란 2025.05.17 582
1696 제4시집 걸어가는 새 이월란 2025.05.17 707
1695 제4시집 모래와 안개의 집 이월란 2025.05.17 595
1694 제4시집 모압 가는 길 이월란 2025.05.17 655
1693 제4시집 시간을 베끼다 이월란 2025.05.17 556
1692 제4시집 안개와 아버지 이월란 2025.05.17 708
» 제4시집 경계 이월란 2025.05.17 641
1690 제4시집 바늘을 잃어버렸다 이월란 2025.05.17 562
1689 제4시집 파자마 데이 이월란 2025.05.17 667
1688 제4시집 섬머 타임 이월란 2025.05.17 560
1687 제4시집 나는 로봇이 아닙니까 이월란 2025.05.17 665
1686 제4시집 엔터로프 아일랜드 이월란 2025.05.17 699
1685 제4시집 Re: 꿈 이월란 2025.05.17 693
1684 제4시집 번개탄 이월란 2025.05.17 536
1683 제4시집 사슴이 온다 이월란 2025.05.17 562
1682 제4시집 사라진 여자 이월란 2025.05.17 613
1681 제4시집 시크릿 가든 이월란 2025.05.17 566
1680 제4시집 무선시대 이월란 2025.05.17 528
1679 제4시집 마음 레시피 이월란 2025.05.17 655
1678 제4시집 생각의 최고속도 이월란 2025.05.17 5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