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는 배 고프다
2020.12.12 15:28
가로수는 배 고프다
박영숙영
웰빙*의 귀족들
임금님 아닌 임금님은
시멘트 성곽 안 용상에서
공작새 꼬리를 펴고
문 앞에는 바퀴벌레같이 검은 차
금빛으로 뻔쩍인다
백 년도 못 사는 인생
세월을 잡으려고
돈으로 쑤셔 놓은 푸른 숲은
대지가 난도질 당해
자연이 목숨을 잃어가고
웰빙의 귀족들 꼬리표에 걸려 넘어져
터져나가는 골통,깨어진 정강이
패잔병의 신음소리는
지하철 신문지 밑에 잠이 들고
돈 때문에 필 수 없는 젊음은
꽃잎 지듯 창가에
낙엽처럼 진다
바람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세월의 고난 속에서도
삶의 애증[愛憎] 푸른 잎을 피워내며
모질게도 뿌리박은 가로수는 떠날 수 없어
시커먼 기름 옷을 입고서
진득거리는 먼지를 마시며
각혈하는 창백한 얼굴로 힘겹게 서 있는
가로수는 배 고프다
Well-being –자신의 몸과 마음 일과 휴식 가정과 사회의
조화를 이룬 건강한 삶을 뜻한다
시집”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ㅡ중에서
박영숙영 미주문학서재
http://mijumunhak.net/parkyongsuk/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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