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5 -《인터넷 고운 님이여》'시'해설
2013.04.20 23:27
서문
《인터넷 고운 님이여》
박양근 평론가 (부산부경대 영문과 교수)
조그만 항구도시 진해를 떠나 태평양을 건너 사막의 대도시 휴스턴에 민들레 뿌리를 내린 시인이 있습니다. 그분이 박영숙영 시인입니다. 그가 이번에 «사부곡 아리랑»과 더불어 다섯 번째 시집인 «인터넷 고운 님이여»를 함께 상재하였습니다.
이 문학적 치열성은 열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민자와 다국적 가정의 생활을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이끌어 오는 것만으로도 힘들 텐데 말입니다. 그에게는 틀림없이 어찌할 수 없는 외로움과 사랑을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천성적인 기세를 가지고 있는가 봅니다.
박영숙영 시인의 영육은 한시도 쉬지 않습니다. 그의 영혼은 기도만큼이나 경건한 종교시를 항상 엮어냅니다. 시인이 말하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시가 전하는 신의 은혜와 자비를 알려면 박영숙영 님의 시에 귀 기울이면 됩니다.
그의 몸도 인생은 달리기라는 스스로 세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늘 아래 태양 아래 두 발로 달리는 것을 담아낸 시는 순간의 행복을 버리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을 대신해주는 박영숙님의 몸짓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사랑이 그립습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사랑이 그냥 아쉬워집니다. 하지만 사랑을 베푸는 방법은 자꾸 잊혀만 갑니다. 사랑을 전해주는 진실한 시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영숙영 시인이 세월의 고독을 꿰어 별조차 눈물을 흘리는 그리움과 사랑의 시를 이팝나무처럼 피워냅니다.
그 시는 낮에 읽든 밤에 듣든 그냥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그냥 “네” 하는 마음으로 울먹이게 합니다. 그가 빚어낸 시마다 혼의 사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낯선 나라에서 30년이 넘도록 모국어로 시를 쓰고, 모국의 서정으로 한을 풀어내다니요. 그건 박 시인처럼 천부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열정이 함께할 때만 가능하지요.
<인터넷 고운 님이여>라는 맑은 옹달샘 바닥에는 시 속의 시가 다수 깔려 있습니다. <물을 밟고 가는 길><내 발은 나의 임금님><사람이 그리울 때 시장에 간다><그대, 아시나요><누에고치 되어>등은 시적 이미지로 감긴 박영숙영 시인의 혼불입니다.
그런 터에<인터넷 고운 님이여>는 태워도 태울 수 없는 사랑의 이미지를 쉼 없이 풀어내는 속풀이 언어의 집입니다.박영숙영 시인이 있어 한글의 아름다움이 새삼 돋보입니다.
앞으로도 항심의 마음으로 고향과 사랑과 인간을 노래하는 재미시인이 되시어 해외한국문학이 나아갈 길을 비추는 영원한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 시집 <인터넷 고운 님이여> 해설 *
재미(在美) 시인 박영숙영의 모국어 사랑과 시 창작의 열정
신규호(시인, 전 한국현대시협 이사장)
1.
문학이란 본디 개인적인 창작 활동이라, 작품을 창작한 작가의 삶이나 성장 과정과 매우 긴밀한 관계가 있다. 그에 따라 한 작가나 한 시인의 작품을 해설함에 있어서 그가 살고 있는 현실적 삶과 그의 성장과정을 이해함이 없다면 평자의 해설이 결국 ‘수박 겉핡기’를 모면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박영숙영 시인의 고향인 경남 진해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바 있어서, 미주 문인 모임에서 처음 만난 박 시인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그런 이유로 이번에 박 시인의 시집 해설을 맡게 된 것이다.
필자가 박 시인을 알게 된 것이 십여 년 전에 불과하지만, 그간 박 시인이 몇 차례 귀국하여 진솔한 대화를 나눈 바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서 시인의 현실적 처지와 삶의 애환을 이해하고 있는 터라 해설의 청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더구나, 박영숙영 시인은 수십 년을 미주에 살면서도 모국어를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여 시 창작의 끈을 놓지 않고 열정적으로 창작에 노력하고 있으며, 미주 문단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해외문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필자는 익히 잘 알고 있는 터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언어예술인 문학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압축적 표현을 생명으로 하는 시 문학에 있어서, 작품에 동원된 비유와 상징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깊이 헤아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시인의 개인적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해외에서 수십 년을 살고 있는 박 시인은 지난날의 가족사 중에서도 특별히 고인이 된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미주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타관 땅인 외국에서의 심한 고독감 가운데 지내고 있다.
필자는 이 시집과 함께 발간하는 박 시인의 다른 작품집인 <사부곡>에서 그 점을 여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발간하는 시집 <사부곡>은 이 시집의 자매편이라 할 수 있어, 박 시인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본다.
2.
본디, 시의 생명인 비유와 상징은 그것이 뛰어날수록 매우 광범위한 의미 영역을 넘나들게 되고, 또한 그것이 심오할수록 개인적 독창성을 지니게 된다. 이미 고대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뛰어난 비유는 천재의 소유이다”라 갈파한 바 있다.
이 말은 뛰어난 시적 비유를 얻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점과 함께, 독창적 비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언급은 가장 이상적인 경우를 상정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뛰어난 천재적 비유를 달성하기는 지극히 드문 일이다.
다만, 시적 성취도에 있어서 비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만은 확실한 것이고, 시를 쓸 때에 독창적 비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막중하다는 점을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그런 의미에서, 박영숙영 시인의 다음과 같은 시구는 평가할 만하다.
구름이
산허리 천 년을 감고 흘러도
솔가지 하나 꺾지 못하고
강물에
나룻배 천 년을 지나가도
선 하나 긋지 못하는데
(중략)
내 삶도 내 것이 아닌
이 세상에 잠시 잠깐 머물다 가는
자연인 것을…………………………………… 시 「미리하는 이별」 일부
위에서 보듯이 이 시의 전반부에 동원된 수사는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오묘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어서 시인의 사생관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비유가 되고 있다. ‘산허리를 감싸며 흐르는 구름이 소나무 가지 하나 꺾지 못하고, 강물에 나룻배가 천 년을 지나가도 선 하나 긋지 못한다’ 는 진술이야말로, 일견해서 아주 쉽고 평범한 비유인 것 같지만, 오랜 동안의 자연에 대한 사유와 통찰이 선행될 때에 가능한 표현이다.
본디 훌륭한 비유는 교묘한 수법에 있지 않고 자연현상 가운데 내포된 심오한 의미를 읽어 내어 표현될 때에 더욱 감동적인 것이기에, 위의 표현이 가능한 것이야말로 시인의 시적 성숙도가 상당함을 잘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다.
무지개를 수놓은
잎 위에
빗물이 울고
빛바랜 추억을 붙잡고
비에 젖어 울고 있는
낙엽 한 잎
푸르렀던 꿈은
훌쩍 세월을 타고 와서
갈 길 몰라 방황하며
바람에 길을 묻고 있네……………………… 시 「무지개를 수놓은 잎」 전문
앞의 시에서 언술했듯이, ‘산허리를 감도는 구름이나 흐르는 강물에 떠가는 나룻배가 한 줄기 흔적조차 영원히 남기지 못하는’ 자연 현상처럼, 인간의 삶도 역시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만다는 삶에 대한 허무감이 넘칠 때, 시인의 눈에 비치는 모든 사물은 슬픔으로 물들어 보이게 된다.
한 잎 낙엽에 어려 있는 빗물을 소재로 허무한 삶을 비애의 정서로 표현하고 있는 이 시에서 확인되듯이, 청춘의 꿈이 무지개처럼 아름다웠지만 어느 날 문득 비에 젖고 있는 낙엽을 바라볼 때, 영롱한 빗물조차 슬프게 우는 눈물로 비치는 것이다.
인생과 자연에 대한 박 시인의 정서가 다름 아닌 슬픔에 물들어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하는 이 작품은 젊은 시절의 ‘푸르렀던 꿈’조차 ‘훌쩍 세월을 타고 와서’ 비에 젖은 한 장의 낙엽이 되어 울고, 결국 ‘갈 길 몰라 방황하며 바람에 길을 묻게’ 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이런 허무감을 느낄 때가 있지만, 박 시인은 그런 정서를 비에 젖은 낙엽에 의탁하여 슬픔을 노래한다.
배꽃핀 나무를 소재로 한 다음의 작품에서도 시인은 아름다운 꽃조차 눈물 어린 슬픈 감정으로 바라본다.
배꽃핀 가지 끝에 내가 앉아
바람으로 울면
하늘하늘 꽃잎이 떨어져
배꽃 향기 방 안을 채우는데
얼어붙은 심장에 불씨 당길
빛나던 눈동자는 구름 뒤에 숨어 있고
촛불 속에 타고 있는 기다림은
가슴 고파 아득한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밑
계곡물 흘러가는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청냉수 마시며 살고 싶은 꿈
소리 없이 봄날은 가네………………………….시 「가지 끝에 내가 앉아」 전문
바람에 흔들리는 배꽃핀 나무 가지 끝에 앉아 울고 있는 형상으로 데포르메 한 시인의 심정이 떨어질 듯 흔들리는 꽃잎처럼 불안하고 슬프기만 하다. 문명의 발달이 극에 달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시인의 외로운 삶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지는 이 작품은, 후반부에서 보이듯 인공의 세계를 떠나서 자연에 귀의하고 싶은 보편적 정서와 함께, 본질적인 삶의 비애와 허무로 승화되어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 정감은 자연에의 귀의를 꿈꾸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그 자연에의 향수가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는 심정으로 의인화 되어‘촛불 속에 타고 있는 가슴 고픈 아득한 기다림’으로 강조되고 있어서 한층 안타깝기만 하다.
그리하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밑 / 계곡물 흘러가는 곳에 작은 집을 짓고 // 청냉수 마시며 살고 싶은 꿈’ 가운데 소리 없이 가고 있는 봄날은 시인에게 더욱 짙은 허무를 느끼게 한다.
이 시에서의 압권은 이런 복잡한 시인의 심정을 ‘배꽃핀 나무 가지 끝에 앉은’ 상태라 표현하고 있음이다. 그냥 나뭇가지가 아닌, 바람에 꽃잎들이 흔들리면서 떨어지는 배꽃 가지이기에, 이 작품을 지배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시인의 정서가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었고, 따라서 읽는 이를 매료시키게 된다.
너로 하여
나는 꽃이 될 수 있었고
너로 하여
나는 별이 될 수 있었다
너로 하여
나는 향기 품을 수 있었고
너로 하여
나는 빛날 수 있었다
너 때문에 행복했어도
너 때문에 눈물 흘릴 때면
애간장이 타다가
온몸이 타다가
한 점 불꽃
유성으로 산화하여
너의 심장에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다………………………시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다」 전문
이 시에서 ‘너’로 지칭되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간절하게 절규하고 있는 ‘너’에 대한 시인의 사랑이 매우 처절하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너로 하여 꽃도 별도 될 수 있었던 나’는 ‘너 때문에 행복과 함께 슬픔으로 애간장이 타고, 한 점 불꽃이 되어 마침내 너의 심장에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은’ 지경에까지 이른다.
‘너’라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것이 인칭대명사인 까닭에 일차적으로 어떤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의 감정이 점차적으로 고조되어 마침내 ‘너의 가슴에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다’는 경지에 이르고 있어서, 그 사랑은 개인의 차원을 떠나 우주적인 보편적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한 인간을 사랑하는 일차원적 사랑의 노래는 그 표현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상사로 표현되는 것이 흔한 사례이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차원을 넘어 사랑의 감정이 매우 깊고 심원해서 한 개인을 대상으로 노래하였다고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이란 시에서 ‘님’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로 해석하고 있듯이, 박 시인이 지칭하고 있는 ‘너’ 또한 ‘애인도, 부모도, 고향도, 조국도, 인류도, 자연도’ 될 수 있어, 다각도로 바라보고 감상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다.그런가 하면, 다음과 같은 시에서는 시인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대상이 다름 아닌 ‘고향’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게 한다.
산등성이 넘고 넘어
이 섬 저 섬 돌고 돌아 태평양 바다 건너
그리운 이 깨어 있을 시간에
내가 잠들어
긴 머리 휘날리며 꿈길을 간다
바람에 밀려서 구름 위에 실려 온
호랑나비 펄럭이는 소리에
창문을 열면
꽃 속에 숨어사는 그리움이
천방지축 날개 달린 부엉새 되어
저 달을 향하여 훨훨 날아갈까 봐
가마솥에 북적대는 사연들을
다듬이돌 위에 올려놓고
방망이질로 다스리고 있는데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에
꿈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외로운 새 한 마리
빈 허공을 날아오른다………………………..시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 전문
고국을 떠나 해외에 머물러 살고 있는 경우, 시의 주제가 ‘향수’인 사례가 흔하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를 듣듯, 시인은 자다가도 깨어나서 그리운 이가 사는 고향을 그리워한다.
지구 반대쪽인 고국에서 ‘그리운 이 깨어 있을 시간에 / 내가 잠들어 / 긴 머리 휘날리며 꿈길을 가기도’ 하다가, 깨어나 창문을 열면 ‘그리움이 달아날까 봐’, ‘가마솥에 북적대는 사연들을 / 다듬이돌 위에 올려놓고 / 방망이질로 다스리고 있지만’,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에 / 꿈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 외로운 새 한 마리 / 빈 허공을 날아오르듯’ 야속하게도 고향의 꿈을 깨우고 만다는 안타까움을 절실한 가락에 담아 읊고 있다.
고국이나 고향 생각을 노래하기는 쉽지만, 그 절실함을 미묘한 비유에 담아 표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본디, 시에서 ‘향수’를 노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한 일이지만, 이 작품에서 보듯이 적절한 비유에 의해 표현될 때에, 그 절실함이 생생하게 살아날 수 있다.
흔한 주제를 성공적으로 표현해 내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에 이 작품이 돋보이는 것이며, 매우 흔한 ‘향수’라는 주제를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라는 제목으로 제시하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바닷가 모래밭에
꽃씨처럼 뿌려 놓고 간 추억이
밀려오는 파도 위에
무지개로 일어선다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고
울어도 다 울지 못하는
바보 온달 같은 바다 때문에
빈 가슴에 차오르는
젖은 그리움………………………시 「바보 온달 같은 바다 때문에」
‘온달’은 우리 역사 속에 나오는 고구려의 명장으로, 전설 상 ‘바보’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태평양 해변에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천만 리 떨어진 먼 고국을 바라보며 애태우는 장면으로 설정된 이 작품은, 고향에 가고 싶은 그리움을 바다에 대한 원망으로 치환하여 노래한다.
저 드넓은 바다가 가로막혀 있어서, 그 때문에 사랑하는 고향에도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동심을 닮은 정서를 노래한 작품이다.
얼마나 그리워하기에 시인과 고국을 가로막고 있는 ‘태평양’이란 드넓은 바다를 ‘바보 온달과 같다’고 치기 어린 동심으로 원망하고 있을까.
이런 과장법을 사용할 정도로 고국에 대한 시인의 향수가 깊고 절절하기 때문이다. 수사법 가운데 과장법은 널리 사용되는 비유 중 하나이지만, 그것을 적절히 사용할 때, 이 시에서처럼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시에서 보듯, 심지어 그 원망은 ‘삶의 응어리’가 되고 마침내 시인을 ‘울어 버리게’ 만든다.
삶의 응어리
속으로만
삭여내다
온 몸으로
흐느끼듯
상처로 웃어버린
가을 나무
황홀하도록
아름답게 풀어낸
삶의 응어리
수채화 한 폭 내려다보다가
하늘도 감동하여
쪽빛 눈망울
푸르게 울어버린
가을 하늘…………………………….시 「웃어버린 나무, 울어버린 가을 하늘」전문
울긋불긋 찬란하게 단풍 든 ‘가을 나무’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른 ‘가을 하늘’의 감동적인 색감조차 ‘삶의 응어리’로 비치는 것이 박 시인의 심정이다.
그 응어리가 얼마나 절실하고 깊기에 가을 나무도 저처럼 붉은 색깔로 불타듯하고, 그 장면을 내려다보는 가을 하늘도 감동하여 ‘쪽빛 눈망울’로 ‘푸르게 울어버릴 듯’ 짙푸를까, 상상하면서 시심에 잠긴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표면상으로는 ‘가을 나무’요 ‘가을 하늘’이지만, 그것은 모두 시인의 마음이 투영된 대상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자연이란 대상을 바라보면서 그 대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을 대상에 이입할 때 시적 상상력은 발흥하는 것이며, 그럴 때 자연이란 대상도 인간처럼 웃고 울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보듯이 행과 행 사이를 급격하게 끊어 표현함으로써, 호흡이 거칠어지고 그에 따라 읽는 이의 감정을 출렁대게 하여 시의 내용이 더욱 절실하게 강조된다. 이처럼, 시적 리듬의 효용까지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서도 시어를 다루는 박 시인의 솜씨를 알 수 있다.
3.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적 대상에 대해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며 웃고 울 수 있다는 것은 시인의 마음이 넓고 깊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가슴이 뜨거울 수 있고 절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음의 작품이 방증해 준다.
옹이처럼
솟아 있는 섬을 끌어안고
배가 지나가도 파도가 쳐도
수만 갈래 강물이 쏟아져 들어와도
변함없이 품어주는 깊고 넓은 바다 같이
(중략)
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맑은 바람과 이슬을 마시며
태양의 열정으로 생명을 수혈하는
진초록 숲의 가슴
‘옹이처럼 솟아 있는 섬을 끌어안고 아무리 파도가 쳐도 변함없이 품어주는 바다와 같은 가슴’이어야 ‘태양의 열정으로 생명을 수혈할 수 있기에’ 그런 가슴을 갖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읊는 이 작품이야말로, 바로 그런 뜨겁고 드넓은 가슴을 시인이 지니고 있음을 재삼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아울러, 그런 가슴을 갖고 열정적으로 살았던 아버지이기에 그 아버지가 더욱 절절하게 그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작품의 후반부에서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불칼이 내려 꽂혀도
광풍이 몰아쳐도
흔들림 없는 산맥은 아버님 가슴
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땅이 꺼질 듯 폭우 쏟아지고
칼로 난도질한 듯
땅이 쩍쩍 갈라지며 불붙듯 타들어 가도
온갖 고난 고문의 위협에도 변함없이
묵묵히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며
진실만을 말하는 흙의 가슴
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시(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전문
위의 진술에서 시인의 가슴이 뜨겁고 넓은 아버지의 가슴을 닮았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불칼’과 ‘산맥’과 ‘땅이 갈라지는 지진’에 비유된 험난한 고난을 이겨낸 아버지의 열정적인 삶을 닮고 싶음을 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박 시인이 남다르게 그토록 고국을 그리워할 수 있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열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그 ‘넓고 뜨거운 가슴’ 때문이며, 그런 기질을 선천적으로 타고 났기에 마땅히 시인이 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뜨거운 열정, 혹은 정열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기에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고, 화가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무용가에게 미친 듯이 춤을 추게 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충동질하여 그토록 처절한 몸짓을 하도록 만들고, 일반인들이 열정적으로 사는 예술가를 보기에 ‘비정상적’으로까지 느껴지도록 하는가. 그것이 무엇이기에 천추에 빛나는 시와 예술 작품을 빚어내는 힘을 지니게 하는가.
어느 국문학자가 말했듯이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인가. 어떤 일에 미치도록 열중하지 않으면 큰 목표를 이룰 수 없는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됨은 위의 여러 작품에서 살펴보았듯이 박 시인의 시에서 남다르게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박 시인이야말로 정열적 시인임을 믿게 하기 때문이다.
온갖 자연현상, 온갖 사물과 함께 인생에 대한 뜨겁고 진실된 ‘사랑’을 시인과 예술가가 가슴에 품고 있을 때 정열은 용솟음친다. 필자는 바로 그것이 해답이라고 믿는다.
사랑이 없으면 세상에서 빛나 보이는 어느 것도 무의미하다고 이미 성현인 예수는 가르쳐 주지 않았는가. 미국의 유명한 히피 시인인 알렌 긴스버그도 그의 시에서 ‘지구의 무게는 사랑의 무게’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수억 만 톤이 넘는 지구를 허허론 우주 공간에서 한 개의 유성(流星)으로 떨어져 버리는 별똥별처럼 사라지지 않게 지탱해 주고, 그 위에 온갖 생물들을 키워 살아 갈 수 있게 해 주는 신의 ‘사랑’이 없다면, 그리고 땅위의 모든 생물들이 후손을 낳아 희생적인 ‘사랑’으로 키워 가지 않는다면, 어찌 초록별인 지구가 유지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예수의 가르침이나 시인 긴스버그의 언표는 진리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이 진실한 ‘사랑’을 박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퍼내어도
퍼내어도
그대로인 바다는
내 가슴에 출렁이는 사랑노래
부어도
부어도
7 ㅡ넘칠 줄 모르는 바다는
목마른 내 가슴의 갈망
하늘 품은 내 가슴에
지워도
지워도 생겨나는
구름 같은 그리움이
쪽배처럼 출렁이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 사이로
노도 없이
혼자서 항해를 한다…………………………..시 「하늘 품은 내 가슴에」 전문
자연과 인간에 대해 시인이 가슴에 지니고 있는 열정적인 ‘사랑’을 ‘퍼내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고 출렁거리는 드넓은 바다’에 비유하면서도 오히려 ‘사랑’에 목마름을 호소하는 이 뜨거운 ‘사랑’을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겠는가. 박 시인이 멀리 두고 떠나온 고국과 사별한 부모와 동기간을 그렇게도 목메어 그리워하는 것도 이 ‘사랑’ 때문이며, 한 송이 꽃이나 가냘픈 풀잎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여서 시를 읊는 것도 다름 아닌 시인의 뜨거운 ‘사랑’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 전체를 관류하는 박영숙영 시인의 시정신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사랑’이라 단언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작품 전체가 ‘사랑의 노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먼 타국에 살고 있는 해외 동포들이 다 같이 지니고 있는 고국과 동포에 대한 그리움을 대변해서 뜨겁게 시로 노래하는 ‘사랑의 시인’인 박영숙영 시인의 존재야말로, 해외 동포들의 애닲은 가슴을 어루만져 위무해 준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소중하다고 하겠다.
이 시집과 함께 발간하는 <사부곡> 서문에서도 필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부모님과 고국을 절절히 그리워하는 간절한 수구초심(首丘初心)’을 꾸준히 작품으로 빚어낸다면, 앞으로 해외 동포문학에 빛나는 금자탑이 될 것이고, 훌륭한 독자적 시세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고국과 모국어를 사랑하는 열정을 모아 시집을 출간한 박 시인의 앞날에 문운이 왕성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인터넷 고운 님이여》
박양근 평론가 (부산부경대 영문과 교수)
조그만 항구도시 진해를 떠나 태평양을 건너 사막의 대도시 휴스턴에 민들레 뿌리를 내린 시인이 있습니다. 그분이 박영숙영 시인입니다. 그가 이번에 «사부곡 아리랑»과 더불어 다섯 번째 시집인 «인터넷 고운 님이여»를 함께 상재하였습니다.
이 문학적 치열성은 열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민자와 다국적 가정의 생활을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이끌어 오는 것만으로도 힘들 텐데 말입니다. 그에게는 틀림없이 어찌할 수 없는 외로움과 사랑을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천성적인 기세를 가지고 있는가 봅니다.
박영숙영 시인의 영육은 한시도 쉬지 않습니다. 그의 영혼은 기도만큼이나 경건한 종교시를 항상 엮어냅니다. 시인이 말하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시가 전하는 신의 은혜와 자비를 알려면 박영숙영 님의 시에 귀 기울이면 됩니다.
그의 몸도 인생은 달리기라는 스스로 세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늘 아래 태양 아래 두 발로 달리는 것을 담아낸 시는 순간의 행복을 버리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을 대신해주는 박영숙님의 몸짓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사랑이 그립습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사랑이 그냥 아쉬워집니다. 하지만 사랑을 베푸는 방법은 자꾸 잊혀만 갑니다. 사랑을 전해주는 진실한 시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영숙영 시인이 세월의 고독을 꿰어 별조차 눈물을 흘리는 그리움과 사랑의 시를 이팝나무처럼 피워냅니다.
그 시는 낮에 읽든 밤에 듣든 그냥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그냥 “네” 하는 마음으로 울먹이게 합니다. 그가 빚어낸 시마다 혼의 사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낯선 나라에서 30년이 넘도록 모국어로 시를 쓰고, 모국의 서정으로 한을 풀어내다니요. 그건 박 시인처럼 천부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열정이 함께할 때만 가능하지요.
<인터넷 고운 님이여>라는 맑은 옹달샘 바닥에는 시 속의 시가 다수 깔려 있습니다. <물을 밟고 가는 길><내 발은 나의 임금님><사람이 그리울 때 시장에 간다><그대, 아시나요><누에고치 되어>등은 시적 이미지로 감긴 박영숙영 시인의 혼불입니다.
그런 터에<인터넷 고운 님이여>는 태워도 태울 수 없는 사랑의 이미지를 쉼 없이 풀어내는 속풀이 언어의 집입니다.박영숙영 시인이 있어 한글의 아름다움이 새삼 돋보입니다.
앞으로도 항심의 마음으로 고향과 사랑과 인간을 노래하는 재미시인이 되시어 해외한국문학이 나아갈 길을 비추는 영원한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 시집 <인터넷 고운 님이여> 해설 *
재미(在美) 시인 박영숙영의 모국어 사랑과 시 창작의 열정
신규호(시인, 전 한국현대시협 이사장)
1.
문학이란 본디 개인적인 창작 활동이라, 작품을 창작한 작가의 삶이나 성장 과정과 매우 긴밀한 관계가 있다. 그에 따라 한 작가나 한 시인의 작품을 해설함에 있어서 그가 살고 있는 현실적 삶과 그의 성장과정을 이해함이 없다면 평자의 해설이 결국 ‘수박 겉핡기’를 모면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박영숙영 시인의 고향인 경남 진해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바 있어서, 미주 문인 모임에서 처음 만난 박 시인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그런 이유로 이번에 박 시인의 시집 해설을 맡게 된 것이다.
필자가 박 시인을 알게 된 것이 십여 년 전에 불과하지만, 그간 박 시인이 몇 차례 귀국하여 진솔한 대화를 나눈 바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서 시인의 현실적 처지와 삶의 애환을 이해하고 있는 터라 해설의 청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더구나, 박영숙영 시인은 수십 년을 미주에 살면서도 모국어를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여 시 창작의 끈을 놓지 않고 열정적으로 창작에 노력하고 있으며, 미주 문단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해외문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필자는 익히 잘 알고 있는 터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언어예술인 문학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압축적 표현을 생명으로 하는 시 문학에 있어서, 작품에 동원된 비유와 상징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깊이 헤아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시인의 개인적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해외에서 수십 년을 살고 있는 박 시인은 지난날의 가족사 중에서도 특별히 고인이 된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미주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타관 땅인 외국에서의 심한 고독감 가운데 지내고 있다.
필자는 이 시집과 함께 발간하는 박 시인의 다른 작품집인 <사부곡>에서 그 점을 여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발간하는 시집 <사부곡>은 이 시집의 자매편이라 할 수 있어, 박 시인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본다.
2.
본디, 시의 생명인 비유와 상징은 그것이 뛰어날수록 매우 광범위한 의미 영역을 넘나들게 되고, 또한 그것이 심오할수록 개인적 독창성을 지니게 된다. 이미 고대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뛰어난 비유는 천재의 소유이다”라 갈파한 바 있다.
이 말은 뛰어난 시적 비유를 얻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점과 함께, 독창적 비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언급은 가장 이상적인 경우를 상정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뛰어난 천재적 비유를 달성하기는 지극히 드문 일이다.
다만, 시적 성취도에 있어서 비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만은 확실한 것이고, 시를 쓸 때에 독창적 비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막중하다는 점을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그런 의미에서, 박영숙영 시인의 다음과 같은 시구는 평가할 만하다.
구름이
산허리 천 년을 감고 흘러도
솔가지 하나 꺾지 못하고
강물에
나룻배 천 년을 지나가도
선 하나 긋지 못하는데
(중략)
내 삶도 내 것이 아닌
이 세상에 잠시 잠깐 머물다 가는
자연인 것을…………………………………… 시 「미리하는 이별」 일부
위에서 보듯이 이 시의 전반부에 동원된 수사는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오묘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어서 시인의 사생관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비유가 되고 있다. ‘산허리를 감싸며 흐르는 구름이 소나무 가지 하나 꺾지 못하고, 강물에 나룻배가 천 년을 지나가도 선 하나 긋지 못한다’ 는 진술이야말로, 일견해서 아주 쉽고 평범한 비유인 것 같지만, 오랜 동안의 자연에 대한 사유와 통찰이 선행될 때에 가능한 표현이다.
본디 훌륭한 비유는 교묘한 수법에 있지 않고 자연현상 가운데 내포된 심오한 의미를 읽어 내어 표현될 때에 더욱 감동적인 것이기에, 위의 표현이 가능한 것이야말로 시인의 시적 성숙도가 상당함을 잘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다.
무지개를 수놓은
잎 위에
빗물이 울고
빛바랜 추억을 붙잡고
비에 젖어 울고 있는
낙엽 한 잎
푸르렀던 꿈은
훌쩍 세월을 타고 와서
갈 길 몰라 방황하며
바람에 길을 묻고 있네……………………… 시 「무지개를 수놓은 잎」 전문
앞의 시에서 언술했듯이, ‘산허리를 감도는 구름이나 흐르는 강물에 떠가는 나룻배가 한 줄기 흔적조차 영원히 남기지 못하는’ 자연 현상처럼, 인간의 삶도 역시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만다는 삶에 대한 허무감이 넘칠 때, 시인의 눈에 비치는 모든 사물은 슬픔으로 물들어 보이게 된다.
한 잎 낙엽에 어려 있는 빗물을 소재로 허무한 삶을 비애의 정서로 표현하고 있는 이 시에서 확인되듯이, 청춘의 꿈이 무지개처럼 아름다웠지만 어느 날 문득 비에 젖고 있는 낙엽을 바라볼 때, 영롱한 빗물조차 슬프게 우는 눈물로 비치는 것이다.
인생과 자연에 대한 박 시인의 정서가 다름 아닌 슬픔에 물들어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하는 이 작품은 젊은 시절의 ‘푸르렀던 꿈’조차 ‘훌쩍 세월을 타고 와서’ 비에 젖은 한 장의 낙엽이 되어 울고, 결국 ‘갈 길 몰라 방황하며 바람에 길을 묻게’ 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이런 허무감을 느낄 때가 있지만, 박 시인은 그런 정서를 비에 젖은 낙엽에 의탁하여 슬픔을 노래한다.
배꽃핀 나무를 소재로 한 다음의 작품에서도 시인은 아름다운 꽃조차 눈물 어린 슬픈 감정으로 바라본다.
배꽃핀 가지 끝에 내가 앉아
바람으로 울면
하늘하늘 꽃잎이 떨어져
배꽃 향기 방 안을 채우는데
얼어붙은 심장에 불씨 당길
빛나던 눈동자는 구름 뒤에 숨어 있고
촛불 속에 타고 있는 기다림은
가슴 고파 아득한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밑
계곡물 흘러가는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청냉수 마시며 살고 싶은 꿈
소리 없이 봄날은 가네………………………….시 「가지 끝에 내가 앉아」 전문
바람에 흔들리는 배꽃핀 나무 가지 끝에 앉아 울고 있는 형상으로 데포르메 한 시인의 심정이 떨어질 듯 흔들리는 꽃잎처럼 불안하고 슬프기만 하다. 문명의 발달이 극에 달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시인의 외로운 삶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지는 이 작품은, 후반부에서 보이듯 인공의 세계를 떠나서 자연에 귀의하고 싶은 보편적 정서와 함께, 본질적인 삶의 비애와 허무로 승화되어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 정감은 자연에의 귀의를 꿈꾸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그 자연에의 향수가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는 심정으로 의인화 되어‘촛불 속에 타고 있는 가슴 고픈 아득한 기다림’으로 강조되고 있어서 한층 안타깝기만 하다.
그리하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밑 / 계곡물 흘러가는 곳에 작은 집을 짓고 // 청냉수 마시며 살고 싶은 꿈’ 가운데 소리 없이 가고 있는 봄날은 시인에게 더욱 짙은 허무를 느끼게 한다.
이 시에서의 압권은 이런 복잡한 시인의 심정을 ‘배꽃핀 나무 가지 끝에 앉은’ 상태라 표현하고 있음이다. 그냥 나뭇가지가 아닌, 바람에 꽃잎들이 흔들리면서 떨어지는 배꽃 가지이기에, 이 작품을 지배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시인의 정서가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었고, 따라서 읽는 이를 매료시키게 된다.
너로 하여
나는 꽃이 될 수 있었고
너로 하여
나는 별이 될 수 있었다
너로 하여
나는 향기 품을 수 있었고
너로 하여
나는 빛날 수 있었다
너 때문에 행복했어도
너 때문에 눈물 흘릴 때면
애간장이 타다가
온몸이 타다가
한 점 불꽃
유성으로 산화하여
너의 심장에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다………………………시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다」 전문
이 시에서 ‘너’로 지칭되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간절하게 절규하고 있는 ‘너’에 대한 시인의 사랑이 매우 처절하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너로 하여 꽃도 별도 될 수 있었던 나’는 ‘너 때문에 행복과 함께 슬픔으로 애간장이 타고, 한 점 불꽃이 되어 마침내 너의 심장에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은’ 지경에까지 이른다.
‘너’라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것이 인칭대명사인 까닭에 일차적으로 어떤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의 감정이 점차적으로 고조되어 마침내 ‘너의 가슴에 별의 사리로 묻히고 싶다’는 경지에 이르고 있어서, 그 사랑은 개인의 차원을 떠나 우주적인 보편적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한 인간을 사랑하는 일차원적 사랑의 노래는 그 표현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상사로 표현되는 것이 흔한 사례이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차원을 넘어 사랑의 감정이 매우 깊고 심원해서 한 개인을 대상으로 노래하였다고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이란 시에서 ‘님’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로 해석하고 있듯이, 박 시인이 지칭하고 있는 ‘너’ 또한 ‘애인도, 부모도, 고향도, 조국도, 인류도, 자연도’ 될 수 있어, 다각도로 바라보고 감상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다.그런가 하면, 다음과 같은 시에서는 시인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대상이 다름 아닌 ‘고향’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게 한다.
산등성이 넘고 넘어
이 섬 저 섬 돌고 돌아 태평양 바다 건너
그리운 이 깨어 있을 시간에
내가 잠들어
긴 머리 휘날리며 꿈길을 간다
바람에 밀려서 구름 위에 실려 온
호랑나비 펄럭이는 소리에
창문을 열면
꽃 속에 숨어사는 그리움이
천방지축 날개 달린 부엉새 되어
저 달을 향하여 훨훨 날아갈까 봐
가마솥에 북적대는 사연들을
다듬이돌 위에 올려놓고
방망이질로 다스리고 있는데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에
꿈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외로운 새 한 마리
빈 허공을 날아오른다………………………..시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 전문
고국을 떠나 해외에 머물러 살고 있는 경우, 시의 주제가 ‘향수’인 사례가 흔하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를 듣듯, 시인은 자다가도 깨어나서 그리운 이가 사는 고향을 그리워한다.
지구 반대쪽인 고국에서 ‘그리운 이 깨어 있을 시간에 / 내가 잠들어 / 긴 머리 휘날리며 꿈길을 가기도’ 하다가, 깨어나 창문을 열면 ‘그리움이 달아날까 봐’, ‘가마솥에 북적대는 사연들을 / 다듬이돌 위에 올려놓고 / 방망이질로 다스리고 있지만’,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에 / 꿈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 외로운 새 한 마리 / 빈 허공을 날아오르듯’ 야속하게도 고향의 꿈을 깨우고 만다는 안타까움을 절실한 가락에 담아 읊고 있다.
고국이나 고향 생각을 노래하기는 쉽지만, 그 절실함을 미묘한 비유에 담아 표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본디, 시에서 ‘향수’를 노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한 일이지만, 이 작품에서 보듯이 적절한 비유에 의해 표현될 때에, 그 절실함이 생생하게 살아날 수 있다.
흔한 주제를 성공적으로 표현해 내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에 이 작품이 돋보이는 것이며, 매우 흔한 ‘향수’라는 주제를 ‘새벽을 밀고 오는 소리’라는 제목으로 제시하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바닷가 모래밭에
꽃씨처럼 뿌려 놓고 간 추억이
밀려오는 파도 위에
무지개로 일어선다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고
울어도 다 울지 못하는
바보 온달 같은 바다 때문에
빈 가슴에 차오르는
젖은 그리움………………………시 「바보 온달 같은 바다 때문에」
‘온달’은 우리 역사 속에 나오는 고구려의 명장으로, 전설 상 ‘바보’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태평양 해변에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천만 리 떨어진 먼 고국을 바라보며 애태우는 장면으로 설정된 이 작품은, 고향에 가고 싶은 그리움을 바다에 대한 원망으로 치환하여 노래한다.
저 드넓은 바다가 가로막혀 있어서, 그 때문에 사랑하는 고향에도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동심을 닮은 정서를 노래한 작품이다.
얼마나 그리워하기에 시인과 고국을 가로막고 있는 ‘태평양’이란 드넓은 바다를 ‘바보 온달과 같다’고 치기 어린 동심으로 원망하고 있을까.
이런 과장법을 사용할 정도로 고국에 대한 시인의 향수가 깊고 절절하기 때문이다. 수사법 가운데 과장법은 널리 사용되는 비유 중 하나이지만, 그것을 적절히 사용할 때, 이 시에서처럼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시에서 보듯, 심지어 그 원망은 ‘삶의 응어리’가 되고 마침내 시인을 ‘울어 버리게’ 만든다.
삶의 응어리
속으로만
삭여내다
온 몸으로
흐느끼듯
상처로 웃어버린
가을 나무
황홀하도록
아름답게 풀어낸
삶의 응어리
수채화 한 폭 내려다보다가
하늘도 감동하여
쪽빛 눈망울
푸르게 울어버린
가을 하늘…………………………….시 「웃어버린 나무, 울어버린 가을 하늘」전문
울긋불긋 찬란하게 단풍 든 ‘가을 나무’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른 ‘가을 하늘’의 감동적인 색감조차 ‘삶의 응어리’로 비치는 것이 박 시인의 심정이다.
그 응어리가 얼마나 절실하고 깊기에 가을 나무도 저처럼 붉은 색깔로 불타듯하고, 그 장면을 내려다보는 가을 하늘도 감동하여 ‘쪽빛 눈망울’로 ‘푸르게 울어버릴 듯’ 짙푸를까, 상상하면서 시심에 잠긴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표면상으로는 ‘가을 나무’요 ‘가을 하늘’이지만, 그것은 모두 시인의 마음이 투영된 대상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자연이란 대상을 바라보면서 그 대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을 대상에 이입할 때 시적 상상력은 발흥하는 것이며, 그럴 때 자연이란 대상도 인간처럼 웃고 울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보듯이 행과 행 사이를 급격하게 끊어 표현함으로써, 호흡이 거칠어지고 그에 따라 읽는 이의 감정을 출렁대게 하여 시의 내용이 더욱 절실하게 강조된다. 이처럼, 시적 리듬의 효용까지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서도 시어를 다루는 박 시인의 솜씨를 알 수 있다.
3.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적 대상에 대해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며 웃고 울 수 있다는 것은 시인의 마음이 넓고 깊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가슴이 뜨거울 수 있고 절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음의 작품이 방증해 준다.
옹이처럼
솟아 있는 섬을 끌어안고
배가 지나가도 파도가 쳐도
수만 갈래 강물이 쏟아져 들어와도
변함없이 품어주는 깊고 넓은 바다 같이
(중략)
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맑은 바람과 이슬을 마시며
태양의 열정으로 생명을 수혈하는
진초록 숲의 가슴
‘옹이처럼 솟아 있는 섬을 끌어안고 아무리 파도가 쳐도 변함없이 품어주는 바다와 같은 가슴’이어야 ‘태양의 열정으로 생명을 수혈할 수 있기에’ 그런 가슴을 갖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읊는 이 작품이야말로, 바로 그런 뜨겁고 드넓은 가슴을 시인이 지니고 있음을 재삼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아울러, 그런 가슴을 갖고 열정적으로 살았던 아버지이기에 그 아버지가 더욱 절절하게 그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작품의 후반부에서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불칼이 내려 꽂혀도
광풍이 몰아쳐도
흔들림 없는 산맥은 아버님 가슴
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땅이 꺼질 듯 폭우 쏟아지고
칼로 난도질한 듯
땅이 쩍쩍 갈라지며 불붙듯 타들어 가도
온갖 고난 고문의 위협에도 변함없이
묵묵히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며
진실만을 말하는 흙의 가슴
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시(여보게 친구, 나 그런 가슴 가지고 싶네) 전문
위의 진술에서 시인의 가슴이 뜨겁고 넓은 아버지의 가슴을 닮았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불칼’과 ‘산맥’과 ‘땅이 갈라지는 지진’에 비유된 험난한 고난을 이겨낸 아버지의 열정적인 삶을 닮고 싶음을 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박 시인이 남다르게 그토록 고국을 그리워할 수 있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열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그 ‘넓고 뜨거운 가슴’ 때문이며, 그런 기질을 선천적으로 타고 났기에 마땅히 시인이 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뜨거운 열정, 혹은 정열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기에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고, 화가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무용가에게 미친 듯이 춤을 추게 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충동질하여 그토록 처절한 몸짓을 하도록 만들고, 일반인들이 열정적으로 사는 예술가를 보기에 ‘비정상적’으로까지 느껴지도록 하는가. 그것이 무엇이기에 천추에 빛나는 시와 예술 작품을 빚어내는 힘을 지니게 하는가.
어느 국문학자가 말했듯이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인가. 어떤 일에 미치도록 열중하지 않으면 큰 목표를 이룰 수 없는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됨은 위의 여러 작품에서 살펴보았듯이 박 시인의 시에서 남다르게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박 시인이야말로 정열적 시인임을 믿게 하기 때문이다.
온갖 자연현상, 온갖 사물과 함께 인생에 대한 뜨겁고 진실된 ‘사랑’을 시인과 예술가가 가슴에 품고 있을 때 정열은 용솟음친다. 필자는 바로 그것이 해답이라고 믿는다.
사랑이 없으면 세상에서 빛나 보이는 어느 것도 무의미하다고 이미 성현인 예수는 가르쳐 주지 않았는가. 미국의 유명한 히피 시인인 알렌 긴스버그도 그의 시에서 ‘지구의 무게는 사랑의 무게’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수억 만 톤이 넘는 지구를 허허론 우주 공간에서 한 개의 유성(流星)으로 떨어져 버리는 별똥별처럼 사라지지 않게 지탱해 주고, 그 위에 온갖 생물들을 키워 살아 갈 수 있게 해 주는 신의 ‘사랑’이 없다면, 그리고 땅위의 모든 생물들이 후손을 낳아 희생적인 ‘사랑’으로 키워 가지 않는다면, 어찌 초록별인 지구가 유지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예수의 가르침이나 시인 긴스버그의 언표는 진리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이 진실한 ‘사랑’을 박 시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퍼내어도
퍼내어도
그대로인 바다는
내 가슴에 출렁이는 사랑노래
부어도
부어도
7 ㅡ넘칠 줄 모르는 바다는
목마른 내 가슴의 갈망
하늘 품은 내 가슴에
지워도
지워도 생겨나는
구름 같은 그리움이
쪽배처럼 출렁이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 사이로
노도 없이
혼자서 항해를 한다…………………………..시 「하늘 품은 내 가슴에」 전문
자연과 인간에 대해 시인이 가슴에 지니고 있는 열정적인 ‘사랑’을 ‘퍼내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고 출렁거리는 드넓은 바다’에 비유하면서도 오히려 ‘사랑’에 목마름을 호소하는 이 뜨거운 ‘사랑’을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겠는가. 박 시인이 멀리 두고 떠나온 고국과 사별한 부모와 동기간을 그렇게도 목메어 그리워하는 것도 이 ‘사랑’ 때문이며, 한 송이 꽃이나 가냘픈 풀잎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여서 시를 읊는 것도 다름 아닌 시인의 뜨거운 ‘사랑’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 전체를 관류하는 박영숙영 시인의 시정신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사랑’이라 단언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작품 전체가 ‘사랑의 노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먼 타국에 살고 있는 해외 동포들이 다 같이 지니고 있는 고국과 동포에 대한 그리움을 대변해서 뜨겁게 시로 노래하는 ‘사랑의 시인’인 박영숙영 시인의 존재야말로, 해외 동포들의 애닲은 가슴을 어루만져 위무해 준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소중하다고 하겠다.
이 시집과 함께 발간하는 <사부곡> 서문에서도 필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부모님과 고국을 절절히 그리워하는 간절한 수구초심(首丘初心)’을 꾸준히 작품으로 빚어낸다면, 앞으로 해외 동포문학에 빛나는 금자탑이 될 것이고, 훌륭한 독자적 시세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고국과 모국어를 사랑하는 열정을 모아 시집을 출간한 박 시인의 앞날에 문운이 왕성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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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5 -《인터넷 고운 님이여》'시'해설 | 박영숙영 | 2013.04.20 | 1056 |
공지 | 시집 4 -사부곡아리랑/아버님께 바치는헌시/서문 | 박영숙영 | 2013.04.20 | 819 |
공지 | 시집 3ㅡ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 시'해설 | 박영숙영 | 2010.11.03 | 1379 |
공지 | 시집을 내면서ㅡ1, 2, 3, 4, 5, 6 권 | 박영숙영 | 2010.10.27 | 1282 |
공지 | 빛이고 희망이신 “인터넷 고운님에게” 내'시'는 | 박영숙영 | 2009.08.24 | 1702 |
공지 | 시집 1 ㅡ영혼의 입맞춤/ 신달자 /명지대교수 | 박영숙영 | 2008.09.09 | 1620 |
278 | 세상은 아름다워라 | 박영숙영 | 2021.03.27 | 522 |
277 | 연리지(連理枝 )사랑 | 박영숙영 | 2021.03.02 | 87 |
276 | 박영숙영"유튜브 영상시 모음" | 박영숙영 | 2021.01.26 | 76 |
275 | 가로수는 배 고프다 | 박영숙영 | 2020.12.12 | 93 |
274 | 동생의 유골과 함께 고국을 방문하다/수필 | 박영숙영 | 2020.12.05 | 107 |
273 | 세상은 아름다워라 | 박영숙영 | 2020.07.15 | 87 |
272 | 아부지ㅡ유튜브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6.27 | 65 |
271 | 세상은 아름다워라 | 박영숙영 | 2020.06.14 | 52 |
270 | 천 년의 뿌리 아리랑 ㅡ유튜브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5.25 | 44 |
269 | 아버지린 거룩한 이름 ㅡ유튜브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5.07 | 55 |
268 | 바람구멍ㅡ유튜브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5.05 | 49 |
267 | 아~오늘 밤만은ㅡ유투브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4.11 | 59 |
266 | 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ㅡ유투브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4.11 | 44 |
265 | 공허한 가슴 | 박영숙영 | 2020.03.12 | 84 |
264 | 파닥이는 새 한 마리 | 박영숙영 | 2020.01.15 | 61 |
263 |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 박영숙영 | 2018.08.22 | 91 |
262 | “혀”를 위한 기도 | 박영숙영 | 2018.08.22 | 61 |
261 | 풀꽃, 조국땅을 끌어 안고 | 박영숙영 | 2017.10.07 | 134 |
260 |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 박영숙영 | 2017.09.29 | 108 |
259 | 등대지기 되어서 | 박영숙영 | 2017.09.26 | 60 |
258 |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수필 | 박영숙영 | 2017.09.05 | 119 |
257 | 죽음 뒤를 볼 수 없다 해도 | 박영숙영 | 2017.09.04 | 76 |
256 | 길 / 박영숙영 | 박영숙영 | 2017.08.22 | 81 |
255 | 삶이란, 용서의 길 | 박영숙영 | 2017.08.14 | 71 |
254 | 사막에 뜨는 달 | 박영숙영 | 2017.08.14 | 78 |
253 | 고독한 그 남자 | 박영숙영 | 2017.07.04 | 43 |
252 | 살아있어 행복한 날 | 박영숙영 | 2017.06.18 | 87 |
251 | 내 영혼의 생명수 | 박영숙영 | 2017.06.18 | 85 |
250 | 세상은 눈이 부셔라 | 박영숙영 | 2017.06.11 | 89 |
249 | 내 마음 베어내어 | 박영숙영 | 2017.06.06 | 439 |
248 | 대나무는 없었다 | 박영숙영 | 2017.05.26 | 66 |
247 | 싱싱한 아침이 좋다 | 박영숙영 | 2017.05.22 | 76 |
246 | 봄에 지는 낙엽 | 박영숙영 | 2017.04.24 | 86 |
245 | 고독한 나의 봄 | 박영숙영 | 2017.04.19 | 94 |
244 | 꽃씨를 심으며 | 박영숙영 | 2017.04.09 | 87 |
243 | 봄 마중 가고 싶다 | 박영숙영 | 2017.04.03 | 66 |
242 | 봄의 노래 | 박영숙영 | 2017.03.26 | 59 |
241 | 진실은 죽지 않는다 | 박영숙영 | 2017.03.26 | 61 |
240 | 조국이여 영원하라 | 박영숙영 | 2017.03.26 | 59 |
239 | 민초[民草]들이 지켜온 나라 | 박영숙영 | 2017.03.10 | 65 |
238 | 사랑이 머무는 곳에 | 박영숙영 | 2017.02.17 | 116 |
237 | 태극기야~ 힘차게 펄럭여라 | 박영숙영 | 2017.02.17 | 74 |
236 | 태극기의 노래 | 박영숙영 | 2017.02.05 | 202 |
235 | 재외동포문학 대상ㅡ을 받게된 동기 | 박영숙영 | 2017.01.30 | 71 |
234 | "Hell 조선"썩은 인간은 모두 가라 | 박영숙영 | 2017.01.27 | 100 |
233 | 바람구멍 | 박영숙영 | 2017.01.23 | 58 |
232 | 열정과 희망사이 | 박영숙영 | 2017.01.23 | 53 |
231 | 설중매(雪中梅) (눈속에 피는 꽃) | 박영숙영 | 2017.01.22 | 191 |
230 | 빈손 맨몸이었다 | 박영숙영 | 2017.01.15 | 55 |
229 | 하늘 품은 내 가슴에 | 박영숙영 | 2017.01.12 | 118 |
228 | 감사와 무소유의 계절에 | 박영숙영 | 2016.12.21 | 48 |
227 | 피칸(Pecan) 줍기 | 박영숙영 | 2016.12.21 | 47 |
226 | 겨울나무 그대는 | 박영숙영 | 2016.12.21 | 51 |
225 | 아~! 이럴수가 있을까? | 박영숙영 | 2016.11.13 | 68 |
224 | 휴스톤 대한체육회 마크를 달고/ 수필 | 박영숙영 | 2016.10.28 | 127 |
223 | 세종 할배의 사랑 | 박영숙영 | 2016.10.28 | 59 |
222 | “말” 한마디 듣고 싶어 | 박영숙영 | 2016.09.09 | 46 |
221 | “혀”를 위한 기도 | 박영숙영 | 2016.09.09 | 50 |
220 | Watch 'I am a writer of Republic of Korea' Poet, Yeongsukyeong Park" on YouTube | 박영숙영 | 2016.09.03 | 47 |
219 | 우리의 국악소리ㅡ 영상시 | 박영숙영 | 2016.09.03 | 68 |